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노무현 대통령은 16일 김종빈 검찰총장이 낸 사표의 수리를 결정했다.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김 검찰총장의 사표제출에 대해 “노 대통령께서 사표 수리를 결정했다”면서 “김 총장의 사표제출은 검찰권의 독립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밝혔다.

문 수석은 또 “법무장관의 지휘권 행사가 검찰의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은 법 논리로 볼 때 대단히 부당한 것”이라며 “이번 일은 적당하게 타협할 일이 아니며, 중요한 것은 법과 원칙, 법치주의의 확립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문 수석의 발표를 정리했다.

■ 문재인 민정수석 브리핑 모두발언

"사표제출은 검찰권 독립 위해서도 부적절한 처신"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총장의 사퇴에 대해 사표 수리를 결정했다. 검찰총장의 사퇴는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검찰의 권위나 신뢰, 그리고 또 검찰권의 독립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판단이 사표를 수리한 이유다.

다음에 이번 사태에 관한 청와대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행사는 검찰의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들은 법 논리에 전혀 맞지 않고 대단히 부당하다. 검찰권 독립이라는 것이 검찰이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 통제 아래에서만 보장되는 것이다.

여러분도 다 아는 바와 같이 검찰의 판단이 항상 옳지는 않다. 얼마 전 국감에서 박주선 전 의원에 대한 거듭된 무죄가 검찰권 남용으로 지적된 바가 있었다. 정치적인 사건에서 가끔 그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번에 송두율 교수 사건만 보더라도 그 당시에 북한 내 서열이 몇 위니 하면서 아주 엄청난 사건인 것처럼 몰아서 구속을 했지만 막상 법원의 판결을 보니까 구속이 아주 민망한 일이 되고 말았고 국제적으로도 아주 망신스러운 일이었다. 이렇게 검찰권의 남용을 막고 검찰권이 인권보장과 민주주의 정신에 맞게 행사되도록 하려면 이 민주적 통제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헌정제도상으로 이 검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제도적 장치를 두 가지를 갖추고 있는데 하나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검찰총장을 탄핵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국민에 의해서,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선출된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장관이 검찰권에 대해서 지휘하는 것이다.

장관의 ‘공개적인 지휘권 행사’는 적법하고 정당한 권리

이렇게 법에 규정된 법무부장관의 적법하고 정당한 권한행사까지 검찰의 자존심과 명예를 침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검찰의 일부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검찰권의 독립과 검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 이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말씀을 드리더라도 이런 형사사법 절차에서 국가기관 간에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경찰과 검찰의 의견이 다를 수 있고, 검찰과 법원의 의견이 다르고, 당연히 검찰을 대표하는 검찰총장과 국무위원인 법무부장관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이렇게 의견이 다를 경우에 그 의견의 차이를 해소·해결하는 수단들을 우리가 갖추고 있다.

경찰의 의견이 잘못됐으면 검찰이 기각을 하거나 보완수사 요구를 한다. 그것을 가지고 무슨 경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하지 않는다. 검찰총장과 국무위원인 법무부장관 사이에 의견이 다를 경우에 그때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수단이 바로 검찰청법 제8조에 규정돼 있는 법무부장관의 지휘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법은 이 지휘권을 규정하면서도 검찰권의 독립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 법무부장관이 검찰사무의 최대 감독자인데도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지휘하고자 할 경우에는 수사검사에 대해서 직접 하지 못하고 검찰총장에 대해서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법무부장관이 과거 같았으면 수사검사한테 직접 지시한다거나 또는 서울중앙검사장에게 지시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검찰총장에 대해서 지휘를 한 것이야말로 검찰의 독립을 보호해 준 것이다. 이런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지휘, 이런 것이 지금 사상 처음이라는 것 아닌가. 이것이 사상 처음이라는 사실이야말로 참여정부에 와서 검찰권의 독립이 비로소 수준에 이르렀고 참여정부가 그만큼 검찰권의 독립을 위해서 배려하고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비검찰 출신 장관에 대한 거부감 아닌가

그런데도 검찰 일부가 그에 대해서 동요하고 또 반발하는 모양을 보이는 것은 검찰권의 민주적 통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그런데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비검찰 출신 법무부장관에 대한 거부, 이런 것이 은연중에 속에 배어있지 않은지 염려가 된다. 그래서 검찰 내부에서도 그런 부분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과거처럼 검찰총장보다 선배인 검찰출신 법무부장관이 이번에 천 장관과 같은 불구속 수사원칙을 확대해 나가겠다라는 소신을 가지고 이렇게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을 때 과연 검찰이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인가. 어쩌면 이런 구체적 지휘라는 단계까지 가지 않고 구두협의 과정에서 다 해결됐을지도 모른다. 과거에 강금실 법무부장관 때에도 강 장관의 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아주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도 검찰에서는 끊임없이 거부하는, 그 때문에 초래되는 마찰들이 있었다.

