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톤과 한국의 소리가 만나는 콘서트, 엄진경과 친구들의 일렉톤 콘서트
일렉톤이라는 악기의 이름을 처음 듣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일렉톤은 오케스트라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전자 오르간이다. 전자 악기이지만 연주자의 기량이 매우 중요한 클래식 악기라고 할 수 있다. 로렌스 해먼드가 1929년 처음 전자오르간을 개발하여 1939년 ‘해먼드 오르간’이란 레이블로 시판한 이래 수없이 많은 전자오르간 제작사들이 생겨났다. 일본의 악기 제작사 야마하는 1959년 엘렉톤이란 이름의 오르간을 생산했는데, 이것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 오늘날 ‘일렉톤’의 모습으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일렉톤은 한 사람의 연주자가 오케스트라의 모든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간편함 때문에 그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관현악이 필요한 오페라나 합창, 무용, 발레 등의 공연에서 일렉톤의 역할은 빛이 납니다. 하지만 일렉톤 연주자들은 늘 반주에 머무르는 아쉬움을 씻을 수 없다. 어찌 보면 일렉톤 연주자들은 새로운 음악 세계로 가는 과도기를 걷고 있는 외로운 예술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렉톤 연주자 엄진경은 스스로의 길을 직접 여는 연주자라 할 수 있다. 일렉톤이 무대에서 반주 역할이 아닌 연주의 중심이 되는 공연은 한국에서는 매우 드믄 경우이다. 그녀는 일렉톤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일렉톤 안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다양한 소리가 들어있어요. 하지만 아무나 그 모든 소리를 다 꺼낼 수는 없습니다. 천차만별함 때문에 편곡이 아주 중요해요. 기존의 곡들이 이 악기를 통해 나올 때 그것들은 전혀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탄생하는 겁니다.”
엄진경은 과연 어떤 소리를 꺼내어 우리의 귀와 마음을 감동시킬까요?
‘엄진경과 친구들’이라는 타이틀로 준비되는 이번 공연은 대부분 엄진경이 직접 편곡, 작곡한 곡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녀와 함께 할 친구들은 일본인 일렉톤 연주자 시미주 노리꼬(Shimizu Noriko), 나카지마 나오꼬(Nakajima Naoko), 푸지사키 히로꼬(Fujisaki Hiroko)와 소릿꾼 최수정, 소금 김종욱, 기타 이성준, 드럼 임현택이다.
악기편성을 보다시피 역시 현대음악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크로스오버이다. 판소리와 소금으로 울리는 우리 전통음악과 가장 현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렉톤과 기타, 드럼이 한 무대 위에서 서로의 장르를 뛰어넘는 소통의 장을 펼칠 것이다. 주로 귀에 익은 곡들이 일렉톤과 전통악기에 맞게 재 편곡되어 새로운 곡으로 연주되고 엄진경이 작곡한 ‘아리랑’과 ‘무념(無念)’이 연주될 예정이다.
‘아리랑’은 2002 한일 월드컵 개최를 기념하는 ‘한일 무용의 만남’을 위해 작곡한 작품으로 아리랑의 선율에 담겨 있는 ‘한’의 정서를 대표적 전통 장단인 굿거리에 펼쳐 놓아 ‘신명’으로 승화시키고자 정성을 기울였다고 한다. 또한 ‘무념’은 현대서양음악에 속하는 장르로 인생의 탄생에서 성장, 청춘, 그리고 현재의 희노애락, 마지막으로 미래의 희망과 꿈을 한국 전통 장단의 다양한 음악적 느낌으로 대체해 보고자 한 곡이다. 엄진경은 일렉톤에 의해 다양한 현대 음악적 연주 기법이 가미되면서 전통 무속음악에 담겨있는 서사성이 오히려 잘 표현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공연 준비를 위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찾은 엄진경은 무대에 들어서자마자 악기 배치를, 그리고 자신의 음악이 공연장에 가득차있는 상상을 한다. 일렉톤을 낯설어 하는 관객들의 표정까지 먼저 볼 수 있었을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예술에 있어서도 현대 기술을 받아들이고 편견을 버려야하는 분명한 이유를 그녀의 음악을 통해서 깨닫게 되리라는 것이다.
