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리문화의전당, 따끈한 연극 시리즈 마임극 ‘4-59번지’
일반 연극이 대사를 통해 사실적으로 줄거리를 이끌어 가는데 반해 마임은 몸짓 하나하나에 촉수를 모두 동원해야한다. 관객들이 만들어내는 상상은 저마다의 경험에 의해 다른 해석을 낳는다. 때론 배꼽을 잡을 정도로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그 뒤에는 분명 감추어진 삶의 철학이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9월 따뜻한 연극 시리즈로 초청한 호모루덴스 컴퍼니는 바로 웃음 뒤 깊은 의미를 추구하는 마임극단이다. 호모루덴스 컴퍼니는 기존의 개인 중심적 작업에서부터 발전된 그룹 작업을 수용하여 함께 배우고 함께 창작하는 마임을 추구하고자 창단되었다. 호모루덴스(Homo-Ludens) 즉 '유희인간'이라는 극단명은 재미와 기쁨, 신나는 놀이 문화를 추구하는 호모루덴스 컴퍼니의 모토로 이번 전주 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은 그들의 활동 성향을 잘 느낄 수 있는 “4-59번지”이다.
호모루덴스 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남긍호 대표가 마임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매우 재미있다. 바로 아무리 노력해도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순도 100%의 부산 사투리 때문. 부산 경성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지만 사투리 때문에 대사는 잘 되지 않고, 무대에는 서고 싶고, 그렇게 고민하다가 결정 한 것이 대사가 없는 마임이었다. 혼자서 시작한 마임, 대학 졸업 후 프랑스 마르셀 마르소 국제 마임학교 파리 8대학 연극과에서 공부한 후 다시 고국을 찾아 호모루덴스 컴퍼니를 창단하며 마임의 대중화를 선언하였다.
“4-59번지”는 바로 남긍호가 3년간 거주했던 동숭동의 집주소이다.
극 속에서는 두 남자가 살아가는 쓰레기통. 쓰레기통에서 사는 사람들, 지저분한 걸인이나 정신이상자가 떠오른다. 하지만 정작 두 남자는 희망을 기다리고 찾아나서는 용기 있는 자들이며 차가운 세상으로부터 상처 입은 자들이다. 그들은 마치 세상의 평범한 모든 사람들을 대신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반복되는 삶에 지쳐 자동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저 멀리 우주까지 여행을 떠나지만 찾아 헤매던 희망은 보이지 않고 그들을 따라다니는 현실의 그림자뿐이다. 교통사고, 자살,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을 떠나 다시 쓰레기통으로 돌아오고 다시 그들만의 천국이 살아나고 그들의 보금자리에 백색의 천사가 찾아온다. 쓰레기통, 두 좁은 문 사이에서 두 사내의 순진무구한 놀이와 꿈에 매료된 천사, 어느 날 천사는 세상 속 나가려 한다. 천사를 사랑하여 따라나서려는 한 사내와 쓰레기통 공간에서 그들만의 생활을 계속하고자 하는 한 사내의 엇갈린 마음은 일상과 환상이 교차되는 우리 삶의 단면을 비춰준다.
이 작품은 부조리극의 대가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 '승부의 종말' 안에 나오는 쓰레기통 속의 인물에서 힌트를 얻어 그 부분을 확대, 재구성한 마임극이다. 환상과 현실이 뒤엉킨 생활 속에서 삶의 기쁨을 알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꿈을 일깨워 주며, 쓰레기통이라는 오브제를 이용하여 시적인 분위기로 관객에게 희비극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마임, 춤, 곡예, 연극 등 다양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마임을 하는 사람들은 가끔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의도가 잘 전달될까 걱정하기도 한다. “4-59번지” 또한 마음을 열고 보지 않으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음만 연다면 말로만 감동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4-59번지 두 남자는 몸짓을 통해 감동을 전달한다.
공연개요
일 시 : 2005년 9월 24일(토) 15시, 18시
장 소 : 명인홀
입 장 료 : 전석 1만5천원
입장연령 : 7세이상
공연문의 : 063-270-7842, 8000
극단 소개
호모루덴스 컴퍼니는 1999년 창단을 계기로 보다 폭넓고 다양한 공연활동을 하고 있는 호모루덴스 컴퍼니는 기존의 개인 중심적 작업에서부터 발전된 그룹 작업을 수용하여 함께 배우고 함께 창작하는 마임을 추구하고자 하며 보다 폭넓고 다양하고 자유로운 마임창작은, 관객에게 새로움과 신세계를 경험하게 하여, 지속적으로 공연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Homo-Ludens '유희인간'의 의미로 재미와 기쁨, 신나는 놀이 문화를 추구하는 호모루덴스 컴퍼니의 모토입니다.
출연진 & 스탭
- 출연
남긍호, 이준혁, 이훈재, 조상아, 구선진
- 스탭
연출 _ 남긍호
조명디자인 _ 조상한
소품제작 _ 박상봉
음악작곡 _ 노선락
의상디자인 _ 김혜민
분장 _ 이정민
조명오퍼 _ 강다민
음향오퍼 _ 한보람
무대감독 _ 엄만기
기획진행 _ JT CULTURE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21세기 들어 규모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건립되어 선진국형의 자율 주도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공 아트센터이다.
웹사이트: http://www.sori21.co.kr
연락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예술사업부
063-270-7842, 8000
www.sori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