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와이어)--17,8세기 한양 탑골(현 탑골공원 주변)에 모여 살던 박지원, 박제가, 이덕무 등 실학자들은 백탑(현 원각사지 10층 석탑) 아래에서 요즘 젊은이들처럼 동호인 번개 모임을 자주 가졌다고 한다. 이들을 일러 백탑파(白塔派)라 하였다.

실학축전에서는 연암 선생과 초정 선생 서거 200주기를 기념하여 10월 13일 오후 5시 개막의례에서 백탑을 재현하고 점등식을 가진다. 박지원 선생과 박제가 선생의 시서화(詩書畵)를 모은 전시탑인 백탑은 아크릴판으로 제작한 5층탑에 한지를 배접시키고 안쪽으로 조명을 설치하였다. 은은한 조명에 묻어나는 한지의 고풍스런 정취에 5m에 달하는 높이에서 새로운 야외 전시를 맛볼 수 있다.

다산 선생은 ‘사람이 귀하다는 것은 신의가 있기 때문인데 한때 모여 즐거워하다가 흩어지면 곧장 잊어버리는 것은 짐승의 도(道)이기에 앞으로도 계속 신의와 도리를 지키자’는 뜻으로 유배지 강진에서 인연을 맺었던 제자들과 읍내 사람들 18명을 모아 계를 만들고 그 이름을 ‘다신계(茶信契)’라 하였다. 유배에서 풀려나 고향인 남양주 능내(현 다산유적지)로 돌아와서 강진의 제자들이 연명으로 지어서 보내 주는 시(詩)와 차(茶)를 읽고 마시며 여생을 보냈다고 전한다.

실학축전에서는 황주홍 강진군수 일행이 강진에서 ‘차(茶)’를 직접 가져와 개막의례의 첫 번째 의식인 ‘헌다례(獻茶禮)’에 참여하여 손학규 경기도지사에 이어 다산 선생에게 차를 올리게 된다. 다신계절목(茶信契節目)을 그대로 재현하며 다산 선생의 뜻을 경기도민 앞에서 마음 깊이 새기는 것이다.

곧이어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내외 귀빈 모두는 개막의례에 참석한 관람객들과 함께 차를 나누며 인사를 나누는 ‘들차회’가 이어진다. 들차회는 말 그대로 야외에서 많은 사람이 함께 차를 마시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모임을 이른다. 가족, 친구, 동료가 함께 돗자리에 모여 앉아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색다른 경험을 맛볼 수 있다.

풍류(風流)라고 하면 언뜻 실학(實學)과 무관하게 느껴진다. 실학이라는 인문학이 주는 선입견과 풍류가 가지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실학축전을 준비한 까닭을 다시 새긴다면 실학과 풍류의 만남이 새로운 실학축전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실학축전은 ‘실용(實用), 민생(民生), 개혁(改革)’을 골자로 한 18세기 조선후기의 실학정신을 현재에 맞게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축제이다. 딱딱한 인문학인 실학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체험인 축제로 재탄생시키는 핵심코드가 바로 풍류인 것이다.

11일간 진행되는 <실학축전>은 관람객들이 단순히 보기만 하는 행사는 거의 없다. 직접 참여하여 차를 마시고 붓글씨와 붓그림을 직접 체험하며 거중기로 수성화성 쌓기 체험을 해보는 등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200년 전 연암 박지원 선생이 여행하며 기록한 열하일기의 감동을 당나귀 수레를 타고 눈앞에서 체험하는 열하일기 체험코스, 밑그림을 베껴 그리는 시서화 체험, 다산 선생의 설계도 그대로 거중기 조립하기, 백탑파가 만들어 팔기도 했던 인조 매화 ‘윤회매’ 만들기 등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는 풍류가 실학을 더욱 쉽게 배울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축전기간 내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실학풍류학교’가 운영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흔히 접하기 어려운 실학관련 전통문화를 흠뻑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웹사이트: http://www.silhakfestiv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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