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제2기 교육혁신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자리에서 “94~97년 문민정부 시절의 교육개혁안이 기조는 바로 잡혀있는 만큼 (위원들께서) 들여다보시고 한 번 더 점검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달라”면서 이 같이 당부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요약한 것이다.
□ 아이디어 수용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구가 위원회
중요한 일을 맡아줘 고맙습니다. 정부,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일이 어찌 보면 그럴 듯한데 또 보면 실속 없는 감투입니다. 의욕을 갖고 열심히 하면 기여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권력도 없고 생기는 것도 없는 자리입니다. (이런 사정을) 잘 아실텐데 중요한 일을 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무원들도 일을 잘하는데 하던 일을 놓치기 싫어하고 새로운 일을 하기 싫어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자기들이 하는 일이 완벽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외부의 비판을 거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기 싫어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스스로 한 제안도 토론을 통해 논리적으로 검증하고, 경험을 통한 실질적인 검증도 할 수 있는 기구가 위원회입니다. 참여정부는 위원회를 다양하게 활용한 정부라는 말이 나중에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위원회가 분야별로 다양합니다. 학계의 의견, 시민사회의 실무경험, 그리고 현장의 경험을 두루 반영할 수 있게 구성된 것이 위원회입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시민들, 전문가들에게 현장의 얘기를 많이 담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우 중요합니다.
□ 국민 신뢰·공감대 없는 정책 동요하게 마련…함께 극복해야
다만 교육혁신위원회는 그동안 일을 많이 했다고 할 수 있고, 어찌 보면 아쉽습니다. 출발부터 노사관계를 잘하고 싶었는데 첫 단추도 껴보지 못하고 아직까지 표류하고 있습니다. 교육 또한 후보 때 교육주체에게 (교육문제를) 맡기겠다고 했는데 원론적인 인식 아니었나 싶습니다.
뭘 맡기기보다 출범하면서부터 교육단체와 충돌했으며, 이 역시 미봉하고 넘어갔습니다. 그 이후 어떤 일도 잘 못 풀고 있습니다. 교육주체인 선생님 쪽 의견이 정파적으로 나뉘어져있고,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개혁방향과 시민단체의 개혁방향도 많이 부닥치고 있습니다.
교육주체 중심의 개혁이 엄두가 안 났습니다. 그런 가운데 몇 가지 기본을 지켜가는 수준에서 국민적 합의도 못 이뤘습니다. 따라서 (교육혁신위원들의) 부담이 많을지 모르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좋은 안도 주시고 여러 다양한 의견을 절충하고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정책이 좋은 것 같아도 학교 현장에서 수용이 잘 되지 않아 고치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수용되도록 하는 것도 정부의 책임이고, 수용이 되더라도 국민이 신뢰하고 공감대·합의가 모아지지 않으면 끊임없이 동요하게 마련입니다. 불신이 있는 동안에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동요합니다. 언론도, 여러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여러 방면에서 자기 마음에 안 들면 흔듭니다. 함께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보육비·사교육비 문제 해결 될 것…장기적으로 우리 교육 낙관
며칠 전 저출산·고령화위원회 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국이 출산 안하는 이유가 교육비, 교육걱정 때문에 안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젖먹이면서 아이 키우는 게 막막하고, 또 보육비, 사교육비 막막하고 엄두가 안 나는 현실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 마시라. 보육비는 정부가 전면으로 지원하겠다. 아이는 부모가 키우나 들어가는 비용은, 가난해서 아이를 못 키우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학교 가는 것인데, “사교육은 특별히 욕심을 내서 특별한 재능을 키우기 위한 것이지, 대학을 가기 위해, 필수 과제를 위해 사교육을 받는 일은 10년 내에 없어질 것”이라고 큰 소리 쳤습니다. 실제 믿음이 그렇습니다. 초중등 교육에 관해서 말한 것입니다. “안될 것 같지만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하나는 국가경쟁력에 대한 국제연구기관의 평가가 나오는데, 노사관계가 60개국 중에 59위였고, 교육이 52위쯤입니다. 자세히 보면 교육은 기업들의 요구를 충족 충족하느냐가 기준이지 일반적인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52위입니다. 대학교육이 난처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 기술경쟁력은 세계 2위이고 과학경쟁력은 세계 6위입니다. 모순되죠. 교육이 실패했는데 어떻게 기술과 과학 경쟁력이 2위와 6위가 될 수 있겠습니까. 기업하는 사람들이 당장 구미에 안 맞아 설문에 나쁘게 답했거나 실제 그런 면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우리 대학 교육이 그리 한심하다면 전반적인 경쟁력이 그렇게 올라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큰 틀에서는 비관적으로 봐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 나가면 “한국 교육을 배우고 싶다”고 합니다. 독일에서 그랬습니다. 그래서 혼란스럽습니다. 아주 혼란스럽습니다.
장기적으로 노력하고 합의·신뢰 수준을 높이면 이 문제가 잘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한 번 더 점검해 주십시오.
□ 94~97년 문민정부 교육개혁안 점검해 달라
94~97년 문민정부 시절의 교육개혁안을 열심히 본 편인데 전문가가 아니어서 자세히 모르지만 기조는 바로 잡혀있고, 그 뒤에 특별한 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위원들께서) 들여다보시고 한 번 더 점검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주십시오.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주체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하고 있는 일이 전망이 있으면 금방 안 된다고 흩트리지 말고 인내심과 믿음을 갖고 버티고 밀고 나가는 끈기로 괜찮은 것들은 합의 수준을 높여 안착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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