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뉴스와이어)--올해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끈 작품 '내 이름은 김삼순'에 대해 서사와 영상문법, 다른 드라마·매체의 텍스트까지 분석한 학술논문이 발표됐다.

이는 기존 텔레비전 드라마 연구가 단지 이데올로기 비판이나 대중성을 폄하하는 논의에 머물렀던 데서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 경상대학교(총장 조무제) 사범대학 한귀은(韓貴恩·국어교육과) 교수는 24일 경상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열린 한국문학연구학회 학술대회에서 '텔레비전 드라마의 상호복제와 복제반동'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통해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대한 본격적인 학문적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한귀은 교수는 논문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는 시청자의 욕망과 텔레비전 안팎의 다른 프로그램이나 텍스트와 교차하는 지점에서 생산된다"며 "상업성이 검증된 것의 반복 생산으로 텔레비전 드라마는 동일화(복제)의 길을 걷게 된다"고 전제했다.

한귀은 교수는 "그러나 무조건적인 동일화는 시장에서 도태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비동일화(복제반동) 전략도 내재돼 있다"면서 "복제와 복제반동은 서사적 측면, 혹은 영상문법의 차원에 녹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귀은 교수는 "따라서 텔레비전 드라마 연구에서는 그것의 서사와 영상문법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다른 드라마나 매체의 텍스트들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들 텍스트와 매체의 환유(자기바꿈)에 비친 시청자들의 욕망이나 이 욕망이 만들어낸 담론들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귀은 교수는 이같은 분석기준을 가지고 올 상반기 최고 인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하 '김삼순')을 분석한 결과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은 이 드라마가 친숙한 복제텍스트와 새로운 반동텍스트를 동시에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삼순은 성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노처녀로서 신데렐라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지만,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매우 당당하게 표현한다고 지적한다.

욕망의 주체로서 왕자의 질서에 편입되지 않고 오히려 왕자 '진헌'을 자기의 질서 속으로 끌어오는 것이나, 심리적 외상이 큰 '진헌'이 '삼순'에 의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성숙해지는 과정 등도 복제와 반동의 나열이라는 것이다.

또 한귀은 교수는 "'김삼순'은 매체를 넘어서 복제를 감행했다"며 "로맨틱코미디나 멜로드라마의 장르, 삼각·사각의 인물 관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패러디와 패스티쉬를 통해 다른 텍스트들을 흡수하고 또 자신을 방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패러디 : 원텍스트와 거리를 둔 모방, 패스티쉬 : 거리를 두지 않는 무조건적인 인용)

즉 '김삼순'에는 '파리의 연인', '신입사원', '굳세어라 금순아', 'X맨',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다양한 브라운관 텍스트들이 인용되었으며, '다모', '토지', '가을동화', '돌아온 싱글' 등의 유명한 대사가 패스티쉬되기도 한 것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김삼순'의 아이콘은 여러 오락 프로그램, 시트콤, 심지어 인터넷 도메인과 컴퓨터 모바일 게임에까지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강한 방사력을 가지고 있음을 논증하였다.

한귀은 교수는 "그러나 '김삼순'은 복제에 대한 반동으로 장르를 혼종하여 정체성을 다양화하고, 단순한 악역을 없애고 반동인물을 매력적으로 설정하여 인물 관계 또한 기존의 관계를 넘어서 변칙적으로 구성하였다"고 밝혔다.

'삼순'을 중심으로는 로맨틱코미디가, '희진'을 중심으로는 멜로드라마가 되었는데 영상문법으로도 '삼순'과 '희진'에게 각각 다른 조명과 필터, 음향 등을 사용한 것 등이 장르의 혼합 증거라는 것이다.

한귀은 교수는 "텔레비전의 반복성과 모방성을 질타하는 것은 대안 없는 무의미한 비판이며 오히려 반복 속의 '새로움'을 발견하고 이를 평가하는 것이 더 높은 생산성과 창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들고 "텔레비전 드라마는 텔레비전이 필연적으로 갖는 복제에 대한 욕망과 이를 제어하는 복제반동에의 욕망의 긴장성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한국문학연구학회(회장 조정래·서경대 교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5일 낮 12시까지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351, 352강의실에서 '문학연구방법론의 재검토-지역연구와 한국문학, 문화연구와 한국문학'이라는 주제로 제68차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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