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반론 5. 국방연구개발과 장비국산화에 대한 맹목적 부실투자 - 무기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1. 분석도 평가도 없는 율곡사업 30년

30년간 무기국산화에 따른 비용절감액 36.9조원?
정부는 05-09국방재정운용계획안에서 “74-04년간 총 74조 7,429억원(전체국방비의 약 30%)를 주요무기체계의 국내개발 및 차세대 무기체계 도입 등 전력증강에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음.

05-09국방재정운용계획안은 또한 “주요무기 체계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능력을 구비하였으며 무기국산화로 비용절감 및 방산물자 수출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면서 비용절감액이 36.9조원, 방산물자 수출이 28.8억 달러에 이른다”고 긍정적으로 자평하고 있음. 그러나 국방부가 주장하는 36.9조원은 아무런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비용절감액도 아니며 외화절감액도 아닌 명백한 허위주장임.

지난 30년간 장비국산화(개발) 사업은 주로 재래식 장비의 체계조립에 치중해온 결과, 개발비용은 비용대로 들면서도 핵심부품은 대개 수입에 의존해 왔음. 따라서 도입비용이 절감되지 않은 것은 물론 운영유지비용도 동종의 상용구매장비에 비해 과다지출 되어왔음. 외화절감액으로 볼 수도 없는데, 그 이유는 체계조립 중심의 개발에 머물다 보니,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국산화율(내자로 지급된 비용)과는 달리 납품 업체는 주요핵심부속품을 대부분 외자로 수입해 사용해야 했기 때문임.

천문학적 국방투자, ‘비용 대비 효과’ 분석 없어

국방부와 관련 연구원은 지금까지 지출한 74조와 맞먹는 “약 64조의 전력투자비(장거리 감시 및 정밀타격체계(19조원) ▲고속기동 전력 등 신속대응전력(33조원) ▲전면전 대비 상비 및 동원전력(12조원) 등을 2004-2010년까지 지출”해야 하며, 나아가 “향후 15년간 295-299조의 전력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대다수 장비를 국산화”하자고 강변하고 있음. 그러나 정부와 군은 자주국방이라는 이름으로 이같이 천문학적인 전력투자를 주장하면서도 기존 국방투자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비용 대비 효과 분석은 내놓지 않고 있음.

※ 방산수출 3조? 과연 무엇을 수출하고 있나?
이 중 방산물자 수출이 3조원 내외(28.8억달러)라고 주장하나 자세한 통계수치가 공개되지 않고 있고, 수출을 장담했던 고가 국산개발 장비 중 수출이 가능했던 것은 KX-1 훈련기(2001년 인도네시아), K-9 자주포(2000년 터어키)등에 한해 소량이 수출되었을 뿐임. 한국 방산수출의 주종을 이루는 군용트럭, 경장갑차, 소형화기, 화약과 최루탄, 기타 군용 물자 등의 수출은 무기국산화 전략의 성과라고 내세우기에는 기술 집약 효과가 거의 없는 저부가가치-저가 장비일뿐더러 그 수입주체가 누구냐에 따라서는 심각한 윤리적 인권적 쟁점을 내포할 수 있음. 이러한 무기거래를 정부가 주도적으로 지원한 것에 따른 문제가 야기될 소지도 적지 않음.

2. 낭비와 부실을 부르는 장비국산화(국산무기개발) 전략

방위산업 부실화 부른 ‘최종조립 중심의 장비개발’(이른바 무기국산화) 전략
박정희 대통령 이래 '자주국방'과 ‘방위산업육성’이라는 구호아래 아무런 비판 없이 추진되어 온 무기국산화 정책은 독점적 특혜구조와 현실 불가능한 방만한 목표설정으로 인해 방위산업의 부실과 만성적 위기를 초래하였고 심각한 국방예산 낭비요인이 되어 왔음.

정부는 방위산업 유인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국산개발에 대해서는 고율의 고정적인 이윤을 보장하는 한편, 장비개발 자체를 ‘군이 주도’하고, ‘양산(量産)을 전제한 개발’을 추진하는 등 특혜를 제공. 또한 실제 부품개발 인프라 부족과 기술수준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무기국산화 성과를 과장하기 위해, 체계조립에 지나지 않는 것도 ‘장비개발’로 폭넓게 인정하는가 하면, 조립가공에 소요되는 인건비 등도 재료비와 함께 국산화율에 포함시키는 등 국산장비의 가짓수와 국산화율의 통계치를 인위적으로 높임.

