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뉴스와이어)--김영주(1920-95)는 한국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미쳤던 작가이자 평론가였다. 한국 현대미술이 태동하던 1950년대말 조선일보 주최‘현대작가초대전’과‘한국미술평론가협회’의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미술평론의 활성화와 정착에 크게 기여하였다. 대부분 젊은 작가들에 의해 추진되어왔던 현대미술을 기성세대로서 뜨겁게 인식하고 추상미술운동에 헌신하였으며 미술행정가로서 뿐만 아니라 미술비평가로서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있다.

김영주는 이론을 겸비한 작가로서 늘 인간의 삶을 바탕으로 시대정신을 충실하게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그 시대를 이끄는 선도적 책무를 다하고자 하였다. 그는 전쟁을 거친 1950-60년대 역사적 상황과 인간이 처한 조건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상실되어가는 인간상과 현대사회에서 소외되는 인간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 표현하고자 하였고 이러한 의식은 그의 작품을 일관하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김영주의 작품은 부분적으로 시적이면서 부분적으로 구상적이고 설명적인 동시에 추상적이다. 구상과 추상이 공존하는 양상을 띠고 있는 그의 작품은 외부 미술사조의 조류에 편승하지 않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이루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를 비롯하여 최초로 공개되는 먹그림과 드로잉 70여점이 출품된다. 김영주 화백의 작고 10주기를 맞이하여 개최되는 전시로, 2002년 유족의 미술관 기증 작품들과 유족 및 개인 소장가들의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전시구성

1. 회 화

회화는 1950년대부터 만년까지 작가가 주로 발표했던 작품들로, <검은 태양>, <현대인물도>, <인간들의 계절>, <신화시대> 등의 변모를 거치게 된다. 1950년대 초기추상은 앵포르멜풍의 비정형적 형상이 바탕을 이루고 있으나 195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 점차 인간상이 주제가 되거나 얼굴이나 문자가 등장하게 된다. 1960년대말 <현대인물도>에 와서는 화면은 점차 색면으로 분할되고 그 색면에는 인간형상이 등장하고 낙서와 같은 즉흥적인 선들이 나타난다. 또한 1980년대 <신화시대>에 와서는 전체적으로 색이 밝아지고 선은 예리하기보다는 유희적으로 변모한다. 작품에 이렇게 자동기술적인 선이 나타나는 것은 일본 재학시절 초현실주의 경향의 미술문화협회에 참여했던 것의 영향으로 짐작된다.

2. 먹그림

먹그림은 1950년대부터 만년까지 꾸준히 그려졌던 작품들로 미 공개된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검은 태양>, <신화시대>의 주제와 일관된 것으로, 드로잉적 요소를 풍부히 가지고 있는 독특한 영역을 점하고 있다. 흑백의 대비적인 표현은 이 시기 작가가 전달하고자했던 상황에 대한 인식, 주제와 상통하며 붓을 잡고 거리낌 없이 써내려가는 묵화의 경향 역시 작가의 성향과 맞아 떨어진다. 특히 1950년대 후반에 그려진 <검은 드라마>는 인간의 형상을 제외한 나머지를 먹으로 표현함으로써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을 암울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1990년대 <신화시대>는 먹의 자율적인 표현이 전면을 장식하면서 선의 율동감과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3. 드로잉(꼴라주)

드로잉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된다. 종이에 먹으로 그린 60년대 추상 드로잉과 인간의 형상을 자유로운 선으로 탐구한 드로잉들이 출품되어 작가의 실험과 발상을 보다 밀도 있게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 이 중 꼴라주는 찢어진 종이를 덧붙임 으로써 즉흥적이고 우연한 효과가 돋보이며 여기에 가세된 선들은 표현적인 특성을 잘 드러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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