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양학회 ‘한국인 영양섭취기준’ 제정 발표

서울--(뉴스와이어)--「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은 1962년에 정해진 「한국인 영양권장량」을 대폭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다. 빈곤한 시기에 무조건 많은 영양소 섭취가 필요하던 1962년과 비교하면 지금은 사람의 체위와 식사 패턴, 영양소 섭취량 등이 완전히 달라졌다.

1962년 신장 168cm, 체중 60kg이었던 25세 남자의 평균 체위는 이번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 사용된 산업자원부 자료에 의하면 신장 173cm, 체중 65.8kg로 늘어나 있었다.

또 1960년대에는 한국인 사망원인의 1, 2위가 영양 빈곤에 따른 폐렴과 결핵이었지만 지금은 심장병,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비만과 영양과잉이 주요 원인이다.

영양섭취기준은 영양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식이 발전함에 따라 보다 자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처음으로 영양소 과잉섭취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 맞춤형 영양 기준 = 같은 30세 남자라도 키 175cm, 체중 76.5kg에 매일 운동을 하는 A씨와 키 170cm, 체중 54kg에 사무직종에 종사하며 운동을 거의하지 않는 B씨에게 필요한 에너지 섭취량 각각 3500kcal, 2100kcal로 큰 차이가 난다. 이러한 차이는 A씨가 B씨보다 하루에 자장면 한 그릇과 비빔한 한 그릇을 더 먹어야 필요한 에너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2000년 제 7차 영양권장량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에너지 권장량이 2500kcal였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영양권장량은 연령에 따라서만 에너지 량을 결정했고 이번 영양섭취기준에서는 키, 몸무게, 활동량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을 알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히 연령의 범위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를 제시했던 영양권장량과 달리 각자의 연령에 따라 필요한 열량을 계산하도록 해서 정확도를 높였다.

▽ 부족과 함께 과잉도 걱정 = 미국에서는 일반인들의 식사에 요오드가 부족해 요오드가 첨가된 소금을 많이 사용한다. 반면 해조류와 어패류를 많이 먹는 우리나라는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기 쉽다. 최근 조사에서 미역국을 많이 섭취하는 산모의 경우 하루 요오드 섭취량이 권장섭취량의 3배에서 10배에 이른다는 결과도 나왔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서는 요오드의 권장섭취량은 미국과 같은 수준인 하루 150μg 으로 정하였으나 상한 섭취량은 3mg으로 정했다. 미국의 1.1mg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지만 현실을 감안해 정한 수치다.

영양섭취기준에서는 또 에너지를 내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의 적정 비율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갈수록 지질의 비율이 높아져 상한선을 정해줄 필요가 생겼기 때문.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1969년 한국 사람의 영양소 비율은 탄수화물 80.3%, 지방 7.2%였지만 2001년에는 탄수화물이 65.6%로 줄고 대신 지질이 19.5%로 증가했다.

영양섭취기준은 20세 이상의 경우 탄수화물의 적정 비율을 55~70%, 지질은 15~25%로 정했다. 3~19세의 지질 비율을 30%까지 허용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장남수(張南洙) 교수는 “상한섭취량은 그 양까지 먹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이상 먹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 기준 제시 영양소 대폭 확대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서 기준을 제시한 영양소는 모두 44종. 미량영양소인 비타민과 무기질의 종류를 대폭 늘이고 식이섬유, 필수 아미노산에 대한 기준도 처음 정했다.

비타민 중에도 많이 섭취할 경우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 비타민 A를 많이 먹으면 간에 해가 되고 임신부는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으며 비타민 E의 과다섭취는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은 비타민 A의 상한섭취량을 3000μg, 비타민 E의 상한섭취량을 540mg으로 정했다.

우리가 흔히 많이 먹어도 무방한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 C의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이 정한 비타민 C의 상한섭취량은 2000mg. 하루에 이 양을 넘기면 민감한 사람의 경우 구토, 복통, 설사와 심할 경우 신장결석이나 통풍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비타민 드링크제의 경우 1병에 비타민 C가 700mg이 들어있다. 하루에 드링크 3병 이상을 마시면 상한 섭취량을 넘기는 셈이다.