■ 공연 내용
1. Concierto de Aranjuez-작곡 : Joaquin Rodrigo, 편곡:엄진경
Electone-엄진경 Guitar-이 성준
작곡가 Rodrigo는 세 살때부터 시각장애인으로서 20살 파리에서 작곡콩쿨1등 이후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39년에 씌어진 이 명곡 ‘Concierto de Aranjuez'는 기타곡 중에서도 유명한 곡. 특히 2악장의 멜로디가 널리 유명하게 알려져 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3/4과6/8)The Hemiola (헤미올라)르네상스 이후에 스패니쉬 음악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1악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2.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Hensel and Gretel) 중2막 2.3장 기도~판토마임
작곡 : Engelbert Humperdinck, 편곡 : 엄진경
Electone- 엄진경, Shimizu Noriko, Nakajima Naoko, Fujisaki Hiroko
독일 작곡가 Engelbert Humperdinck 의 오페라를 Electone 4대로 연주. 헨젤과 그레텔이 숲 속에서 과자의 집을 찾는 도중 길을 잃어 기도를 하다가 잠이 들었을 때 꿈 속에서 천사들이 나타나 춤을 추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성악이 없이 오케스트라 연주부분으로 이번공연에선 일렉톤 4대를 위한 곡으로 편곡이다.
3. 두 연주자의 메드리식 의 연주로 시작하여 Shimizu선생의 solo로 이미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은 일본 찬송가를 소개한다.
1) Gregorian Chant 중 Santus-Missa VIII( de Angel's)
2) Amazing Grace-영국 traditional 편곡 : Shimizu Noriko
Electone-엄진경, Shimizu Noriko
3)Gloriosa Symphonic Poem for Band 중 Dies Fetus(축제)
-작곡 : Ito Yasuhide 편곡 : Shimizu Noriko
Electone-Shimuzu Noriko
이 작품은 근년 작곡된 일본인 작곡가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얻었다. 곡 중 중요한 테마 겸 제목이기도한 Gloriosa란 나가사키지방에서 옛날부터 전해온 찬송가다. 나가사키는 일본에서 서양문화가 먼저 들어오고 크리스도교가 처음에 뿌리를 내린 장소이기도하다. 일본에서는 에도시대(1603-1861) 크리스도교 금지령으로 크리스도교도를 탄압하고 수많은 신도들이 희생이됐다.
그들은 약200년 계속된 탄압 속에서도 숨어서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찬송가를 지켜왔다. 이곡은 그들이 지켜오고 전해온 찬송가하고 민요 "나가사키 부라부라부시"가 믹스된 것이며 서양음악하고 일본음악을 융합시킨 것이다. 원래 취주악을 위한 곡이지만 오케스트라를 상정하고 편곡을 했다. 엘렉톤은 편리한 기능이나 풍부한 음향으로 이야기 거리가 되기 쉽지만 그것을 초월하는 살아있는 '사람'의 열정을 담긴 음악을 느낄 수 있게 소중한 기도를 드리면서 연주한다.
4. 바위고개-작곡 : 이흥렬, 편곡 : 엄진경
piano : 엄진경, Electone : Shimizu Noriko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우리나라 가곡 바위고개를 piano concerto 로 편곡하였다. 여기서는 Electone이 orchestra의 역할을 하며 piano를 보조하여준다. 넘어도 넘어도 힘든 바위고개를 살아오신 우리 부모님들을 생각하며 편곡 하였다. 그렇지만 그 인생은 아름다웠음을.
5.Musical Guys & Dolls(아가씨 와 건달들) 중 Overture
-작곡 : Frank Loessor, 편곡 : 엄진경
Electone : 엄진경, Drum : 임 현택
유명한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로서 과거에 영화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다. 도박사 와 선교사 아가씨의 사랑 이야기이며 아름다운melody와 comic한 느낌의overture를 Jazz의 느낌을 살려 편곡하였다.
