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대법원은 성평등과 인권의 관점을 반영하고 사법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적어도 임명 대상자 3명중 1명 이상의 여성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하라!

대법원은 2005년 10월 5일부터 11일까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세 명의 대법관의 후임자 후보추천을 받을 것임을 밝힌바 있다. 대법관 구성의 1/3이 바뀌는 이번 대법관 후임자 임명은 향후 대법원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와 우리 사회의 개혁 과제를 충실히 담보할 수 있는 국민의 기관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대법원은 최고심으로서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이며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정책판단을 내리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대법원은 최근 들어 더욱 다변화되는 사회의 가치와 이해관계를 평등과 인권의 이념에 비추어 해석하고 공명정대하게 심판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제헌헌법 공포 이후 48년 만인 지난 2004년 7월 23일 첫 여성 대법관이 임명되어 현재 대법원은 단 한 명의 여성대법관이 있다. 제헌헌법 공포 이후 48년만의 여성 대법관 탄생이 언론과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은 역으로 그동안 대한민국의 법조계가 얼마나 보수적이고 여성 배제적이었는가를 보여준 것이다. 우리는 단지 ‘여성의 진출 확대’의 차원에서 대법관 구성의 성비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의 개혁을 위해서 대법관은 평등과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적 약자의 의견을 포함한 다양한 가치를 포괄하며, 일체의 권력과 타협 없이 소신껏 사법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대법관의 구성은 바로 대법원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대법관의 심각한 성비 불균형은 평등과 인권, 다양한 가치와 법원 개혁을 포괄하는데 대법원이 심각한 한계를 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대법원이 평등과 인권을 중시하는 최고심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면, 이번 대법관 후보 추천시 반드시 3명의 임명대상자중 적어도 한 명이상의 여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대법원이 성평등과 인권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관점을 갖고 있는 여성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해야 한다. 성평등과 인권의 가치는 이미 다양한 가치 중에서 고려해야 할 하나의 가치이기보다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모든 분야의 단계별 결정과정에 반드시 관통되어야 할 필수적인 가치이다. 대법원에 성평등과 인권의 관점을 통합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여성들의 의견이 대법원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여성 대법관의 임명이 절실히 필요하다. 여성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뿐더러 현재 경제활동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사회 각 분야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이에 빈발하는 여성차별 문제를 다루어야 할 사법부의 최고기관에 여성이 일정 비율 참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사법부의 민주적 개혁을 위해 반드시 실현되어야 과제이다. 대법원이 농협 사내부부 우선해고 무효소송 패소 판결, 황혼 이혼 패소 판결 등으로 여성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으나, 여성 대법관 임명 이후 여성종중권리 인정과 같은 진보적인 판결이 나왔다는 사실은 여성을 임명하는 것이 평등과 인권 의식을 주입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둘째, 대법원이 다원화된 우리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서 여성을 대법관 후보에 추천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대단히 복합적이고 다원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우리사회의 규범적 통합을 위해서도 사회의 다양한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대법원을 구성해야 한다. 이미 대법원의 기능 중 법령해석 통일과 중요 사건에 대한 사법적 가치판단의 기능을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다양한 가치의 반영은 다양한 구성에서 나올 수 있으며, 여전히 가부장적인 우리 사회의 특성을 고려할 때 대법관 구성의 성비를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반영시키는 기본적이고 일차적인 조치이다.

셋째, 대법원이 행정·입법기관에 대한 견제역할을 수행하며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 있게 개혁을 추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권력과 기존 관행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여성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해야 한다. 대법원은 우리 사회 개혁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역사적 임무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전통과 관습, 법률에 대한 해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사회의 요구를 수렴하여 개혁적인 사법기준을 제시하며 대법원에 민주주의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대법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기존 권력 구조에 있던 인물, 관료주의 질서에 포섭되어 있는 인물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권력과 관료주의에서 자유로운 참신한 인물이 발굴되어야 한다. 따라서 권력으로부터 배제되어 왔던 여성의 대법관 임명은 사법개혁을 위해 바람직한 선택이 될 것이다.

성평등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애써온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대법원이 성평등과 인권의 관점을 중시하고 대법원의 민주적 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이번 대법관 추천시 적어도 여성을 한 명이상 추천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대법관 인선 절차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한다.

2005. 10. 3 한국여성단체연합

웹사이트: http://www.women21.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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