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근로자이사제, 국민후생보다 노사갈등 부추길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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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2016-11-29 06:00
서울--(뉴스와이어)--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서울시의 근로자이사제는 시민후생을 높이기보다 노사갈등만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 권태신)은 ‘근로자이사제 도입논의와 검토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서울시 근로자이사제 실험 신중해야…노사담합 추구 가능성만 높일 수 있어

서울시는 지난 9월 29일 산하 공사·공단·출연기관(근로자 100명 이상) 근로자 대표 1명~2명을 비상임 근로자이사로 임명해 경영에 참여하게 하는 근로자이사제 조례를 제정·공포하고 오는 12월부터 이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우리나라와 같이 노사관계 신뢰가 약한 나라의 경우 근로자이사제는 국민후생보다 노사담합 추구 가능성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서울시의 근로자이사제 실험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가 모델로 삼고 있는 독일식 근로자이사제는 2차 대전 후 전승연합국의 강요에 의해 도입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 실험을 통해 누적된 노사 간의 신뢰관계가 바탕이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독일은 근로자이사제 중심의 경영참여방식인 공동결정제도*를 1951년 몬탄공동결정법 도입 이후부터 운영하고 있다.

* 공동결정제도 : 근로자이사제 중심의 독일의 경영참여방식인 공동결정제는 경제적 입안과 결정에 관여하는 감사이사회에 근로자이사를 근로자대표로 참여시키고 사업장 수준의 공동결정제는 근로자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종업원평의회 제도로 실현, 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회사에만 적용 되지만 후자는 거의 모든 사업장에 적용

이 교수는 “독일이나 유럽국가와 달리 노사 간의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근로자이사제를 실험하는 것은 대(對)시민 서비스 질 개선이나 대국민 후생증진을 유인하기보다 지방공기업 노사 간의 담합 형성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 독일 기업, 해외진출 시 자국의 근로자이사제 유지하는 경우 거의 없어

한경연은 최근 공동결정제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독일기업도 해외진출 시 해당 제도를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일부만이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등 공동결정제는 기업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유명 대기업인 알리안츠(Allianz), 바스프(BASF), 프레제니우스(Fresenius) 등 대기업은 독일보다 감독이사의 숫자가 적어 신속한 경영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럽회사(SE: Societas Europaea)로 전환했다. 또 Surteco, Gfk 등과 같은 중소기업도 장차 대기업이 될 경우에 공동결정제 적용을 막기 위해 유럽회사(SE) 형태로 전환했다.

한편 공동결정제를 도입한 국가의 경우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적어 노사갈등과 같은 사회적 갈등비용을 줄인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 교수는 “주요국 자료를 살펴본 결과 공동결정제도와 파업 발생률 간에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 지자체의 근로자이사제 도입이 국가사무에 미치는 영향과 대비책 검토해야

한편 이상희 교수는“현행 지방자치법에는 조례제정 한계 규정(동법 제22조 단서), 중앙정부에 의한 시정명령 규정(동법 제169조),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할 수 없는 국가사무 관련 규정(동법 제11조) 등이 포함돼 있다”며, “중앙정부는 공기업의 지배구조 변화를 초래하는 서울시 조례 제정이 이들 규정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서울시의 근로자이사제 도입이 향후 국가공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파생되는 문제에 대해 중앙정부의 정책적 수단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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