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오는 2007년부터 허용되는 기업단위 복수노조의 교섭창구를 노조자율로 단일화하는 것보다는 교섭창구요건을 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朴容晟)는 6일 발표한 ‘일본의 복수노조 경험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미 1940년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된 일본의 경우 교섭창구가 단일화되어 있지 않고 각 노조들이 모두 단체교섭권을 가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강경성향 노조와의 교섭에서는 대립적으로, 온건성향 노조와의 교섭에서는 협조적으로 대응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전개해 옴에 따라 노사갈등이 심화되었다고 밝혔다.

일본의 이러한 복수노조 운영 경험을 통해 볼 때 우리나라도 복수노조의 교섭 문제를 노사 자율에 맡기게 될 경우 노동조합간 주도권 다툼 및 사측의 차별적 노무관리 전략 등으로 노사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크므로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에 교섭권을 부여하는 등 교섭창구 단일화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복수노조를 가진 일본기업들은 교섭창구가 단일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강성노조의 교섭력 약화를 위해 단체교섭 시간, 장소, 편의제공 등에서 온건성향 노조를 우대하고 승진?승격, 전환배치 등 개인 처우 면에서도 소속된 조합에 따라 차별 처우를 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교섭일자 선정, 교섭시간, 장소 등을 노동조합별로 차별하는 것은 성실교섭의무 위반으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일본에서도 복수노조 하에서 생기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 80%가 노동조합별로 차별 처우하는 것을 원인으로 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연구원에 해당하는 일본노동연구기구의 전신인 일본노동협회에서 1976년 에 복수노조 실태를 조사한 결과 기업내 복수노조는 2개 조합이 있는 경우가 88.6%로 대부분이고 3개 내지 4개 조합이 있는 경우는 1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복수노조의 현 상태에 대한 평가와 관련하여 노조 지도부는 ‘기업내 복수노조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파 조합 71.4%, 소수파조합이 56.8%로 압도적으로 높고 ‘복수노조인 현 상태가 좋다’는 의견은 다수파에서는 전혀 없었고 소수파에서는 5.4%로 극히 낮은 등 복수노조의 역할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기업내 복수노조의 장래 전개 방향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통일하기를 원한다’는 의견이 다수파조합은 100.0%, 소수파조합은 86.5%를 기록해 일본 노동운동 지도부에서도 노조의 분열보다는 통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복수노조의 병존에 따른 폐해가 적지 않았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노동개혁 초창기부터 복수노조를 허용해왔기 때문에 매년 새로운 노조의 신설과 해산이 반복되는 등 1960년대까지는 좌파 및 우파간의 이데올로기적 차원의 선명성 경쟁 및 조직확대 경쟁 등 비생산적인 노사관계가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일본의 노조지도부 및 노동자들은 복수노조 병존하의 노사관계 경험을 통해 노노갈등 등 많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복수노조는 근로자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갖게 되었고 하나의 사업장에는 하나의 노조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상급단체 차원의 통합도 이뤄지게 돼 1960년대 이후 정치노선이 달라 노사대립과 주도권 쟁탈이 극심했던 우파계열의 동맹과 좌파계열의 총평의 우파가 연합하여 1989년에 노동자총연합회(렝고)라는 조직으로 재편될 수 있었다.

또한 일본에서는 복수노조 가운데 강성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 합리적 노동조합을 육성해 오는 과정에서 민주적 노조 지도자 양성을 위한 노동운동간부 양성과정 개설 등 노사관계교육을 적극 활용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법에 따라 2007년부터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기업단위 복수노조가 허용될 예정이다. 교섭창구 단일화와 관련 경영계는 교섭상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1사 1교섭 1단체협약’의 원칙하에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 또는 과반수 득표노조에 배타적 교섭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노동계는 원칙적으로 교섭문제는 자율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 12월에 나온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 방안 최종안」에서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관련, 노조 자율로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되, 안될 경우 과반수노조 또는 과반수노조가 없으면 투표로 과반수를 득표한 노조에 교섭권을 부여하거나, 조합원수에 비례하여 교섭위원단을 구성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노사관계 로드맵에서 교섭창구 단일화를 노조 자율로 하게 하는 것은 일본의 경험에 비춰볼 때 노사불안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노노간 갈등으로 인한 교섭비용 증대 등 여러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에 교섭권을 부여하는 등 교섭창구를 명시적으로 규정해 두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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