이번에 검찰권의 독립을 염려하는 검찰 일부에서도 이런 점들을 한번 뒤돌아보면서 숙고하기를 바란다. 지금 검찰권 독립이라는 것이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원인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우리 법제도상 검찰권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바로 검찰총장 임기제다. 이 검찰총장 임기제를 확립하는데 굉장히 많은 역사적 시간이 소요됐다. 그리고 법률적으로 임기제가 도입된 후에도 계속 보장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는 그런 사례들도 있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참여정부는 앞의 정부에서 임명된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임기를 보장하려고 노력했고 전임 총장의 경우도 임기를 다 채우도록 보장했다. 이렇게 검찰총장의 임기가 보장됨으로 해서 검찰총장이 일종의 방파제가 돼서 정치권이든 또는 일반의 논의든 또는 검찰 내부의 이런저런 압력이든, 이런 것을 검찰이 극복을 하면서 정치적 중립이나 독립을 확보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도 검찰총장이 이렇게 보장된 임기, 다하지 못하고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만둔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생각한다. 검찰권의 독립을 위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부당한 밀실 지시 아닌 한 검찰도 시대정신 존중해야

법무부장관의 지휘권이 법에 규정은 돼 있지만 남용하면 또 안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염려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아시는 바와 같이 사상 처음이라는 것 아닌가. 남용될 수가 없는 것이다. 법무부장관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밀실에서 검찰권의 독립을 훼손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지 이렇게 정식으로 지휘권을 행사하게 되면 우선은 그 사실이 공개됨으로써 일반 국민들의 비판을 받게 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누구의 판단이 옳았는지 사후적 검증판단이 가능하다.

만약에 검찰이 이번 강정구 교수 사건에 대해서 구속을 꼭 해야 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을 한다면 불구속으로라도 기소를 해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면 된다. 이미 기소돼 있는 사건과 병합처리가 되겠지만 그 결과 만약에 검찰의 판단이 옳다면 당연히 무거운 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무죄가 선고된다거나 또는 아주 가벼운 형이 선고된다면 그러면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행사가 정당한 것이다. 이렇게 사후적 검증과 판단, 이런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검찰 내부의 이런저런 동요들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천정배 장관의 지휘는 특정한 사건에 대한 어떤 처리, 그것을 넘어서서 공안사건에 대해서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그냥 구속수사를 해왔던 과거의 관행, 그것을 그렇게 계속 하려는 검찰의 입장과 공안사건에 대해서도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이런 법무부장관의 생각이 부딪친 것이지만 이렇게 검찰의 수사가 보다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되겠다, 또는 구속수사의 관행에서 벗어나서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최대한 지키고 확대해 나가야 되겠다, 이런 식의 이런 검찰권 운용의 기준, 이런 것은 그 시대의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 그 다음에 그 시대의 시대정신, 이런 것에 따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검찰도 그런 시대정신을 존중해 나가야 된다. 문제는 그 시대정신을 그러면 누가 해석하는가, 그 시대정신을 물론 검찰도 하고 또 법원도 하고 여러 곳에서 하겠지만 적어도 정부 내에서는 정부기관 간에 이 시대정신에 대한 해석이 다를 경우에 그 최종적인 해석, 권한은 국민에 의해서 선출된 대통령에게 있다고 본다.

수사에 있어서 앞으로 검찰권의 어떤 행사, 그리고 기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는가?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시대정신이 무엇인가? 이런 점에 대해서는 검찰에서도 좀더 깊은 어떤 검토와 숙고가 있기를 바란다.


■ 문수석 질의 응답

문 : 법무부장관 해임건의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답 :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법무부장관의 거취문제 또는 동반사퇴라고까지 표현되는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대상일 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나라당 쪽에서 해임건의가 있고 또 검찰내부에서도 일부 동요와 반발이 있고 그렇다는 이유로 적당하게 타협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법과 원칙이고 그 다음에 또 법치주의를 확립해 나가는 것인데 이 부분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는 것이 대통령님의 뜻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을 드린다.