반면 장운동을 촉진하고 콜레스테롤 배설을 증가시키며 혈당 조절을 향상시키는 등 만성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는 섭취 부족이 우려되는 영양소 중 하나이다.

70년대만 해도 평균 하루에 25~30g을 먹었지만 90년대에는 15~20g으로 섭취가 줄어들었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서는 30~49세 사이 남자의 경우 29g, 여자는 23g을 먹으면 충분한 것으로 정했다.

영양섭취기준은 질병이 없는 일반인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식생활의 내용을 영양소로 제시하는 것으로 현재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영양권장량을 현대인의 식생활과 건강문제에 맞도록 개편한 것이다.

영양권장량이 각 영양소별로 한 수치로 제시된 것과 달리 영양섭취기준(Dietary Reference Intakes)은 평균필요량, 권장섭취량, 충분섭취량, 상한섭취량의 4가지로 구성된다. 평균필요량은 건강한 사람들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의 일일 필요량을 충족시키는 영양소 섭취수준이며, 권장섭취량은 대다수의 사람의 필요량을 충족시키는 수준이고, 충분섭취량은 영양소 필요량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부족한 경우 건강한 사람들에서 부족할 확률이 낮은 영양소섭취량으로 제시되며, 상한섭취량은 인체 건강에 유해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 영양소 섭취수준이다. 각 영양소별로 필요량에 대한 자료 여부와 일반인들의 섭취의 과다 위험성에 따라 4 가지 중 적절한 기준을 제시하게 된다. 현재 사용되는 『한국인영양권장량』이 에너지를 포함하여 15종에 대하여 기준을 제시하고 있음에 비하여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은 33종의 영양소에 대하여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영양섭취기준(Dietary Recommended Intakes, DRIs)은 현재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사다.

1941년 2차대전에 참여할 군인들에게 필수영양소들이 부족하지 않은 식사 공급을 목표로 영양권장량을 처음 정했던 미국에서 1994년 식사의 영양소 함량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할 필요성을 제기하여 영양섭취기준(DRIs)으로 개편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캐나다와 함께 지난 해까지 10여년에 걸쳐 영양소별로 DRIs를 제정해 발표했으며 일본, 독일, 호주, 필리핀 등 여러 국가도 DRIs를 제정했다.

「한국인 영양권장량」은 1962년 처음 제정된 이후 2000년까지 제7차 개정판이 발표되었으며 개정을 담당해온 사단법인 한국영양학회는 2005년 8차 개정 대신 DRIs의 개념을 도입하는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을 제정하기로 결정하고 2002년 작업에 들어갔다.

약 3년에 걸친 제정과정에는 제정위원 40여명, 검토 및 편집·자문위원 40여명 등 모두 80여 명의 각 분야 전문 영양학자들이 10여차례의 워크샵과 3차례의 국제 세미나를 거쳐 초안을 마련하여 지난 7월 공청회를 개최하였으며 그 결과를 반영하여 올해 10월말 최종본을 발표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다음 달 3일부터 사흘간 경주에서 열리는 2005년 한국영양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을 공식 발표하는 한편 미국, 독일, 일본, 호주, 필리핀 등 여러 나라의 전문가들이 모여 각 국의 사례 및 활용방안 등에 대하여 토의할 예정이다.



한국영양학회 개요
한국영양학회의 설립목적은 1)국내 영양학의 발전, 2)국민 영양 증진 기여, 3)세계 영양학 발전에의 기여이며 사업으로는 1)국내 및 국제 영양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영양 관련 연구 발표, 학술행사 개최, 학회지 및 국내외 학술문헌의 교환 사업, 2)식생활 개선 및 국민 영양 향상에 관한 사업: 한국인 영양권장량, 한국인 영양 섭취 기준 제/개정 사업, 3)영양에 관한 교육과 지식의 보급 및 지도 계몽 사업: 영양평가용 프로그램의 개발 및 식품·음식 DB 구축 및 정비, 4)학술활동의 진흥 및 보조 사업, 5)국제학술교류사업, 6)기타 이 학회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사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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