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수술 부위는 불편하진 않으세요?"
"특별히 불편한 곳은 없습니다."
"그럼, 진료에 앞서 혈압, 청진부터 체크하겠습니다."
그러나 재소자가 위치한 곳은 안양교도소 구내 의무진료실, 의사는 인근 메트로병원 진료실에서 진료를 한다. 원격의료시스템을 이용해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교도소 수용자를 진료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의료시스템 모니터에는 환자와 교도소 의료진이 보이고, 스피커를 통해 환자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린다. 의사는 모니터를 통해 환자 상태를 화상(畵像)으로 파악한다.
"다음은 수술한 다리 부분을 확대경으로 비춰 주세요."
"X-Ray 필름을 스캐너에 넣어 주시구요."
전자 청진기 너머로 들려오는 청진음을 듣고, 건강측정장비로 환자의 맥박과 혈압을 파악한다. 모든 장비들은 원격의료시스템과 연결돼 수치와 시그널이 화면에 표시된다.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시작해도 되겠습니다. 그럼 처방해 드겠습니다."
의사가 진단한 뒤 환자와 상담한다. 진단 뒤에는 처치요령을 설명하고 키보드로 처방전을 작성해 교도소 구내 의무진료실 시스템에 전송한다. 화면 너머에서는 교도소 의료진이 이를 출력해 조제한 뒤 투약한다.
비트컴퓨터는 안양교도소와 메트로병원간의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하고 26일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로써 각종 첨단 디지털 의료장비를 통하여 수용자가 외부병원에 가지 않고 교도소 내에서 외부의사의 전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간 수용자들은 진료 희망자에 한해 교도소내 의무진료실에서 공중보건의로부터 진료를 받아왔으며 진료의 질에 대한 불만이 있어 왔다. 외부 진료의 경우에도 교정시설이라는 특성상 인력, 시간 등 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어 외부 진료가 수개월 씩 지체되는 등의 고질적인 의료문제를 겪어 왔다.
2003년 전국 교정시설에서 외부진료를 받은 건수는 13,264건(진료비 36억 7240만원), 2004년에는 15,463건(진료비 46억 8320만워)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수용자 1인당 연평균 진료건수(내부, 외부진료 포함)도 40건으로 일반인 15건에 비해 2배가 넘는다.
또 안양교도소에 복역중인 수용자 2500여명 중 일일 평균 투약자가 1,000명에 이를 정도로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못하다.
교도소내에도 의료진이 상주하지만, 비전문 분야의 환자에 대해서는 진료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원격진료시스템의 필요성이 높다.
따라서 원격의료시스템의 구축으로 이와 같은 문제의 해결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뿐 아니라 외부병원 의사의 진료확대 및 교정시설 의료진의 외부병원진료자료의 공유 등을 통해 수용자의 의료처우를 질적으로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정신과와 같이 (전국 교도소의 정신과 의사가 2명에 불과) 교정시설 내 해당분야 전문의가 크게 부족해 진료에 많은 어려움이 있던 진료과목의 경우 수용자 의료처우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원격의료가 일부 지방자치제 등에서 노인질환자, 만성질환자 등을 위한 혈압, 체온, 맥박, 혈당 등과 같은 매우 기초적인 건장체크 정도로 극히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운영되었으나 금번 교도소에서 실시되는 원격의료시스템은 전용 광통신망 및 영상 전송 프로그램에 의한 X-ray, 초음파, 심전도, 디지털 이비인후과 장비 등을 통하여 내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정신과 등 광범위한 범위까지 전문 진료를 실시하게 된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의사가 환자와 컴퓨터 화면을 통해 서로 대면한 상태에서 환자의 각종 건강상태를 측정하고 그 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받고 처방전도 발급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외부의사가 교도소 간호사에게 환자의 체온, 혈압, 맥박, 혈당, 의료전문 확대경을 통한 피부 및 점막 검신 등을 지시하면 각종 데이터가 프로그램에 의하여 자동으로 측정되어 실시간으로 의사와 환자의 컴퓨터 화면으로 전달된다. 특히 이 시스템은 의사가 직접 원거리에서 각종 의료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정밀도가 높다는 평이다.
심전도 데이터 역시 의사가 직접 검진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물이 그래프 형태로 전송되며 환자의 청진도 디지털 청진기를 통하여 환자의 가슴에 대면 청진음과 파동을 기록한 그래프가 스피커와 화면을 통하여 그대로 외부의사에게 전송된다.
또, 코, 입, 귀, 피부 등은 별도의 의료 확대경 장비를 통하여 해당부위가 확대되어 화면에 선명하게 나타나 외부의사가 진료할 수 있고 X-ray 촬영도 디지털 스캐너 장비를 통하여 외부에서 바로 판독할 수 있으며 초음파 및 안과 검사까지도 컴퓨터 시스템에 연결하여 원격진료가 가능하다.
그리고 모든 자료는 환자관리 프로그램에 의해 환자별로 날짜에 따라 자동으로 데이터화 되고 진료를 마치면 처방전도 시스템을 통하여 교도소로 바로 전달되는 방식이다.
법무부는 안양교도소의 시범운영의 결과를 통하여 장기적으로 모든 교정시설을 지정외부병원에 연결하여 “법무부 교정국 원격영상센터”를 설립, 외부병원 전문의사의 진료확대, 수용자의 의료기록 데이터화 및 공유, 의료연구 확대 등을 통하여 수용자의 의료처우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외국 교정에도 적극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양교도소 홍남식 과장는 "이번 원격의료시스템 도입을 통해 취약했던 수용자의 의료처우에 보탬이 되고 수용자 인권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컴퓨터 전진옥 사장은 " 그간 우리나라의 원격의료는 법적인 제한으로 인해 부유층의 건강관리 서비스 위주로 구축되었다."며 "그러나 최근 원격의료시스템이 산간벽지나 도서지역 등 의료에서 소외된 지역, 그리고 안양교도소의 사례와 같이 의료에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점차 상용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하고 덧붙여 "의료시장 개방을 대비하고 사회적 약자의 의료복지 혜택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는 의견을 피력했다.
의료정보 전문회사인 비트컴퓨터(대표 조현정 전진옥)는 그간 안산시 단원구 보건소와 대부도간 원격의료, 단원구 보건소와 시화공단내 외국인 노동자 진료소간의 원격의료, 안양정신보건센터와 평촌공고간 청소년 정신상담을 위한 원격의료시스템 구축, 홈네트워크를 통한 원격건강관리 등 다수의 사업을 수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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