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핵 폐기와 유관국의 상응 조치 약속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제까지 많은 나라들이 자의든 타의든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였으나 ‘현존하는 모든 핵 프로그램’ 포기 의사를 문서로 밝힌 사례는 없었다. 이를 통해 북한의 핵개발 포기 의사가 분명히 확인되었다.
미국도 북한의 핵포기에 상응한 대북관계 개선과 에너지 지원 동참, 나아가 경제협력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또 북한이 핵문제 해결의 관건으로 제기하였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요구에 대해서도 ‘평화적인 공존’과 함께 핵 또는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였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에는 북·미관계 정상화뿐 아니라 북·일 간의 관계정상화 및 ‘직접 당사자간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 등 한반도 냉전구조 및 정전체제 해체와 관련된 중대 의제들이 포괄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진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던 핵심적 걸림돌이자 동북아의 최대 안보불안 요인인 북핵문제가 실질적인 해결의 단계로 진입하였다. 남북관계의 전면적 발전은 물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동북아의 안정을 위한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 북핵 3원칙에 입각한 외교적 노력의 소산
이번 4차 6자회담의 공동성명이 채택되기까지 핵심 당사자로서 미국은 고도의 유연성을 보여주었고, 북한은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분명히 하였다. 미국은 그동안 반대해 오던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인정하면서 더 나아가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 제공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다는 데 동의했다.
북한의 핵포기 결단은 한반도가 위기와 평화의 기로에서 다시 평화로 나아가게 한 우리 외교의 성과이기도 하다. 참여정부는 2002년 10월 북한의 농축우라늄 문제가 불거지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수단 사용마저 거론되던 엄혹한 상황에서 출범하였다. 당시 정부는 ①북핵 불용 ②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③핵심 당사자로서 적극적 역할 수행이라는 ‘북핵해결 3원칙’을 제시하고, 이에 입각하여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사실 2003년 8월에 시작된 6자회담은 2004년 6월 3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된 가운데 올해 2월 북한의 핵보유 주장으로 파국을 맞을 수도 있었다. 정부는 이 상황에서 대북 중대제안을 통해 회담을 재개하고 실제 최종적 타결에 이르기까지 고비고비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면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였다.
정부의 이러한 역할이 공동성명 채택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한·미 간의 굳건한 동맹관계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쌓은 남북 간 신뢰관계가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한·미동맹과 남북간 신뢰에 기반하여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합의성격 올바르게 봐야 쟁점에 대한 오해 없어
공동성명 발표 이후 이번 합의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 내용, 특히 여러 조치 간의 상호관계와 순서(sequence)에 대해 일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핵심쟁점이었던 대북 경수로 제공 문제의 논의 시기나 경수로 제공과 중대제안과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 이번 공동성명은 분명히 ‘말 대 말’ 원칙에 대한 합의이며, 관련국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원칙적 합의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현재 제기되는 문제들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이제부터 협의해 나가야 할 사안들이다. 따라서 이번 합의문을 두고 이행문제를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4차 회담에서 보여준 관련국들의 진지한 협상태도를 감안하면 비록 많은 난관이 놓여 있을지라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대북 경수로 제공 문제는 북한의 핵포기에 대한 상응조치의 일부로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경수로 제공문제를 논의할 ‘적절한 시기’에 대해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의 입장에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향후 회담 참가국들이 협의하여 결정할 사안이다. 우리도 나름대로 연구하여 입장을 갖고 회담에 임할 것이며, 후속 회담을 통해 구체적 합의가 도출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경수로 제공과 중대제안과의 관계 문제도 아직 ‘열려 있는 문제’이다. 경수로 제공 여부와 구체적 방법 및 절차가 전혀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대제안과의 상충성을 따진다는 것은 때 이른 감이 있다고 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중대제안이 북핵문제 협의가 교착되어 회담의 동력이 상실되어 가는 시점에서 회담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련국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합의문에도 포함되어 있듯이 중대제안이 북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데 여전히 효용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경수로 제공 논의에 임할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중대제안의 대북송전은 북핵 폐기 이후 (경수로가 제공된다면) 경수로가 완공되는 시점까지 제한해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 북핵해결을 한반도·동북아 평화번영의 전기 삼아야
이제 북핵 문제의 해결을 통해 남북관계의 전면적인 발전,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평화정착, 그리고 동북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기가 마련되었다.
물론 이번 합의를 기초로 이행계획을 세우는 데도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인내와 성의를 갖고 문제해결을 추진해 갈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은 물론 북·미 및 북·일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등 더욱 안정적이고 항구적인 새로운 안보체제 구축을 추구해 가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말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 따라서 우선은 4차 6자회담의 합의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나아가 그 모든 합의들을 관련당사국들이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참여정부는 국민과 더불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하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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