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 후 아파트 값은 지역별, 평형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강남권이 비강남권보다, 평형별로는 중대형 아파트가 소형 아파트보다 큰 폭의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 인상 후 강남권과 비강남권 모두 하락세를 이어 갔지만 실거주자들이 많은 비강남권에 비해 투자자들이 몰린 강남권의 하락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이자 증가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콜금리 인상 발표 후 이자 부담이 높아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연초 4억 3,000만 원까지 올랐던 대치현대 26평형의 경우 최근 3억 6,000만 원에 매물이 나오는 등 급매물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로 부동 자금이 금융권으로 몰린 것도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키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난 1999년 5월부터 4.75%를 유지하던 콜금리는 2000년 2월과 같은 해 10월 두 번에 걸쳐 각각 0.25% 포인트씩 상향 조정됐다. 5.25%로 상승한 금리가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친 11월에 강남권 집값은 -1.0%의 상승률을 보이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한 상승 금리가 유지된 13개월 동안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 집값은 0.71%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전 9개월간 상승률(20.84%)보다 무려 20%나 둔화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비강남권은 약 2% 상승해 금리 인상 전 상승률(9.8%)에서 7% 가량 떨어졌다.
2002년 5월, 4차례나 단행된 금리 인하 후 16개월 만에 금리가 상승했을 때도 그 효과는 강남권에 집중됐다. 금리가 0.25% 오르자 1년간 강남권 상승률이 17%로, 이전 8개월간 상승률(38.12%)보다 21%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비강남권은 강남권에 비해 금리에 반응하는 폭이 적었다. 같은 기간 동안 12%의 상승률을 보여, 이전 상승률 22.86%에서 10% 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금리 인하에 대한 반응도 강남권이 더 민감했다. 한국은행은 2001년 1월 5.25%이던 금리를 2001년 2월 5.0%, 같은 해 7월 4.75%, 그리고 8월과 9월에 각각 4.5%, 4.0%로 낮추며 8개월 동안 무려 1.25%를 하향 조정했다. 이 기간 동안 강남권 집값 평당가가 약 874만 원에서 395만 원이 올라 1,269만 원을 기록했다. 45%가 넘는 급격한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저금리 추세로 금융권에서 빠져 나온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면서, 강남권 집값 상승이 크게 감지된 반면 비강남권은 오름 폭이 크지 않았다. 2001년 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비강남권 평당가가 약 536만 원에서 672만 원으로 올라 25% 상승하는데 그쳤다.
2003년 5월 4.25%이던 금리가 4.0%로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2년 5개월 동안 1% 하락을 기록하는 동안에도 집값 불안정은 지속됐다. 비록 이 기간 동안 ‘9.4 주택시장 안정대책’, ‘10.29 주택시장 안정 종합대책’ 등 정부의 집값 단속이 잇따랐지만 시장은 호시탐탐 집값 상승의 기회만을 노렸다.
결과적으로 2003년 5월 1,549만 원 가량하던 강남권 평균 매매가는 이 기간 동안 2,000만 원의 고지를 넘어서며 35% 가량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비강남권 평당가는 774만 원에서 898만 원으로 올라 강남권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 강남권만큼이나 서울 중대형 아파트(34평 이상)도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중대형 평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2003년 이후 저금리를 바탕으로 큰 폭의 상승률을 이어갔다.
2000년 2월 4.75%던 금리가 5.0%로, 10월 다시 5.25%로 상승하자 이듬해 1월까지 서울중대형 아파트 상승률은 0.5%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이어갔다. 소형 아파트도 중대형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며 0.7% 가량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2003년 5월 시작해 2년 5개월간 금리가 떨어지면서 평형별로 상승세가 크게 엇갈렸다. 이 기간 동안 서울 소형 아파트 평당가는 931만 원에서 1,095만 원으로 대형 아파트는 1,107만 원에서 1,477만 원으로 올라 각각 17%와 3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부동 자금이 중대형 아파트로 집중되며 집값을 끌어올렸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이 3년 반 만에 금리를 인상하자 그 동안 은행돈을 빌려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던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휩싸였다. 8.31 대책으로 주택 시장 전체가 급격히 냉각됨에 따라 아직까지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과거 콜금리 인상 후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던 강남권과 서울 중대형 아파트의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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