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리사회 “변리사 2차시험, 관련 위원회 결론 뒤집어 추진”

“1년도 안돼 별도 위원회 꾸려 특허청 입맛대로”

필수업무 디자인보호법 ‘제외’, 실무형 문서 작성 문제 출제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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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리사회
2018-07-27 17:30
서울--(뉴스와이어)--대한변리사회가 실무형 문제 출제 방침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강행에 앞서 특허청의 결론을 뒤집은 회의록부터 공개하라고 밝혔다.

특허청이 디자인보호법의 변리사 2차시험 필수과목 환원과 특허실무 문서작성시험 시행보류 등 변리사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손경한)가 낸 당초 결론을 뒤집어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대한변리사회(회장 오세중)가 20일 자 발행한 ‘특허와 상표(발행인 오세중)’에서 관련 회의록 등을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특허청이 발간한 변리사제도위원회의 자료집에 따르면, 특허청은 2012년 11월부터 6개월간 시험을 포함한 변리사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논의를 위해 변리사는 물론 학계, 산업계, 법조계 등 각계 전문가 16명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운영했다.

위원회는 총 15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변리사 시험제도와 관련하여 2000년 특허청이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변리사 2차 시험의 필수과목에서 제외한 필수법령인 디자인보호법의 2차 필수과목 환원 등을 최종 합의하여 결론에 포함시켰다.

자료집은 또한 최근 변리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변리사 2차시험 과목에 실무형 문서작성문제를 내년부터 포함시키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도 변리사 시험과목에 명세서 작성 시험을 신설하는 것은 난이도〮편차 등의 문제로 도입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대신 명세서 작성능력 강화를 위해 1차 시험의 산업재산권법에서 실무적인 문제를 강화하고 변리사 실무수습과 연계하여 명세서 작성 교육을 보완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특허청은 위원회의 이 같은 결론이 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2014년 2월 ‘변리사시험제도개선특별위원회(위원장 이규호)’를 별로로 구성해, 같은 해 6월 실무형 문서작성 도입 및 디자인보호법 선택과목 유지 등 당초 위원회의 결론과는 상반된 내용을 발표했다.

변리사회는 논평을 통해 위원회의 결론을 뒤집은 변리사시험제도개선위원회는 공청회 당일 위원장의 이름이 알려질 정도로 ‘깜깜이 위원회’였다며 특허청은 이 같은 비공개 논의를 내세워 실무형 문제의 절차와 내용을 정당화하려 하기에 앞서 위원회의 법적 근거와 회의록부터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특허청이 실무형 문제 철회 불가 이유로 내세운 수험생의 신뢰보호와 정책 일관성은 정책 결정 당시 이미 무너졌다며 실무형 문제* 출제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무형 문제 : 특허청과 특허심판원,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출원서·명세서·의견서·답변서·심판청구서·소장 등)를 직접 작성하는 형식의 문제

일각에서는 특허청이 이같이 정책을 뒤집은 배경으로 관련 서류 작성에 친숙한 특허청공무원의 수험부담의 경감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은 대한변리사회가 발표한 전문이다

특허청이 대한변리사회의 ‘변리사 2차시험 실무형 문제 포함 방침’ 철회 요구에 대해 지난달 19일 답변서를 보내왔다.

답변인 즉슨 절차와 내용에 문제가 없고 무엇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수험생의 신뢰보호를 위해 철회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강변이다. 사실과 다르거나 논리에 맞지 않은 내용을 억지로 주장하고 이런저런 구실만 대고 있기 때문이다.

답변서는 2014년 초 ‘변리사시험제도개선위원회’가 이 실무형 문제 도입안을 논의·마련하고 특허청이 같은 해 6월 도입방침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2013년 4월, 바로 특허청 자신이 각계의 인사로 구성한 ‘변리사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손경한)’가 도입하지 않기로 이미 결론을 낸 사안이다. 그런데 1년여 만에 이 결론이 뒤집혔다.

뒤집기를 담당한 ‘변리사시험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이규호)’. 어떤 위원회였나. 공청회 당일 위원장의 이름이 알려질 정도로 ‘깜깜이 위원회’였다. 변리사시험은 변리사법이 정한 변리사자격·징계위원회의 심의 사항인 까닭에 법적 근거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조경태 의원은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해외 국가의 예를 들고 있으나(실무형 문제출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질타했다. 특허청이 이런 위원회의 비공개 논의를 내세워 절차와 내용을 정당화하려고 하니 딱하기만 하다. 지금이라도 이 위원회의 법적근거와 함께 관련 회의록부터 공개하는 것이 순서다.

답변서는 또한 우리 회가 추천한 임원들이 관련 회의에서 실무형 문제출제 방침을 아무런 이의 없이 심의·의결한 것처럼 적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부적절하다. 실무형 시험이 안건이 아니라 백 수십 쪽에 달하는 성과관리 시행계획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변리사 위원들은 이 내용이 눈에 띄자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변리사회는 이들 위원을 추천하지도 않았다.

변리사회로부터 위원을 추천받은 실무형 문제출제 가이드라인 회의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정작 회가 추천한 위원이 참가하는 회의는 열지 않고 특허청이 개별적으로 위원을 추천받아 구성한 회의에서 백 수십 쪽에 달하는 성과관리시행계획에 슬그머니 한 줄 포함시켜 통과시켰다는 말인가.

특허청이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철회불가 이유는 수험생의 신뢰보호와 정책 일관성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뢰와 정책의 일관성은 정책결정 당시 이미 무너졌다. 실무형 문제출제 방침, 즉각 철회해야 한다.

대한변리사회 개요

대한변리사회(KPAA, The Korea Patent Attorneys Association)는 변리사법 제9조에 따라 대한민국 변리사를 회원으로 설립된 법정단체이다.

웹사이트: http://www.kpa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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