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5년 8월, 추천방송·유감방송’ 발표
◇ MBC <암니옴니> ‘‘파업’은 있고 이유는 없다?’
- 방송날짜 : 2005년 8월 19일(금) 밤 10시 50분
- 기획 김형철, 연출 최원석, 진행 윤용철, 취재 고현승
아시아나 조종사노조의 파업, 이유 있었다
지난 7월 17일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대다수 언론은 ‘억대 연봉자’ 운운하며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를 여론재판했다. 아시아나 항공사측은 교묘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노조의 요구사항 중 처우개선과 관련된 부분을 부각했고, 언론들은 ‘처우개선’ 외의 노조의 요구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으면서 조종사노조를 ‘귀족노조’로 몰아 부쳤다. 또 언론들은 휴가철 성수기에 항공기 결항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편과 수출 차질 등을 부각시켰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 노사는 협상의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8월 10일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8월 19일 방송된 MBC <뉴스플러스 암니옴니>는 “우리 사회와 언론의 비판의 목소리가 따갑지만 노조가 비난 여론 속에서 파업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도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며 “아시아나 항공 파업의 본질은 무엇이며 이를 다룬 언론의 문제는 없었는지”를 분석했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이날 방송된 MBC <뉴스플러스 암니옴니> ‘‘파업’은 있고 이유는 없다?’를 2005년 8월, ‘이 달의 추천방송’으로 선정했다.
“노조, 안전운항을 요구했다”
<뉴스플러스 암니옴니>(이하 <암니옴니>)는 “노조가 안전운항의 명분을 가지고 단체협약에 임했는데, 여론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렇게 된 데에는 언론의 책임이 적지 않다”며 조종사 노조의 요구조건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암니옴니>는 비행시간 축소, 음주측정 거부, 토익시험 폐지 등 여타 언론에서 ‘무리한 요구’이라고 보도한 내용들이 안전운항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암니옴니>는 노조의 ‘비행시간 축소’ 요구가 타항공사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높은 아시아나 조종사들이 안전운항을 하려면 ‘휴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음을 전했다. 실제 아시아나의 경우 ‘편승’(회사의 필요에 의해 조종사가 조종임무를 하지 않고 항공기를 타고 공항에서 다른 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시간을 비행시간에 포함시키지 않음으로써 항공법에 연 1000시간으로 비행시간이 제한된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는 다른 항공사들의 경우처럼 ‘편승시간’을 연 비행시간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음주측정 거부’는 음주측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비행전에 체혈을 할 경우 조종사에게 스트레스를 줘 안전운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국제조종사연맹의 ‘비행전 체혈금지 원칙’을 준수하기 위한 것으로 ‘음주측정을 위한 체혈금지’가 정확한 요구였다. ‘토익시험 폐지’ 역시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영어테스트를 2008년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또 다른 영어시험을 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긴급조정권의 정당성 따져
<암니옴니>는 정부의 긴급조정권에 대해서도 자세히 짚었다. <암니옴니>는 “법률상으로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경우로 규정한다”며 이번 파업이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쳤는지’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했는지’를 따졌다.
<암니옴니>는 “(화물운송의)상당부분이 대한항공으로 대체되었고, 국내선 승객은 KTX로 대체됐다”, “국민경제 전체로 볼 때 이번 파업은 아시아나가 입은 피해보다 훨씬 적다고 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또 파업 기간 동안 발생한 아시아나의 손실액도 “아시아나의 발표보다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라며 노동부와 증권가에서 집계한 손실액을 설명했다. 오히려 파업기간 동안 아시아나의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도 보도했다.
또 긴급조정권 자체가 “쉽게 말하면 준전시에 해당하거나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 상황에 사용하는 권리라는 것이 대개 노동법학회의 공통적인 의견”이라는 전문가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이번 아시아나 파업이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에 해당되기 힘들다는 점을 설명했다. <암니옴니>는 나아가 ‘긴급조정권’이 미국과 일본, 한국에만 있는 제도이고, 특히 ‘직권중재’는 한국에만 있다고 전하면서 “긴급조정권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노사 자율원칙을 훼손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아시아나 파업을 계기로 재계와 보수언론들이 항공사를 전기, 가스, 통신 등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 파업을 제한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노동탄압에 이용해오다가 지난 96년에야 해제된 것을 다시 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세계적인 추세에 비쳐봐도 옳지 않다는게 학계와 노동계의 대체적인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암니옴니>는 많은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다뤘던 아시아나 사내게시판의 조종사노조 비난 글에 얽힌 내막도 소개했다. <암니옴니>는 “회사게시판에는 노조의 파업을 비난하는 글이 대부분으로 그 이유가 있었다”며 취재진이 노조 관계자와 함께 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자 1분도 되지 않아 게시판 운영자에 의해 글이 삭제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조종사를 제외한 다른 직종의 노동자들과의 ‘갈등설’을 부각시킨 것에 대해 “정작 아시아나 일반노조는 파업 말기에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와의 연대파업을 선언했다”며 언론들의 보도가 과장된 것임을 밝혔다.
