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대학병원 중환자실의 병원감염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과 중환자실 입원환자 100명 중 11명(전체 중환자실 평균 8명)에서 병원감염이 일어나며, 그 감염을 일으키는 균들 중 상당수가 통상 사용하는 항생제에 전혀 듣지 않는 ‘고도내성균’임이 확인되었다.

2004년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질병관리본부가 대한병원감염관리협회에 의뢰하여 전국에서 병원감염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16개의 대학병원 중환자실 환자 기록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내과중환자실에 입원했던 환자의 11.02%, 외과중환자실에 입원했던 환자 7.21%에서 병원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되었다.

감염의 종류는 요로감염 37%, 폐렴 35.2%, 균혈증 14.9% 순이었다.

감염의 2/3은 삽입기구와 관련이 있었다. 100명의 환자가 10일간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때, 폐렴은 4.7건, 도뇨관을 삽입하고 있을 때, 요로감염은 4.6건, 중심정맥관을 삽입하고 있을 때 균혈증은 2.7건 발생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특히 외과 중환자실의 인공호흡기관련 폐렴은 13.05(재원일 1000당 감염률)에 이른다.

병원감염으로 확인된 505건 중 486건(96.2%)에서 균 배양 검사를 실시하여, 473건(93.7%)에서 543균주를 분리하여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메치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Methycilline Resistance S. aureus)이 92.7%, 반코마이신 장구균(VRE: Vancomycine Resistance Enterococcus)이 13.9%, 광범위약제내성 장내세균(ESBL : Extended spectrum beta-lactamase)이 클랩시엘라(K. pneumoniae)의 경우 86.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반코마이신 외에는 듣는 항생제가 없는 균이 92.7% 이고, 장내세균 중에는 3세대 세파 항생제도 듣지 않는 균이 86.1%에 이른다는 뜻이며,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지닌 장구균의 출현은 앞으로 반코마이신에도 듣지 않는 황색포도상구균(슈퍼박테리아)의 출현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임상적 의의가 매우 크다.

병원감염에 관한 연구로는 2002년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에서 수도권 5개 3차병원을 대상으로 한 민간차원의 연구는 있었으나, 정부가 의뢰하여 전국단위의 병원감염 실태를 대규모로 조사한 공식연구는 이번 연구가 처음으로, 국내 중환자실 감염 양상에 대한 가장 신뢰성이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병원감염의학회 소속 전문가는 “이처럼 지금껏 인간이 만든 항생제에 듣지 않는 내성 균주의 출현은 인류를 항생제 발명 이전의 감염환경으로 되돌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논평하였다.

더욱이 연구에 참여한 전국의 16개 대학병원은 감염감시 경험이 1년 이상된 전담 감염관리감호사가 근무하고 있거나, 감염관리 담당의사의 지도하에 감염감시 경험이 1년 이상 있는 병원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 ‘감염대책위원회’가 법적인 필요에 의해 설치만 되어있고, 활동이 아예 없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종합병원들의 경우에는 감염과 관련한 통계조차 집계가 되지 않아 병원감염 건수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2년 3월에 개정된 현행 의료법 37조 3항에 의하면,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는 ‘감염대책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게 되어있고, 동법 47조 2에 의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기관을 평가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그 평가항목에 병원감염관리 항목이 들어있다.

의료법 등에 의해 병원감염관리가 의료기관의 의무이자 평가항목이 되었지만, 일선 병원의 관계자는 “막상 병원감염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막막하다.”고 털어놓았다. 한 2차병원의 감염관리간호사는 “질병관리본부는 이제 겨우 병원감염에 대한 감시위주의 업무를 막 시작하였을 뿐, 일선 병원에서 병원감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보건인력개발연구원의 병원감염관리 1주일 과정이 있지만, 이 역시 국공립 병원에 한하고, 병원감염관리 학회에서 개최하는 심포지움에 회비를 지불하고 참석하여 배워온다고 해도, 실상 병원에서 간호사 1명이 바꿀 수 있는 것은 적기 때문에, 감염관리 회의록이나 형식적으로 작성하는 수준”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안명옥의원은 “국민들은 병원감염이라고 하면 무조건 의료사고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은 병원감염 사실을 조사하기 보다는 가능한 묻어두려고 한다.” 고 논평하며, “보건당국은 국민들에게 병원감염이 무엇인지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고 말하며, “병원들도 무조건 덮어두려고만 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실상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이를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정부는 단순히 감시하고 평가하는 데에 그치지 말고, 각 병원에서 병원감염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병원감염 방지시설을 설치하는데 융자를 해주거나 세제 지원을 하는 등의 정책의 변화를 꾀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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