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을 놓치다’ 재미난 크랭크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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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14:37
서울--(뉴스와이어)--설경구, 송윤아 주연의 <사랑을 놓치다>가 10월 중순 전북 신태인 시외 버스 터미널과 인근의 체육관에서의 마지막 촬영을 끝으로 아주 재미난 크랭크 업을 했다. 배우와 촬영 스탭의 역할이 바뀌는가 하면 슬레이트 탈취 사건까지, 마지막이라는 아쉬움보다 마지막까지 흥겨움이 넘치는 촬영이었다. 이날 촬영씬은 설경구의 머리 모양으로 인해 제일 나중으로 미뤄둔 군대시절 장면으로 실연의 상처를 잊기 위해 도망치듯 입대한 '우재’(설경구)를 면회 온 ‘연수’(송윤아)가 여전히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고 친구로만 대하는 무심한 ‘우재’로 인해 상처를 받는 내용이었다. 군대간 ‘남자’ 친구를 면회 가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은 ‘연수’(송윤아)는 일부러 막차를 놓치기로 작정하고, 그녀를 여자 ‘친구’로만 여기는 ‘우재’(설경구)는 사랑을 놓치는 줄 모르고 안절 부절 막차를 놓칠까 눈치 없이 재촉하는 장면. ‘연수’는 그런 ‘우재’가 야속하기만 하다. 그런데 리허설 후 본 촬영에 들어가자 문제가 발생했다. 촬영 시작을 알리는 슬레이트가 사라진 것. 슬레이트를 담당하는 연출부 스태프는 사색이 돼 촬영장을 뒤적이고 다니며 여기저기 수소문해보지만 슬레이트의 행방은 묘연했다. 추창민 감독이 은근히 재촉하지만 다급한 표정은 아니다. 장난스런 웃음기마저 배어있다. 알고 보니 모든 스태프가 ‘담합’해 슬레이트를 숨겼던 것. 정작 당한 사람은 사색이 되어가건만, 나머지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참느라 곤욕을 치렀다. 당황한 스태프가 미니 슬레이트를 가져와 슬레이트를 치려 했지만 그 또한 양면테이프로 위아래를 미리 붙여 버려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모두가 한바탕 웃고 나서야 촬영이 속계 됐다.

다시 시작된 촬영. 이번에는 스태프가 바뀌었다. 슬레이트 분실 사건에 대한 벌칙성 문책(?)일까. 마지막 촬영, 마지막 컷의 슬레이트는 공동제작사 ‘더 픽쳐스 팩토리’의 대표인 이민호 프로듀서가 맡았다. 동시녹음을 위한 붐 마이크도 낯설면서도 낯익은 이가 맡았다. 이날 마지막 촬영의 붐 맨은 바로 설경구. 붐 마이크를 잡아든 모양새가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추창민 감독이 장식했다. 슬레이트와 붐맨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까, 촬영이 들어가고 한 테이크 만에 OK사인을 낸 것. 유난히 테이크 수가 많기로 소문난 추창민 감독이 단 한 컷에 OK사인을 낸 것은 <사랑을 놓치다>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촬영이 끝난 후에는 준비된 꽃다발이 설경구, 송윤아 두 주연배우에게 주어졌다. 설경구는 “그 동안 캐릭터가 강한 역할을 많이 해와 나 스스로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사랑을 놓치다>는 강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어느 영화 못지 않은 공을 들인 작품이다.”며 마지막 촬영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송윤아 역시 “연기자로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전에 내가 보여준 연기와는 다른 연기를 선보일 것이다. 나 또한 빨리 영화가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마파도>에 이어 또 한 번의 대박에 도전하는 추창민 감독은 “어느 영화나 그렇듯 아쉽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다. 후반 작업이 남아서 아직 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영화가 극장에 걸릴 때까지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추창민 감독이 데뷔 이전부터 준비한 탄탄한 구성의 사나리오로도 관심을 모은 바 있으며 설경구, 송윤아 외에도 중견배우 장항선, 이휘향이 농익은 사랑 연기를 펼친다.

대학 동창인 우재와 연수가 10년이 지나 다시 사랑을 싹 틔우는 ’인연’에 관한 영화 <사랑을 놓치다>는 2006년 1월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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