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과 국내기업의 진입·퇴출간의 관계'

서울--(뉴스와이어)--중국은 일본 다음으로 큰 우리나라 제2의 수입상대국으로서 2004년 현재 우리나라 총수입의 13.2%에 달하는 295.8억달러(통관기준)를 중국으로부터 수입.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경제위기 직후인 1998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유지하여 왔으며 특히 2000년대 들어 더욱 빠른 증가세를 시현. 더욱이 최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목 중 자본재의 수입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03년부터는 자본재 수입액이 소비재 수입액을 크게 상회하기 시작. 2004년 현재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중 자본재의 수입비중은 35.5%로서 소비재의 수입비중인 25.3%보다 높은 수준임. * 자본재에는 국내기업들의 생산활동에 필요한 전기·전자·기계 부품 등이 포함되어 있음.

한편 OECD의 기준*에 따라 국내산업을 기술수준별로 나누어 보면 고기술 및 저기술 산업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율(import penetration ratio)**이 높은 반면 중기술 산업에서는 수입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음. 따라서 중기술 산업이 다른 기술 수준의 산업에 비해 중국의 수입침투로부터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고 있으며
중국 수입침투율이 높은 고기술 산업과 저기술 산업에 있어서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존재. 즉 고기술 산업의 경우에는 중국으로부터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를 주로 수입함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활동에 보완적인 효과(complementary effect)를 창출할 수 있으며 저기술 산업의 경우는 주로 최종소비재를 수입함으로써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소비재와 경쟁함으로써 대체적인 효과(substitution effect)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

* OECD 기준에 따른 기술수준별 산업분류
- 고기술 산업: 사무용·컴퓨터 장비, 전자산업, 영·음향 및 통신장비, 항공기 제조업
- 중기술 산업: 석유화학, 비전기/전기기계, 자동차 및 트레일러, 의료·정밀·광학기기 및 시계 제조업, 코크스·석유정제품 및 핵연료 제조업,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비금속광물제품, 제1차 금속산업, 선박제조업
- 저기술 산업: 음식료품, 섬유제품, 봉제의복 및 모피제품, 가죽·가방 및 신발, 목재 및 나무제품, 펄프·종이 및 종이제품, 출판·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
**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율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 (국내기업 출하액 + 총수입액)’으로 정의되며, 해당산업의 제품에 대한 국내의 총수요 중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

본고에서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국내기업의 산업별 진입·퇴출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수준에 따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함.

산업별 진입률 및 퇴출률과 중국수입침투율

본 절에서는 간단한 계량모형을 이용하여 산업별 진입률 및 퇴출률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율 간의 관계를 분석.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율이 기술수준별 산업군에 각각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검증하기 위하여 전체산업을 OECD 기준에 따라 고기술, 중기술 및 저기술 산업군으로 분류하여 분석. 산업별 진입·퇴출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타 설명변수로서 각 산업의 자본장비율, 인적자본비율, 이윤율 등의 산업별 평균값을 고려

먼저 산업별 진입률 및 퇴출률을 산업별 자본장비율, 인적자본비율, 이윤율 및 중국수입침투율에 대하여 회귀분석한 결과를 보면, 산업별 진입률 및 퇴출률에 대한 중국수입침투율의 영향은 저기술 산업에서 가장 크게 나타남. 즉 저기술 산업에서의 중국수입침투율의 증가는 동 산업에서 새로운 기업의 진입을 제한함과 동시에 기존기업의 퇴출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 이는 (중국수입침투율 × Dl)의 추정계수가 진입률에 대한 분석에서는 음(-)의 부호를 가지며 퇴출률에 대한 분석에서는 양(+)의 부호를 가지고 두 경우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추정치이기 때문임. 또한 중기술 산업에서는 중국수입침투율의 증가가 동 산업에서 새로운 기업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퇴출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추정.

한편, 고기술 산업에서는 기업의 진입률 및 퇴출률이 중국수입침투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를 가지지 못하고 있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고기술 산업 내의 국내기업 진입·퇴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 산업별 진입률 및 퇴출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 중에서는 산업의 자본장비율이 두 경우 모두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자본장비율이 일종의 진입 및 퇴출장벽으로 작용하여 자본장비율이 높은 산업에서는 진입과 퇴출이 모두 상대적으로 저조함을 시사

이러한 결과는 산업의 기술수준에 따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가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비교열위에 있는 저기술 산업에 있어서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국내산업을 대체하는 효과(substitution effect)를 초래하나 비교우위가 강하게 형성되어 가는 고기술 산업에 있어서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가 높다하더라도 이러한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됨.
한편, 중기술 산업의 경우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가 새로운 기업의 진입측면에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쳐 이러한 대체효과가 저기술 산업에 비해서는 다소 약하지만 고기술 산업에 비해서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됨.

