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을 놓치다’, 초가을 전주 양식장의 추억 공개

서울--(뉴스와이어)--설경구와 송윤아의 열연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 <사랑을 놓치다>가 얼마 전 전주 양식장 촬영을 모두 마쳤다. 영화의 주된 배경 중 하나인 양식장은 주인공 ‘연수’(송윤아)의 시골 고향집으로 ‘장항선’, ‘이휘향’ 등 중견 배우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전개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전주 교외에 자리한 동상저수지에 직접 양식장 세트를 지어 촬영을 진행한 터라 양식장 촬영 내내 다채로운 에피소드들을 낳았다.

<사랑을 놓치다> ‘추창민 감독 배 물 수제비 대회’ 개최

먼저 비에 관한 에피소드. 영화 <사랑을 놓치다>는 유난히 비와 인연이 많았는데, 양식장 촬영지가 저수지 주변에 자리한 가교 세트인지라 비가 오면 가교가 심하게 움직여 안전상의 문제로 촬영을 멈춰야 했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만 보낼 쏘냐. 촬영이 멈춰진 동안에도 스태프들의 수다는 계속됐고 저수지라는 지형지물을 활용한 돌을 수면위로 던져 누가 더 많이 물에 튀기는지를 가리는 ‘물 수제비’ 대회가 즉석 이벤트로 진행됐다. 비가 멈춘 후 스태프들은 팀별로 선수를 구성하고 감독의 이름을 딴 ‘추창민 감독 배 물 수제비 대회’를 개최했다. 주연 배우 송윤아가 상금 10만원을 쾌척, 분위기는 한층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참가를 거부하다 마지못해 대회에 나선 동시 녹음팀이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자의 물 수제비 횟수는 열악한 현지 사정으로 인해 6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번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일. 회차가 거듭되자 결국 ‘우중 촬영’ 강행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 또한 천우신조일까. 촬영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빗줄기가 잦아들었다. 이런 경우가 몇 차례 반복되자 자신감을 얻은 촬영팀은 연신 ‘우중 촬영’을 강행했다고. 이런 연유로 촬영현장에서는 <사랑을 놓치다>는 ‘하늘이 내린 영화’라는 우스개 소리가 회자됐을 정도.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서라도 촬영은 계속되어야 한다!!

양식장 촬영 마지막 날에는 정오를 넘어선 시간에 시끄럽게 울어 젖히는 수탉의 울음소리가 문제가 됐다. 어쩌랴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서라도 영화는 계속돼야 한다’는 신념 하에 ‘수탉 협상’이 시작됐다. 인근 이웃집을 방문한 촬영 팀이 닭 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오랫동안 정 붙여 키운 집 닭인지라 닭 주인이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간곡한 애원 끝에 닭들을 멀찌감치 ‘출장’(?) 보내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러한 다채로운 에피소드 때문일까, 닭 울음소리가 그치고 마지막 촬영을 무사히 마친 촬영 팀은 양식장을 떠나기가 못내 아쉬웠다고 한다.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은 ‘영화 <마파도>가 산의 풍경을 담아냈다면, <사랑을 놓치다>는 물의 이미지를 통해 한적한 시골의 풍경을 영상에 담고 싶었다’며 양식장 촬영이 이야기 전개의 장소일 뿐 아니라, 영화의 영상미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임을 강조했다.

10년을 넘어 긴 인연으로 이어지는 ‘우재’(설경구)와 ‘연수’(송윤아)의 오랜 사랑을 담은 <사랑을 놓치다>는 아름다운 영상으로 인해 한층 그윽한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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