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춘, 씨없는 수박 개발자 아니다”
◇우장춘은 애국자(?)=우장춘은 1898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50년간을 일본인으로 산 인물이었다. 아버지 우범선은 중인 출신의 개화파로 명성황후 시해사건 직후 일본으로 망명, 일본 여인과 다시 결혼했다. 우장춘도 일본인 아내를 얻었으며 그의 집안을 돌봐주던 일본인 스나가 집안의 양자로 입적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50년간 살아온 그가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에 남겨두고 홀로 한국행을 결심할 수 있었을까?
김교수는 이를 ‘과학 휴머니즘’에서 찾고 있다. 우장춘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살해됐고, 가난하게 자랐으며, 한국계 혼혈아라는 사실로 차별을 받았다. 김교수는 “우장춘은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과학으로 극복하려 했으며 과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인류애를 실현하고자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도 한국어를 배우려고 애쓰지 않았으며 대화나 강의는 모두 일본어로 했다. 이때문에 친일파라는 오해도 받았으나 그는 자신이 하는 과학 연구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김교수는 “그에게는 국적, 혈연, 민족의식, 사회의식 등이 과학 휴머니즘의 하위 범주에 속했다”며 “자신을 필요로 하는 한국에서 남은 생애를 봉사하려는 마음이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귀국 초기 ‘아버지의 나라’라고 부르던 한국에 대해 죽기 직전 “조국은 나를 인정했다”(1958년 문화포장 수상 직후)고 말했다.
◇우장춘과 씨없는 수박=씨없는 수박은 우장춘이 개발한 것이 아니다. 씨없는 수박은 1943년 일본 교토제대 기하라 히토시에 의해 개발됐다. 우장춘은 한국에 돌아온 직후 대중 강연에서 육종학의 신기한 사례로 씨없는 수박 이야기를 자주 했다. 또 1953년 그의 연구소에서 씨없는 수박을 재배, 일반인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우장춘 스스로 자신이 개발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나 대중들이 그를 최초 개발자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아직도 일부 백과사전에 우장춘이 씨없는 수박 개발자로 실려있는 등 잘못된 정보가 통용되고 있다.
실제로 우장춘의 과학적 업적은 ‘종의 합성이론’으로 그는 배추, 양배추, 흑겨자와 같은 기본종을 교잡시켜 유채, 갓, 에티오피아겨자 등 복합종을 만들 수 있음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세계 최초로 자연에 있는 새로운 종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수준높은 연구였다.
우장춘은 한국 최초의 농학박사가 아니라 사실은 두번째 농학박사이다. 그보다 몇개월 앞서 임호식이 일본 홋카이도제국대학에서 곰팡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도쿄제국대학 졸업자가 아니라 전문학교 수준인 도쿄제국대 부설 농학실과에서 공부를 했다. 나중에 박사학위는 도쿄제국대학에서 받았다.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사생활=우장춘은 외모 때문에 ‘불독’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겉으로 풍기는 인상이 차갑고 무뚝뚝하며 말투도 거친 편이라 붙은 것이다. 술은 전혀 하지 않았으나 식도락가로 불릴 만큼 맛있는 음식을 즐겼다. 바둑, 장기, 화투, 마작 등과 같은 내기를 좋아했고 화투에 대해서는 수학적 확률 계산을 하며 즐겼고 책까지 쓰려고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우장춘은 소박하고 헌신적인 삶으로 유명하다. 대통령이 불러도 실험 중이면 가지 않았고 농림부 장관 제의도 받았으나 거절했다. 그의 연구소는 학생들의 수학여행 경유지가 되기도 했는데 늘 고무신에 잠바를 걸쳐 ‘고무신 할아버지’ ‘고무신 박사’로 불렸다. 귀국 후 정식결혼은 하지 않았으나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 여성과 함께 살았다고 한다. 그의 좌우명은 ‘짓밟혀도 끝내 꽃피우는 길가의 민들레’였으며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김교수는 “우장춘은 한국인 중 보기드문 뛰어난 과학자이지만 민족주의 관점에서만 부각돼 과학자로서의 업적과 인간적인 면이 잘 알려지지 못했다”며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자료 발굴과 업적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북대학교 개요
전북대학교는 전라북도 전주시에 소재한 대한민국의 거점 국립대학교이다. 1947년 호남권 최초의 국립대학교로서 설립됐다. 캠퍼스는 전주시, 익산시, 고창군 등에 있다. 현재 4개 전문대학원, 14개 단과대학, 100여개의 학부·학과 및 대학원, 특수대학원을 갖춘 지역거점 선도대학으로 성장했다.
웹사이트: http://www.chon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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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