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자리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2년 4월 22일 서울시장 선거 때 후보 자격으로 여기서 토론한 바 있습니다만, 3년 반이 지나 서울시장으로서 다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후보 시절에 시민들에게 따뜻한 서울, 편리한 서울, 활기찬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시장이 된 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척 노력해 왔습니다.
제가 시청에 들어와서 처음 한 일은 중증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채로 탈 수 있는 특수차량을 주문제작하여 운행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이를 돌보는 보육원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저는 취임한 그 해에 제가 예전에 살던 달동네를 가봤습니다. 그곳은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문이 잠긴 단칸방이 있어서 문을 열어봤더니 치매노인 혼자 쓸쓸이 누워있었습니다. 저는 세계적인 도시라는 우리 서울에 아직도 이렇게 어둡고 소외된 곳이 있는가 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저소득층의 중증 치매노인들을 모두 모셔다가 돌아가실 때까지 가장 좋은 시설에서 사실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 시작하였고, 내년이면 모든 분들을 모시게 됩니다.
되돌아보면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서울광장의 분수대에서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작은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놓았더니, 많은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놀러 왔습니다.
생활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울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가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시에 와서 공직사회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공무원들에게 국제 감각과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습득하게 해서 미래 행정의 모델을 새로이 만들어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한 기대는 일을 통해서, 또는 교육을 통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먼저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근무 환경이 형성되었고, 업무의 효율과 생산성을 따지는 자세가 정착되었습니다.
청계천을 예로 들겠습니다. 청계천 복원은 복잡한 갈등을 해소한 모범사례로 국제사회가 평가하고 있습니다. 청계천 주변의 22만 상인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은 처음에 적극적으로 반대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관된 원칙으로 이들을 대했고, 약 4,200번이 넘는 만남을 통해 꾸준히 설득했습니다. 모든 공무원이 자신의 일처럼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이처럼 고객 위주의 능동적인 자세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변화는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일을 많이 하면, 돈이 많이 들어서 빚을 많이 지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다릅니다. 국가부채는 200조 원을 돌파해서 300조에 이르고 있지만, 서울시는 ‘경영마인드’를 도입하여 부채를 줄이면서도 일은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산을 절약해서 절반은 부채를 줄이는데 쓰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문화, 복지 등 새로운 사업을 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일부터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각계각층의 시민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게 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한 것이 청계천 사업의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국책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청계천은 시민에게 신뢰받으면 그 어떤 어려운 일도 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면한 그 어떤 난관도 국민의 신뢰를 받으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혹자는 대중교통을 개편하면서 “서울시장이 독단적으로 일한다, 너무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버스개혁을 오래전부터 검토한 후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공무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일을 추진해 왔습니다.
버스회사의 사주와 기사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모여서 ‘버스개혁위원회’를 만들었고, 경실련 사무총장이 위원장이 되어 충분한 협의 끝에 합의를 도출해 냈습니다.
대중교통개편은 1년이 지난 지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세계의 여러 대도시에 경험과 노하우를 수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천만 인구가 살고 있는 거대도시입니다. 거대도시가 방대한 도시교통체계를 한꺼번에 대대적으로 수술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지구촌의 여러 대도시들이 우리 것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세계대중교통학회가 ‘최초의 성과’임을 인증했고, 런던은 벤치마킹을 하고 있고, 북경과 이스탄불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시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일하고, 시민사회의 힘을 빌려서 예산을 절약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뚝섬의 ‘서울 숲’이 문을 열자, 많은 분들이 그곳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하이드파크’나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지고 시냇물이 흐르는 도심 속의 자연이라서 그런지 사랑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시는 ‘서울 숲’을 조성할 때, 기업 및 시민단체와 함께 ‘그린트러스트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운동에 참여해서 자비로 나무를 심었고, 그런 열정이 모였기에 숲을 빨리 조성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때 서울시가 예산만을 투입했더라면 아주 힘들었을 것이고, 공사 기간이 늘어났을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영시정’은 낭비를 줄이고, 시민의 세금을 절약하는 전략적인 측면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시민사회와의 협업을 통해 시스템 전체의 역량을 모으는 전략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서울시는 2003년 유엔(UN) 조사에서 ‘세계1위’의 전자정부로 평가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와 정보통신기술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하노이, 울란바타르 등 여러 도시들과 상담하여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고, 한국 기업들의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21세기는 세계화시대입니다. 이러한 때에는 기업과 정부가 협업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부 경쟁력,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가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조선, 반도체 등 여러 산업에서 세계1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듯이, 서울시의 행정에서도 세계1위를 기록하는 분야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시는 공공서비스 생산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저는 균형발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 하나만 놓고 봐도, 지역간 균형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도시경쟁력을 높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균형을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해 보면,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가균형발전의 취지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처방에서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시는 강북 발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간 균형발전을 이유로 강남의 것을 빼앗아 강북에 억지로 옮겨 놓지는 않습니다. 강남은 강남대로 친환경적으로 발전시키고, 강북은 강북대로 새롭게 발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강북은 강남에 없는 특유의 역사와 문화를 잘 살려서 창조적인 도시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균형발전도 그런 식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의 모든 지역이 차별화된 발전을 이루도록 자율을 주는 게 바람직하고, 이를 위해 지방분권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문화예술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시는 세계일류의 문화도시를 목표로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을 리모델링했고, 새롭게 태어난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저는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문화예술의 수준도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존경받는 사회가 되고, 품격 있는 도시가 되고, 경쟁력 있는 나라,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문화민족입니다. 정부가 문화 진흥에 적극 나서고, 우리 스스로가 재능을 잘 발굴해 나가면 문화 선진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 불, 3만 불의 선진국이 될 텐데, 서울시는 그에 걸 맞는 문화도시의 모습을 미리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서울시는 그간 청계천, 서울 숲, 도심 광장, 뉴타운 등 도시환경의 개조에 힘써 왔습니다.
이러한 도시환경의 변화, 그리고 도시문화의 변화가 함께 이뤄진다면 시너지를 창출하게 될 것이고, ‘세계일류도시’가 되려는 서울의 꿈도 앞당겨 실현될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면, 서울시는 나름대로 이론과 전략, 방법론을 갖고 변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먼저 ‘경영마인드’로 자신의 변화부터 시도했고, 시민사회와의 협력으로 변화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면서 ‘신뢰’와 ‘참여’라는 사회자본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도시의 하부구조(도시환경)와 상부구조(도시문화)를 순차적으로 변화시키고, 이들이 제 자리를 찾도록 화학적인 융합에 힘쓰고 있습니다.
서울의 변화는 서울만으로 그치는 게 아닙니다. 지구촌이 서로 의존하고 살아가는 요즘에는 한 도시의 변화가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청계천, 대중교통개편도 과거 같으면 우리만의 변화, 우리들의 잔치로 국한될 수 있었겠지만, 요즘은 세계 전체가 서로 배우고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서울시는 공공부문의 경쟁력, 정부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국력을 키우는데 보탬이 되도록 더욱 빠른 변화에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서울시에 애정을 갖고 도움을 주시는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임기를 마칠 때까지 서울을 세계일류도시로 만드는 일에 매진할 것입니다. 서울시의 도전에 끊임없이 조언해 주시고, 성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서울특별시청 개요
한반도의 중심인 서울은 600년 간 대한민국의 수도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현재 서울은 동북아시아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을 공공서비스 리디자인에 참여시킴으로써 서울을 사회적경제의 도시, 혁신이 주도하는 공유 도시로 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seoul.go.kr
연락처
언론담당관 02-731-68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