문 : 사표수리는 정확히 언제 되는 것이고 대통령께는 언제 보고돼서 어떤 말씀을 대통령께서 하셨는지?

답 : 대통령께서 아직 돌아오시지 않았지만 그동안 이번 일이 전개되는 과정마다 대통령께 상황을 보고 드렸고 대통령께서 오늘 수리방침을 최종적으로 결정 하신 것이다. 그리고 법률적인 처리는 사퇴서가 중앙인사위원회를 거쳐서 오는 등 절차가 있는데 그것은 별도로 법절차에 맞게 진행될 것이다.

문 : 검찰내부의 순혈주의에 대해서 얘기하셨는데 후임 총장의 방향에 대해서는?

답 : 지금 후임에 대해서 말씀드리기는 이르다.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에 들어간 바도 없다. 그러나 이번뿐만 아니고 그 전에도 늘 그랬지만 외부여야 된다 내부는 안 된다는 식의 방향을 미리 설정해 둔다거나 거꾸로 또 제한한다거나 이런 것은 없다.

문 :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보안법문제에 대한 입장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있나?

답 :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이미 국회의 손으로 넘어간 문제다. 국회에서 적절하게 논의해서 결정할 문제다. 그런 입장에 변함이 없다.

문 : 가령 평검사들의 내부회의라든지 이런 식의 움직임이 계속될 때 어떤 식의 조치를 취하시는 것을 강구 중에 있는지?

답 :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라는 부분은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법과 원칙을 지켜 나가겠다는 것이 저희 방침이라는 것을 추상적으로만 말씀드린다. 검찰에서 법에 정해져 있는 장관의 지휘권 행사에 대해서 그것이 검찰권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다, 검찰의 명예와 자존심을 침해한 것이다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런 논리에 집착하지 말고 조금 넓게 또 깊게 생각을 해서 현명하게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 검찰에서도 지금 현재의 상황이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그런 혼란이 빨리 수습되고 극복되는 것이 검찰권의 권위나 신뢰, 또 검찰권의 독립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함께 노력을 하자,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는 당부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무슨 경고의 의미를 갖고 있다거나 앞으로 어떻게 할 의지를 비춘 것이라든지 그렇게 확대해석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문 : 이번 강정구 교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입장이 대통령의 시대정신 해석과 다르다는 뜻인가?

답 : 정부만이 시대정신을 해석하는 것은 아니다. 국회도 있고 법원도 있고 또 언론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대통령이 제시한 어떤 정신이나 시대가치, 이런 것을 지지하고 뽑아준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는 최종적인 그 해석 권한이 대통령께 있다는 원론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다. 강정구 교수의 사건에 대해서는 저희가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 언론에 보도된 바대로 보면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많이 있다. 지금 현재 법무부장관의 지휘는 그런 부분이 아니다. 사건의 처리에서 형사소송법이 천명하고 있는 불구속수사원칙 이것이 지켜져야 된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과거에는 구속 자체를 하나의 징벌로 판단해서 아주 구속비율이 높았다가 근래에 와서 그래도 보석이라든지 구속적부심이라든지 또 영장실질심사라든지 여러 제도를 통해서 구속비율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지금 사개추에서 논의하고 있는 사법개혁방안대로 가면 더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보지만 그래도 아직 세계 선진국들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구속비율이 턱없이 높다. 그것이 지금 현실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형사소송법이 천명하고 있는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가급적 지켜나가도록 우리 수사기관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문 : 김종빈 총장 사퇴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했는데 그 분도 아마 사퇴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있었지 않을까 짐작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답 : 물론 검찰총장께서는 많은 고심이 있었겠고 또 아마 이런 저런 충정으로 설명을 하실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검찰권의 독립이 사퇴의 주된 이유였다면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검찰권의 독립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큰 시각으로 보면 임기가 보장돼 있는 총장이 임기 도중에 그만둘만한 그런 식의 엄청난 사안이겠나. 그런 것을 우리가 감당하고 극복해낼 때 검찰권의 독립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완성되는 것이지 이런 사건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논란에 그런 식으로 총장의 거취까지 마구 휘둘린다면 그것이야말로 검찰권의 독립을 더 떨어뜨리는 결과가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염려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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