기술 경쟁력 없는 천수답 형 조립 라인
이에 방위산업체는 기술개발 보다는 일단 큰 규모의 일감, 가장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일감을 선호하게 되었고 체계종합, 구체적으로는 ‘최종조립 형태의 기술도입 면허생산’에 자족하는 경향이 강화됨. 최종조립 형태 중심의 시설투자에 치중한 방산업체는 천수답처럼 국방부에서 일감을 주기만을 기다려야 하고, 설비는 계획된 사업이 종료되면 거의 방치되게 됨. 또한 무리하게 갖추어진 조립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무기개량사업을 남발하는 등 그 폐해가 지속됨.

국산 부품개발을 도리어 방해하는 플랫폼 위주의 국산화 전략
이 과정에서 최종조립 중심의 무기 국산화 사업은 도리어 무기국산화 정책의 실질 내용인 부품국산화를 오히려 가로막게 됨. 실제 개발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국산장비개발 및 면허생산 시도는 납기에 차질을 초래하고 전력화 목표연도에 쫓겨 국산개발이 가능한 부품도 외국에서 돈을 주고 사오거나 약간의 설계변경 후 실제 내부의 핵심부품은 외국부품을 그대로 수입하여 결합하는 악순환이 반복됨. 이런 조건에서 생산된 장비는 수출하기도 어렵고, 작전요구성능 충족여부도 불안정한 반면, 국산개발이라는 이유로 고가로 구매하면서도 장기적인 부품개발 기대효과는 남기지 못하는 결과를 반복적으로 초래함

※ 이스라엘은 체계결합보다 핵심부품개발
이스라엘의 경우 우리보다 국력과 국방비규모 면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적으나, 이스라엘군이 지난 50년간 발전시킨 군사기술은 우리보다 훨씬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음. 이스라엘은 체계(프랫폼) 자체는 주로 국외로부터 도입하였으나, 주요 핵심 구성품 및 부품은 국내기술로 개발하여 생산하는 전력획득 정책을 추진해 왔음.

이러한 정책의 결과로 정찰위성(Opeq), 조기경보기(Phalcon), 탄도미사일, 공대공 미사일(ARROW) 등을 개발하여 보유하고 있으며 수출을 통해서 연간 20-30억불의 막대한 부가가치를 얻고 있음. 최근에는 축적된 미사일 유도기술(seeker)을 바탕으로 하여 미국과 공동으로 하푼 함대함 미사일의 성능개량을 추진하고 있음.

계열화 전문화의 문제점과 폐해
방위산업 관련 물자 및 방산관련 업체의 전문화 계열화 제도는 당초 과다경쟁을 방지하고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유도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그 취지와는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음. 전문계열화 업체로 선정된 업체에게만 연구개발 및 기술 도입 상에 있어서의 사업수행 우선권을 부여하는 이 제도는 오히려 첨단기술을 보유한 신규 중소기업들의 진출을 봉쇄하고, 업체로 하여금 법의 특혜적 보호 아래 특정부품기술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보다는 국내 물량의 나눠먹기에 안주하게 되는 경향을 초래하고 있음. 전문화, 계열화는 취지와는 달리 핵심기술 축적 유인을 약화시켜 독과점 업체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을 배제함으로써 산업전체의 합리적 발전을 저해함. 따라서 이를 폐지하는 것은 당연함. 국방부가 최근 이를 단계적으로나마 폐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임

<논점1> 국산 장비는 개발비용이 비싸도 운영유지비가 적게 들어 경제적인가?
운영유지비 절감효과는 거의 없거나 운영유지비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음. 무리하게 국산화를 시도한 장비는 수많은 부품들을 모두 국산화할 수도 없을 뿐더러 기술력의 제한으로 인해 핵심부품들을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므로 운영유지비 감소효과가 거의 없음.
한편,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부품 다수를 국산화하는 전략을 선택할수록 도리어 운영유지비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임

