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예술인협회, 제2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상자 발표

2016-12-20 11:21
서울--(뉴스와이어)--(사)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고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가 주관하는 제2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제26회 문학상 응모작은 총 299편(운문 206편, 산문 93편)이 접수되었고 이 중에서 20명의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공고가 늦어져 응모 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2015 응모작 총 317편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는 운문부 황신애 씨, 산문부 제삼열 씨로 각 부문 대상 상금 500만원을 비롯해 총 2,500만원의 상금이 수상자들에게 돌아간다.

심사를 맡은 문학평론가 허혜정 숭실사이버대학교 방송문예창작과 교수는 “장애인으로서의 삶의 체험과 곡진성, 개성적인 발상과 세련된 언어구사력, 독자에게 던져주는 울림이라는 소통적 측면을 심사의 초점으로 삼아 수상작을 추려나갔다”고 밝혔다.

시 ‘책상의 한(恨)’으로 운문부 대상 수상자 황신애(52세, 여) 씨는 2004년 다발성경화증 확진을 받은 후 7번의 재발과 치료를 반복하다가 병이 점차 진행되어 거의 침대에서 생활하기에 이르렀지만 3년 전부터는 오전 오후로 두 시간씩 휠체어를 타고 컴퓨터 앞에서 굳지 않은 왼손으로 창작을 하였다.

황신애 씨는 “고운 시, 신비로운 시, 사랑하는 시 그리고 끊을 수 없는 밉고도 이쁜 시를 찾아가면서 제 모습도 찾아가고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산문부 대상 수상자 제삼열(31세, 남) 씨는 선천성 녹내장으로 인한 1급 시각장애인으로 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교직 생활을 하고 있다.

제 씨는 “초등학생 때 담임선생님께 동화책 한 권을 선물로 받은 그때부터 이야기에 빠져든 듯하다”며 “그때부터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씨는 “한참 지나고 보니 삶을 재밌게 살아가게 해 주신 그 선생님이 무척 고맙고 그립다”며 “마음에 쏙 드는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감히 누군가를 위한 밀알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제2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시상식은 새해 1월 5일 오후 2시 대학로 이음센터 5층에서 진행된다.

주관 단체 방귀희 대표는 “25년 동안 주최해오던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미술대전 폐지를 공식화하여 올 한 해 정말 고통스러웠는데 다행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예산을 마련해주어 시행이 됐다”며 “앞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해서 발전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운문부 대상 수상작이다.

책상의 한(恨)

황신애

내 책상에는 옹이가 많다
옹이가 주인인 셈이다
책상 앞에 앉을 때마다 저절로 손이 가는

나무의 치열恨 이야기
죽는恨이 있어도 천둥도 벼락도 살아가는 날이라며
낙엽이 쌓일수록 恨도 쌓여
그럼에도
아슬아슬恨 단단恨 재목이 되어

시인의 책상이 되기도恨
기도하는 묵주가 되기도恨
욕창을 막아주는 필사적 침대가 되기도恨
그 무중력 상처가 특별恨 멋이 되는
묵묵恨 무늬를 한없이 보다가
열이면 열 손가락 내 지문을 내려다보았다
못 마땅恨 뇌 병변 옹이인 줄만 알았다
무늬인 줄 몰랐다

‘그래, 더 돌다 가는 거다’ 돌고 도는 관성의 메아리

세상에는 옹이가 많다
옹이가 주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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