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여성 두 명중 한 명은 자살 충동 느껴
또한 가정폭력 가해자가 남편인 경우 성장 과정에서 부모나 형제의 가정폭력을 목격하거나 실제로 경험한 경우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여성가족부(장관 장하진)가 한국단기가족치료연구소(소장 송성자)에 의뢰한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실태조사’에서 밝혀진 것으로 전국 50개 보호시설을 대상으로 우편과 방문을 통해 실시됐다.
응답자는 성인입소자 238명, 아동입소자 53명, 보호시설 원장 34명, 보호시설 책임상담원 57명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보호시설에 입소한 가정폭력 피해여성 가운데 85.4%는 일시적 쇼크,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호소했으며 80.6%는 실망, 무력감, 의욕상실, 80.9%는 쉽게 놀람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두 명중 한 명(52%)이 심한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또 가정폭력 가해자인 남편의 경우 성장과정에서 부모나 형제의 가정폭력을 목격했거나 실제로 경험한 경우가 전체 80.1%(복수응답)에 달해 폭력의 대물림 현상을 치유할 프로그램개발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호시설에 입소한 피해여성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복수응답)은 △경제적 문제(20.4%) △퇴소후 주거(15.5%) △남편과의 관계(15.0%) △자녀양육(13.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호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 성인·아동에 대한 집단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이 프로그램은 성인과 아동용으로 구분했으며, 성인용의 경우 변화 목표설정, 폭력에 대한 대처방법, 기능적 의사소통기술 훈련 등 총 10회기로 구성됐다.
또 아동용은 가정폭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 분노 조절, 공동체 의식강화 등으로 구성돼 폭력의 대물림을 막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실태조사를 담당한 한국단기가족치료연구소 송성자 소장은 “보호시설에 입소한 가정폭력 피해여성 6명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적용해 사전사후 점수를 측정한 결과, 외상후 스트레스(30.5→19.2), 무기력감(11.8→5.2)이 각각 줄어드는 등 치유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표준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주경 씨(가명, 35세, 아들 1명과 동반 입소)는 “입소 당시에는 살아갈 힘이 없고 나 자신이 없어진 것 같았으나 이제는 약을 먹지 않고도 일상 생활이 가능하며 직업을 가지면 아들과 함께 살아갈 자신이 있다”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마찬가지로 어머니와 함께 동반 입소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전사후 점수측정에서 불안·우울·위축의 감소(35→31), 자존감의 회복(26.3→27.6) 등으로 효과가 확인되었다.
여성가족부는 “그동안 가정폭력 보호시설과 상담소에서 개별적으로 피해자의 지원 상담을 실시하여 왔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피해자의 심리·정서적 상태에 관한 깊은 이해를 기초로 한 표준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표준 프로그램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지난달 말부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 보호시설 종사자 119명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전문과정 교육을 위탁 실시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개요
여성정책과 가족정책을 전담하는 정부 부처로 2001년에 설립됐다. 주요업무는 여성정책 기획 및 종합,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정책의 성별 영향 분석 평가, 가족폭력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여성 인력의 개발과 활용, 성 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여성단체 및 국제기구와 협력 등이다. 기획조정실, 여성정책국, 청소년가족정책실, 권익증진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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