노사간의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대다수 언론은 사측의 주장만 부각하면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보도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일 때마다 많은 언론들은 파업의 원인과 노조의 요구사항을 왜곡하면서 노조를 비난하기에 바빴고 이 같은 언론보도로 인해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제약당했다고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종사노조 파업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억대연봉자’, ‘귀족노조’라며 조종사노조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그 어느 때보다 거셌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암니옴니>가 묻혀졌던 노조의 요구를 정확하게 전달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
앞으로도 <암니옴니>가 ‘매체비평’ 프로그램으로서 노동자들의 주장이 언론들에 의해 잘못 보도될 때 언론보도의 잘못을 지적하고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보도해 시청자들의 판단을 돕길 바란다.
2005년 8월 유감방송
◇ SBS <재미있는 TV천국> ‘BEST TV’·‘TV리뷰’
- 방송날짜 :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 연출 : 김원주, 진행 : 김미화 김범수
◇ MBC <NG스페셜 해피타임> ‘스타 현장속으로’
- 방송날짜 : 매주 일요일 오전 8시 55분
- 연출 : 석정우 신명훈, 진행 : 박수홍 최은경
자사 홍보에 그치는 ‘편집 재방송’ 프로그램
SBS <재미있는 TV천국>과 MBC <NG스페셜 해피타임>은 자사 프로그램을 재편집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드러내놓고 자사 프로그램과 출연 연예인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TV천국>의 ‘BEST TV’와 ‘TV리뷰’, <NG스페셜 해피타임>(이하 <해피타임>)의 ‘스타 현장속으로’ 코너는 그 정도가 심해 지상파 방송사가 자사의 홍보를 위해 전파를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SBS <재미있는 TV천국> ‘BEST TV’, ‘TV리뷰’와 MBC <해피타임> ‘스타 현장속으로’를 2005년 8월, ‘이 달의 유감방송’으로 선정했다.
2002년 4월부터 방송된 SBS <재미있는 TV천국>은 거의 모든 코너가 자사 프로그램 홍보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SBS 드라마의 옥의 티를 찾는 ‘딴지TV’, 한주의 SBS 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을 보여주는 ‘최고의 1분’, 화제의 인물이나 프로그램을 분석하는 ‘BEST TV’, 자사 프로그램 중 한가지씩을 재편집해서 보여주는 ‘TV리뷰’로 이뤄져 있다. 그 가운데 ‘BEST TV’와 ‘TV리뷰’는 자사 프로그램 홍보에 가장 노골적이다.
화제의 인물이나 프로그램을 분석한다는 ‘BEST TV’의 8월 한 달 동안 방송을 보면 탤런트 김정은(8/6), 정준호(8/27)를 소재로 해 자사 드라마 <루루공주>를 홍보하거나, <X맨>(8/13)과 <해변으로 가요>(8/13)의 인기장면을 편집해서 다시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편집 재방송’은 ‘TV리뷰’ 코너에서 더욱 심각했다. 8월 한달 동안 나레이션조차 거의 없이 자사 프로그램 중에서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반응이 괜찮았던 장면을 편집해 방송하는 수준이었다.
자사 프로그램 홍보는 MBC <해피타임>의 ‘스타 현장속으로’ 코너에서도 비슷하게 드러났다. ‘스타 현장속으로’는 특정 연예인의 활동(영화, 콘서트, 드라마, 뮤직비디오)을 홍보하면서 더불어 자사의 프로그램까지 홍보했다. 그밖에 과거에 방송된 MBC 프로그램을 특정 소재로 묶은 ‘그땐 그랬지’와 프로그램 제작과정이나 연예인의 숨겨진 이야기를 테마별로 모은 ‘찾아라 뭐야뭐야’, 자사 프로그램과 영화나 광고에서 ‘옥의 티’를 찾는 ‘옥의 티를 찾아라’ 등도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자사 프로그램 홍보’는 아니지만 과거 프로그램 소개 등 간접적인 ‘자사홍보’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스타 현장속으로’에서 차승원과 이범수를 다룬 방송을 보면 이들이 출연한 영화 홍보와 함께 바로 다음날 방송될 <무모한 도전>의 주요장면을 편집해 보여줌으로써 마치 <무모한 도전>의 예고편에 가까운 홍보효과를 냈다. 이밖에 21일 방송분에서는 자사 드라마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김민종, 최강희, 심지호, 김아중을 집중소개해 자사드라마와 출연 연예인을 띄웠고, 7일 방송분에서는 가수 이승철을 다루며 그가 출연한 자사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알렸다.
지상파 프로그램이 공공연하게 자사 프로그램을 홍보하는데 급급한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방송사들이 올 가을개편에서 자사 프로그램을 편집해서 다시 내보내는 형식의 프로그램을 개선해 정보다운 정보, 오락다운 오락을 제공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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