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화산, 불교와 눈 연꽃으로 가득한 동화의 나라로 떠나는 여행
서기 719년 현재의 경상북도 경주시에 터를 잡았던 고대 신라의 왕자 김교각(Jin Qiaojue) 스님이 바닷길을 통해 당나라로 건너와 99세의 나이로 열반에 들기까지 75년간 수련한 곳이 주화산이다. 김교각 스님은 생전 지장보살의 현신으로 추앙받았고 사후에는 지장보살과 동격으로 추존되었다.
주화산에 눈이 내리면 설렘과 엄숙함이 공존하는 곳이 된다. 눈과 얼음이 퍼뜨리는 울림에 동화 속 ‘색유리 세계’가 펼쳐지고 톈타이봉(Tiantai Peak), 십왕봉(Ten King Peak), 화타이(Huatai) 등의 명승지가 눈꽃처럼 이리저리 피어올라 수정처럼 맑은 자태를 뽐낸다. 눈 속을 헤치고 고대 사원에 도착해 향을 피우고 율법에 귀 기울이려 보라.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며 내적 평화를 찾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저 멀리 보이는 산들과 고대 사원은 눈을 맞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산 이곳저곳을 수놓은 나뭇가지에 내린 서리는 얼음 수정을 조각해 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피어오른 눈 연꽃이 돼 빛을 발하고, 그 모습은 한 폭의 수묵화가 돼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구름으로 만든 옷을 입은 듯 은빛 물결이 일렁이고, 대지를 가득 메운 오래된 소나무는 얼음과 눈으로 매무새를 한껏 치장한다. 그 모습은 빛을 받아 더욱 아름답고 웅대해진다.
하얀 꽃을 피운 은색 나무가 주화산의 화타이 공원에 빼곡히 들어차고, 봉우리는 저마다 짙은 안개를 보듬는다. 나뭇가지에 켜켜이 내려앉은 두터운 서리는 흡사 산호처럼 보송보송한 털과 빛을 내뿜는다.
주화산의 겨울 눈이 여러분의 발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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