김한석 작가, 이산가족의 아픔 다룬 장편소설 ‘필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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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방송
2015-12-21 08:21
서울--(뉴스와이어)--1977년에 <시조문학>에서 시조로, 1993년에 <농민문학>에서 소설로, 2003년에는 <월간문학>에서 수필로 각각 등단한 바 있는 노령(1936년생)의 김한석 작가가 한국문학방송(출판부)을 통해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룬 장편소설 <필녀>를 전자책과 종이책으로 출간했다.

김한석 작가는 책머리에 올린 글(프롤로그) <필녀의 첫 아이 ― (부제)남북이산 1세대>에서, 5월의 신록은 섬 앞뒤 산에서 뻐꾸기가 울어댔다. 음 삼사월의 긴 봄날이 지나갔다. 산자락 어디서나 휘들어져 붉게 물들이던 진달래도 얼굴을 초록으로 가리고 나왔다. 언덕 산들이 연초록 푸른 빛깔로 번져 있다. 필녀가 섬에 들온 지 반년 넘어 되었다. 필녀는 가게 문을 열어둔 채 방으로 들어가서 방문만 닫았다. 아랫배가 심히 아프다고 느꼈다. 해산달이 된 것을 필녀는 직감할 수 있었다. 뿌듯한 감정이 아픔을 짓눌러 쓸어갔다. 한 방울 눈 이슬로 눈을 크게 영그며 입술을 모질게 다물었다. 번개 같이 오가는 생각은 한 남자가 힘없이 떠나가는 뒷모습이었다. 이어서 필녀는 부모와 동생과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떠올리다 말고 세찬 물굽이를 탔다. 필녀는 행여나 이때 혼자라도 애기를 받을 것을 준비해두지 않으면 안되었다. 볼 박스에 짐을 넣어 받힌 이불장 곁자리로 손을 내밀었다. 솜 뭉치와 헌 옷 걸레와 큰 가위 등이 한꺼번에 필녀의 손으로 잡혀 나왔다. 필녀의 눈에는 가위가 분명히 보였다. 얼마나 지금 혼신의 힘을 다하는 필녀인가. 한 동작을 이을 때마다 모다 쉰 숨은 펑펑 땀방울을 터뜨렸다. 얼굴 이마에서 물줄기를 이루어 뺨을 적셨다. 깊은 물속까지 환히 비쳐 보이는 둥지를 틀며 필녀는 둥글게 꿇어 엎드렸다. 필녀의 다리 사이로 양수가 범람하기까지는 몇 번 산고의 탄성이 메아리 친 것도 같다. 피안으로 건너 닿는 산모의, 외쳐 부름일까.

“응애애!”

필녀는 은은한 메아리를 듣는 순간 이 세상에서 제일 크고 밝은 아기 소리를 듣고 있었다. 필녀가 퍼뜩 아기를 안아 들이며 가슴 밑에 눕히고 가위와 긴 아기탯줄을 바깥쪽으로 가름하여 만졌다. 힘이 들었다. 산이 바위를 안아 올리는 힘을 필녀는 잃지 않으려 했다. 탯줄을 끊고 매듭을 지어 놓았다. 아까부터 한 사람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필녀가 아는 농사아비 남자였다. 만수는 여자의 순산 광경을 보고 당황하지는 않았다. 집에서도 이런 일은 노모가 잘 해주었지만 그 중 한 자식은 손수 탯줄을 끊은 경험도 있었다. 만수는 혼자 가만 있지는 않았다. 열 엿새 달이 환한 초저녁이다. 만수는 우선 주인집을 깨웠다. 필녀의 산실은 곧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금방 목욕물도 데워서 들여왔다. 아무도 만수를 의심하지 않았다.

“고치는 아니가.”

필녀는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옆에 안겨주는 아이를 필녀는 다시 안으며 깊은 미소를 띄며 밝은 얼굴을 짓는다. 봉례가 태어나는 날이었다. 필녀는 봉례를 혼자 힘으로 낳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천지신명이 다 고마웠다. 부모님 생각이 나고 조상님네가 앞을 인도했다. 남편이라도 곧 뛰어올 것 같이 마음을 추슬렀다. 언제 이렇게 모였는지 이웃 사람들의 산후 수발이 감격스러웠다. 필녀는 누운 채 포근하게 아기를 붙안으며 세찬 이슬을 또 한 번 눈에 지었다."고 적으며 소설을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다.

김한석 작가는 소설의 구성을 <1. 함께 걸으며>, <2. 집>, <3. 할머니>, <4. 첫 아이>, <5. 씨앗>, <6. 가족과 연인>, <7. 두 아이>, <8. 갈매기>, <9. 환자>, <10. 어머니>, <11. 이산가족>, <12. 허상(虛像)>, <13. 우정 >, <14. 연인들> 등 14개로 소주제화하면서 독자의 집중력을 유도했다.

김한석 작가는 경남 거제 출생(1936)으로, <시조문학>에서 시조를, <농민문학>에서는 소설을, <월간문학>에서는 수필로 각각 등단하므로써 ‘장르를 초월하는’ 능력을 지닌 작가임을 일찌기 보여준 바 있다. 고향인 거제의 거제문인협회장을 역임하였고 효당문학상과 경남예술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시조집 <민들레 꽃>이 있다.

245쪽. 정가 5천원(전자책)/ 1만5천원(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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