그러나 저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대체효과가 우리경제에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님에 주의하여 해석할 필요. 기업의 활발한 진입과 퇴출은 경제전체적인 자원의 재배분을 통해 동태적 비교우위(dynamic comparative advantage)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매커니즘임을 감안할 때, 저기술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대체효과는 비교우위를 상실한 부문에서 활발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 따라서 정책의 주안점은 시장원리에 따라 이러한 진입과 퇴출이 보다 활발해져 구조조정이 원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입 및 퇴출장벽을 낮추는 것에 두어야 할 것임.

선진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를 감안한 경우

지금까지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만을 고려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상대적으로 자본 및 기술수준이 높은 OECD국가들로부터의 수입침투율도 감안하여 분석함으로써 추가적인 시사점을 도출. OECD수입침투율도 중국수입침투율과 마찬가지로 고기술, 중기술 및 저기술 등 기술수준에 따른 산업군으로 구분하여 분석.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에 대한 추정계수는 그 부호, 크기 및 통계적 유의성이 크게 변하지 않아 위에서와 동일하게 해석될 수 있음.
즉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침투는 저기술 및 중기술 산업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며 고기술 산업에 있어서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

OECD수입침투율은 저기술과 중기술 산업에서 진입률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데, 이는 저기술 및 중기술 산업 내에서도 OECD 국가들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에는 기업들의 진입률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됨. 예를 들어 식품가공 및 저장처리업 및 특수사(特殊絲) 제조업은 음식료품 및 섬유제품으로서 저기술 산업으로 구분되나, 저기술 산업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에 속하며 이들 산업에 대한 OECD 수입침투율과 국내기업의 진입률은 모두 높은 수준임.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전반적으로 중국 및 OECD 등과의 수입관계가 국내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하여 저부가가치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부문으로의 자원재배분을 촉진하고 있음을 시사. 즉 저기술 및 중기술 산업에서 이미 중국 등에 비교우위를 잃은 산업에의 진입이 어려워지고 퇴출이 증가하는 대신, 같은 저기술 및 중기술 산업 중에서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자본과 노동 등 생산자원이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 또한 고기술 산업에 대한 추정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하여 구조조정의 방향이 고기술 산업으로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

요약 및 시사점

본고에서는 국내기업의 산업별 진입 및 퇴출 행태가 해당산업의 제품에 대한 국내총수요 중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과 어떠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관계가 기술수준에 따른 산업군별로 어떻게 달리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하여 분석.

우리나라가 비교열위에 있는 저기술 제조업의 경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새로운 기업의 진입을 제한함과 동시에 기존기업의 퇴출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진입·퇴출을 통한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

중기술 산업의 경우는 기업의 진입을 제한하는 효과만이 존재하여 저기술 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고 있으며 중국에 비해 아직까지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고기술 산업에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추정. 또한 저기술 및 중기술 산업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구조조정은 중국 등 개도국들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저부가가치 산업으로부터 OECD 등 선진국들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원재배분이 이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

저기술 산업 및 일부 중기술 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구조조정은 경제전체적인 자원의 재배분을 통해 동태적 비교우위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매커니즘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 따라서 향후 정책적 주안점은 시장원리에 따라 이러한 진입과 퇴출이 활발해져 보다 많은 기업들이 고기술·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행하는 구조조정이 보다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진입 및 퇴출장벽을 낮추는 것 등에 두어야 할 것으로 판단됨 - KDI 부연구위원 최용석

한국개발연구원 개요
한국개발연구원은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수립과정에서 경제·사회개발 정책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 기관의 필요성에 따라 1971년 3월에 설립된 연구기관으로서 국민경제의 발전 및 이와 관련된 여러부문의 과제를 연구·분석함으로써 경제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증진시키며, 국제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국가의 경제정책 수립과 경제발전에 이바지 할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웹사이트: http://www.kdi.re.kr

연락처

KDI 대외협력팀 강승룡 958 - 4030, 011-702-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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