<논점2> 장비를 국산화해야 유사시 부품조달에 지장이 없다?
주요 무기수출국일수록 대다수 부품들을 해외 유수의 부품공장에서 공급받고 있음. 모든 부품을 국내에서 개발하겠다는 불가능한 방안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면 국산무기를 개발해야 부품공급에 지장이 없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임

<논점3> 체계조립(체계개발)자체가 핵심기술이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나 경쟁력 있는 특정 완제품에 대한 집중투자를 바탕으로 고도로 집중화된 군수시장 질서에서 고가의 장비를 소비할 시장과 우월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을 경우에 한해서만 가능한 주장임. 이에 따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주력 체계설계 품목 혹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주력 부품산업을 선별하여 선택과 집중의 방식으로 투자하거나, 여러 나라에 공통으로 기 존재하는 소요를 바탕으로 다목적 기종을 다국간 합동 체계개발 방식으로 양산하여 예정된 소요만으로 투자비용을 환수할 수 있도록 리스크를 분산하는 등의 전략을 선택하지 않고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음. 한국은 선택과 집중을 말하면서도 사실 모든 종류의 장비국산화를 지원함으로써 방위산업분야 전반에 문어발식으로 방만하게 투자하고 있음.

3. 국방 R&D 확대의 맹목성

국방비 대비 연구개발비 수준을 10%로 확대?
국방부는 국방비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독자적 연구개발 능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 국방부는 ‘2004년 국방백서’에서 “주요 선진국의 국방비 대비 연구개발비는 최근 5년간 10%수준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투자는 그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015년까지 국방연구개발비를 국방비 대비 10%로 확대해나가겠다고 주장하고 있음. ‘국방분야 국가장기재정계획(05-09)’은 2009년까지 5.6%, ‘국방중기계획(06-10)은 2008년까지 7%, 2010년까지 8%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음. 2005년 9월 발표된 국방개혁안은 연구개발비를 국방비 대비 1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음

연구개발비가 국방비의 10%를 넘는 국가는 미, 러, 영, 프 외에 없어
한국의 국방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국방비 대비 4-5% 수준으로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주요 무기수출국가를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 그러나 국방부는 주요 무기수출국인 미, 프, 영, 독일의 사례만 언급하고 다른 사례는 소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마치 한국군의 연구개발비 투자가 매우 적은 것으로 호도하고 있음. 1995년-1999년 세계 무기 7대 공급국가인 미, 러, 프, 영, 독, 네덜란드, 중국 중 국방연구개발비가 10% 이상인 나라는 미, 러, 프, 영 4개국 밖에 없음. 이스라엘의 경우 연구개발비가 9% 수준이지만 절대액은 한국보다 적거나 같음

한국의 국방 연구개발비 절대액수는 이미 세계 7-8위
연구개발비 절대액수로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 외에 한국보다 많은 나라는 없음 (단, 중국은 국방연구개발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음). 또한 정부R&D에서 국방R&D가 차지하는 비율로 보더라도 몇몇 주요 무기수출국(미국, 스페인, 영국, 프랑스, 스웨덴)을 제외한 독일, 일본,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핀란드 등의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임. 게다가 스페인, 스웨덴의 경우, 국방 R&D 비중(%)은 한국보다 높으나 절대액의 규모는 한국의 1/3수준에 불과함

주요 무기수출국들조차 국방연구개발 투자 축소 경향
90년대 중반이후 주요 무기 생산국가들의 국방관련 산업의 추세는 privatization(민영화), commercialization(영리화), concentration(집중화), outsourcing(외주)으로 요약됨. 심지어 군대조차도 민영화하고 아웃소싱하고 있음. 방만한 국가주도 개발과 ‘국산’장비 추구, 전문성 없는 문어발식 투자는 경쟁력을 잃고 있음. 미국을 비롯한 주요 무기생산국들은 90년대 이래 국방연구개발비를 평균 50% 이상 큰 폭으로 감축하였고 2000년대 이후에는 미국, 러시아 등을 제외하고는 소폭 상승하는데 그치고 있음.

웹사이트: http://peoplepower21.org

연락처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 박순성, 담당: 이태호 723-5051 이메일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