휴식 시간(Intermission)
6. 아리랑 (8:55)
편곡 : 엄진경/ Electone : 엄진경
2002 한일 월드컵 개최를 기념하는 ‘한일 무용의 만남’을 위해 한국의 대표적 민요인 아리랑을 일렉톤의 다양한 음악적 표현이 가능하도록 새롭게 편곡한 곡으로 일본에서 초연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연주된 바 있다. 아리랑의 정서적 본질은 ‘한’과 ‘신명’이다. 우리 민족의 ‘한’은 ‘슬픔’을 대체 할 수 있는 표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신명’을 그 이면에 감추고 희망을 굳건히 담보한 정서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한’과 ‘신명’은 서로의 이면에서 서로를 보완하는 정서이다. 아리랑의 선율에 담겨 있는 ‘한’의 정서를 대표적 전통 장단인 굿거리에 펼쳐 놓아 ‘신명’으로 승화시켜 보고자 했다.
7. 하얀 바다(10분~15분)
작곡 : 황호준, Electone 편곡 : 엄진경
Electone : 엄진경, 소리 : 최수정, 소금 : 김종욱
강원도 지역의 전통 음악에서 사용되는 선율인 ‘메나리’를 주제로 한 곡으로 이번 무대에서 위촉 초연되는 곡이다. 전통 소리에서 표현되는 ‘음’의 변화는 ‘메나리’의 선율적 특징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며, 소금은 ‘메나리’의 선율에 춤을 추며 특유의 맑은 음색을 극대화 시킨다. 전통소리와 소금은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일렉톤은 이들의 화해를 적극적으로 주선하며 새로운 방향으로 음악을 이끌어 간다.
(작곡가 의 곡 해설)
바다의 수평선은 항상 평온하다.
모든 경계가 갖는 긴장감을 느끼기 힘들정도로 평온하다.
하지만 육지와의 경계는
거품이 되어 부서지는 파도만큼이나 격렬하다.
평온한 듯 보이는 푸른 바다는
격렬한 파도가 되어
스스로 하얗게 부서지면서 비로소 경계를 허문다.
이토록 바다의 끝자락은 처연하다.
나는 오늘 육지와의 화해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바다 끝자락의 몸짓을 내 마음에 담아 노래한다.
8. 무념(無念) (15:01)
작곡 · 편곡 · 연주 : 엄진경
이 곡은 음악 장르로는 현대서양음악에 속한다, 그러나 인생의 탄생에서 성장, 청춘, 그리고 현재의 희노애락, 마지막으로 미래의 희망과 꿈을 한국 전통 장단의 다양한 음악적 느낌으로 대체해 보고자 하였다. 한국 전통 장단인 진쇠, 엇모리, 올림채는 무속음악에 사용되는 대표적 장단이다. 각각의 장단은 이 곡을 관통하는 일관된 리듬 호흡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렉톤에 의해 다양한 현대 음악적 연주 기법이 가미되면서 전통 무속음악에 담겨있는 서사성이 오히려 잘 표현될 수 있었다. 부분적으로 디지털 음원 샘플을 사용하여 사물놀이의 리듬을 표현해 보았는데, 음색의 복원 보다 전통 장단의 호흡의 느껴질 수 있는 민족적인 그루브에 대한 고민으로 완성에 많은 공을 들인 곡이다.
■ 출연진
Eletone 엄진경
시미주 노리꼬 Shimizu Noriko
나카지마 나오꼬 Nakajima Naoko
후지사키 히로꼬 Fujisaki Hiroko
소리 _ 최수정
소금 _ 김종욱
Guitar _ 이성준
Drum _ 임현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21세기 들어 규모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건립되어 선진국형의 자율 주도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공 아트센터이다.
웹사이트: http://www.sori21.co.kr
연락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홍보담당 한지영
063-270-7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