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군대 두 번 가야했던 기가 막힌 사연
촬영이 촬영인지라 현장에서는 때 아닌 군대시절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설경구는 “악기 사러 나간다고 외출 나와서는, 술 먹고 들어가 마이크 스탠드로 죽지 않을 정도로 맞았다.”며 ‘문선대’ 특유의 무용담(?)으로 운을 뗐다. 특히 1988년 올림픽이 한창 일 때 자대 배치를 받아, 금메달 따는 걸 앉은 차려 자세로 지켜봐야 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따도 신병이라 마음 편하게 기뻐할 수 없어 무척 힘들었다. 하필이면 그 해 우리나라가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서 마음 고생(?)이 무척 심했다.”고 재미난 에피소드를 덧붙였다. 현장 스태프들 사이에도 기막힌 ‘인연’이 있었다. 신병의 사고로 군 감호소 신세를 져야 했던 한 스태프는 영화 <사랑을 놓치다>의 촬영현장에서 우연히 당시 헌병으로 복무했던 이를 만났던 것. 다행히 두 사람 사이에는 ‘신체적인 접촉’이 없어서 한바탕 웃음으로 넘길 수가 있었다. 반면 이날 ‘우재’의 군대 시절 연기에 가장 골몰한 사람은 바로 추창민 감독. 방위 출신이었던 추창민 감독은 친구들의 경험담을 살짝 커닝했노라 고백했다. 그는 “나의 경험담과 친구들의 경험담, 그리고 친구를 면회 갔을 때 기억을 되살려 시나리오를 썼다. 충분한 고증(?)을 거친 만큼 리얼리티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후 촬영에는 짧은 머리 스태프들이 맹활약하는 재미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전 촬영을 끝내고 보조 출연자들을 돌려보낸지라, 오후 촬영에는 스태프들이 직접 군인복장을 하고 연기에 임해야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 배역이 군인인지라 스태프 가운데 머리가 가장 짧은 이들만을 선별해 조직한 ‘별똥대’가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고. 설경구의 멋진 군복 맵시는 2006년 1월 극장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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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방 2272-2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