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의 표정이 밝았다. “오늘 보고는 감동적이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대통령을 감동시킨 것은 지난달 31일 ‘국민참여형 민원행정 개선성과 보고대회’에서 나온 국민고충처리위원회(고충위)의 혁신성과 및 발전방향 보고였다. 대통령은 “오늘 보고의 핵심은 고충처리위원회가 명실상부한 옴부즈만으로 발족했다는 보고”라며 “이는 한국 행정에서 획기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이 언급한 옴부즈만(Ombudsman)은 스웨덴어로 대표자·대리인·변호인·후견인 등을 의미한다. 옴부즈만제도란 행정기관에 의해 침해받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3자의 입장에서 신속·공정하게 조사·처리해 주는 보충적 국민권리 구제제도이다. 고충위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한국형 행정옴부즈만’이다.
“이런 일이 참여정부가 하고 싶은 일”
이날 보고는 10월 30일자로 제정·시행된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 비상임위원장 체제에서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거듭난 고충위의 ‘새 출발’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이런 고충위의 보고는 자기점검과 반성으로 시작됐다. 고충위는 여성·고연령·저학력 등 사회적 약자계층에게 인지도가 낮고, 고충민원 처리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으며 민원처리 외의 제도개선에 취약했다는 점 등을 국민들의 평가자료로 발표했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그간의 혁신사례와 위상 및 활동 강화방안 보고가 이어졌다. 외부 전문가 충원 확대, 팀제 도입 등을 통한 조직 강화, 기존 90일에서 60일로 민원처리 기간 및 단계 축소, 근원적 민원해결을 위한 제도개선 전담팀 신설 등이 혁신사례로 소개됐다.
고충위는 이어 국민들에게 보다 더 밀착된 서비스 제공, 민원처리와 제도개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고충민원 내용분석 등 AS 강화, 권고 불수용 사안에 대한 부처 조정회의 정기개최, 소외계층·지역주민, 사회적 소수자 등의 고충민원과 애로사항을 직접 찾아가 서비스하는 ‘Help Desk’ 운영, 고충민원 신청 대행을 비롯한 도우미제도 실시 등이 포함됐다.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앞으로 고충위는 다른 공무원과는 또 다르게 시민의 대리인이라는 의무를 갖는다. 시민의 눈으로 보고 민원을 접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른 한편으론 “옴부즈만도 정부기구인 만큼 공직사회의 일반적인 일처리 원칙에서 벗어나서는 안되며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말한 “참여정부의 정체성이고 참여정부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대통령은 먼저 “사회를 투명하게 하는 개혁은 상당하게 진행되었지만 큰 틀에서 이해관계 갈등구조의 문제는 이렇다할 개혁이 이뤄지지 못했고,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은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큰 개혁과제 말고도 오늘 보고된 것과 같이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참여를 통한 개혁은 큰 갈등 없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절차의 정밀성을 높이는 개혁은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개혁”이라는 말이다.
고충민원 처리·제고개선 시민의 눈으로
고충민원이라는, 국민들과 밀착된 행정서비스의 개선노력은 대통령이 언급한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개혁”에 해당하는 대표사례라고 할만한 것이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0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발전방안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권리구제기관의 위상은 그 나라 시민의 위상 특히 조직화되지 않은 시민의 위상과 같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리구제기관으로서 고충위의 위상과 역할 강화는 시민의 그것과도 일치한다. 달리 보면, 고충위의 새 출발은 제대로 된 시민의 위상에 조응해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오늘 보고는 감동적이었다”는 대통령의 언급은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다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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