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갑질 가해자 절반, 갑질 후 오히려 짜증나고 예민해져”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국립정신건강센터, 한국리서치 의뢰 ‘갑질 인식’ 설문결과
응답자 1048명 중 25%, ‘갑질 해본 경험 있다’…피해 경험은 66.2%
갑질 가해자 중 45.8%, 갑질 후 오히려 ‘짜증과 예민’ 등 심리적 증상 유발
또 갑질을 한 후 ‘화’가 나거나 ‘집중의 어려움’ 등과 같은 증상을 겪는 경우도 많았는데,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갑질을 통해 ‘통쾌함이나 해방감, 자신감과 자아존중감 등과 같은 해소나 만족의 감정을 얻는 경우는 오히려 낮았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국립정신건강센터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6월 3일부터 6월 13일까지 10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48명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 최근 건강이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갑질이 피해자의 정신건강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가해 경험자 또한 심리적으로 다양한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25%가 갑질을 해본 경험이 있었다. 이들은 갑질을 한 후 ‘짜증과 예민’(45.8%), ‘화’(32.1%), ‘집중의 어려움’(23.3%), ‘분노와 억울함’(19.1%) 등과 같이 정신건강에 해로운 심리적 불편 증상을 겪었다고 답했다(복수응답).
반면 ‘통쾌함과 해방감’(12.2%), 자신감과 자아존중감’(10.7%), ‘즐겁고 들뜬 기분’(5.3%) 등의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경험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훨씬 낮았다.
또 가해 경험자 71.3%는 갑질을 하는 것이 오히려 정신건강을 위태롭게 한다고 답해 갑질을 하는 것이 정신건강적 측면에서 오히려 본인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다만 절반에 가까운 46.9%가 갑질을 한 후에야 자신의 행동이 갑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즉, 갑질의 가해 경험자가 피해자 입장에서 느끼는 다양한 갑질의 유형에 대해 사전에 인식하고 본인의 갑질 행동에 대한 사회적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개선될 수도 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다.
◇갑질 피해자, 스스로 위축돼 적극적인 대처방안 세우지 못해
반면 전체 응답자 중 66.2%는 갑질을 당해봤다고 응답했다. 마찬가지로 갑질 피해 경험자도 갑질을 당한 후 겪는 심리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와 억울함’을 느낀 경우는 81.7%에 달했고 이어 ‘화’가 난 경우는 67.3%, ‘짜증과 예민’을 겪은 것은 65.1%였다.
또 갑질의 피해 경험이 정신건강을 위태롭게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49.7%,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39.8%로 응답자의 89.5%가 갑질을 당하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갑질 피해를 당한 후 대처 방법에서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정신적 갑질을 당한 후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냥 참는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57.3%로 나왔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가 43.1%, ‘그 일을 무시해 버린다’가 38.4%, ‘그 일을 잊기 위해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활동을 한다’가 35.4%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청한다’는 답변은1.6%로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즉, 갑질을 당하면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당했을 때는 적극적인 대처 보다는 주로 그 상황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에 대해 이해국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부단장(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갑질 때문에 겪은 피해에 대해 심리적·정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르거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낮다 보니 피해 상황을 축소시켜 인식하고 내재화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이런 부정적 경험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정신건강 상의 또 다른 폐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갑질의 가해 또는 피해경험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인식 변화와 법·제도적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사와 부하관계에서 많이 발생…업무관계에 대한 갑질이 흔해
한편 갑질이 발생하는 상황과 유형에 대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상사와 부하 관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고 주로 업무와 관련된 갑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갑질 가해 경험자의 경우 주로 어떤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갑질을 했는지에 대해 ‘상사-부하 관계’가 46.6%로 가장 높았고 ‘고객-직원 관계’가 33.2%, ‘연장자-연하자 관계’는 28.6% 순으로 응답했다. 피해 경험자는 ‘상사-부하 관계’가 59.5%, ‘고객-직원 관계’가 34.9%, ‘고용기관-비정규직/계약직 관계’에서 일어난다는 응답이 31.1% 순으로 나왔다.
갑질의 유형별로 볼 때 가해 경험자는 ‘업무관련 갑질’이 48.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간접적·은밀한 갑질’은 22.9%, ‘개인적·대인간 갑질’이 20.6%, ‘조직적·환경적 갑질’ 16.8% 순의 비율로 응답했다. 갑질을 당한 유형에 대해서도 ‘업무관련 갑질’이 55.5%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조직적·환경적 갑질’이 37.2%, ‘개인적·대인간 갑질’이 29.5%, ‘간접적·은밀한 갑질’이 26.9% 순으로 응답해 가해 경험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다만 실제 경험과는 달리 어떤 유형의 갑질이 가장 심하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해서는 ‘조직적·환경적 갑질’ 문제가 심하다는 의견이 27.4%로 가장 높았고 ‘심리적·정신적 갑질’이 23.7%, ‘업무관련 갑질’은 14.2%, ‘개인적·대인간 갑질’이 12.5%로 나타났다.
즉,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갑질은 업무 관련 갑질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지만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갑질은 조직적·환경적 갑질과 심리적·정신적 갑질이었다. 이는 업무와 관련한 갑질은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하나 억압적·모욕적·권위적이거나 정서적 학대나 사생활 비난, 성적 공격 등의 갑질에 대해서는 용인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제4회 정신건강정책포럼 개최…주제는 ‘갑을관계’ 일상에서의 상처와 트라우마
현재 한국사회에서 ‘갑질’은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문화적으로 볼 때 또 다른 계층갈등의 양상으로 번지면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정신건강적 측면에서도 갑질과 같은 일상에서의 상처는 병적 스트레스를 양산하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은 30일(목)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갑을 관계’ _ 일상에서의 상처와 트라우마>라는 주제로 제4회 정신건강정책포럼을 개최한다.
이날 포럼에서는 ▲갑질_정신건강 측면의 고찰(이재헌 토론토대 정신분석연구소) ▲갑질에 대한 현주소_대국민 경험과 인식조사결과를 중심으로(박한선 성안드레아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리 안의 갑과 을_‘갑질’의 심층심리학적 이해(정찬승 마음드림의원 원장) ▲일터의 부조리, 감정노동 구조에서의 갑질(박지영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교 교수)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갑질’로 대표되는 현재 한국사회에서의 일상화된 폭력과 치유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본다.
또 패널 토론으로는 ▲갑질의 사회문화적 고찰 및 해법(김현경 인류학자) ▲교육현장에서의 합리, 민주적, 의사소통을 통한 갑질의 예방(김동일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甲은 누구인가? 가정, 일터, 학교와 사회에서 乙의 항변에 귀 기울이기(신권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안의 페르소나_갑질의 사회정신의학적 이해와 해법(이용석 용인정신병원)을 주제로 진행된다.
일시 : 2016년 6월 30일(목) 오후 3시~5시
장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11층 열린강당
참여안내 :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웹사이트: http://www.nmh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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