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옥션, 2023년 2월 경매
22일 오후 4시 신사동 본사에서 개최
박수근의 1950년대 작품 ‘노상’ 4억5000만~8억원
원화보다 접근이 용이한 블루칩 작가들의 종이 작품 다양하게 선보여
주요 여성작가 이성자, 천경자, 최욱경의 작품 출품
경매 출품작은 11일부터 경매가 열리는 22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관람은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며, 프리뷰 기간 중 전시장은 무휴이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또는 전화 응찰,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경매가 열리는 22일 경매 참관은 회원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가능하다.
◇ 주요 출품작 - 박수근의 노상
이번 경매에 출품된 박수근의 노상은 박수근 주요 전시에 모두 출품된 작품으로 수려한 전시 이력을 지니고 있다. 1995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박수근 30주기 기념전’을 시작으로, 1999년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우리들의 화가 박수근’, 2010년 ‘박수근 45주기 기념전-국민화가 박수근’ 그리고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전시까지 박수근을 대표하는 전시에 모두 소개되며 높은 작품성과 중요도를 인정받은 중요한 작품이다.
가장 한국적인 화가이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박수근의 삶은 가난하고 불우했지만, 그는 전쟁의 참상과 비극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진솔하고 강인한 모습을 작품에 담았기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그의 작품에 공감하고 감동을 느낀다. 더욱이 박수근은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그의 작품에는 따스함이 담겨있다.
이번 출품작의 제목처럼 박수근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소재는 주로 바깥 공간, 즉 노상이다. 길을 가고 있거나 시장에서 물건을 팔거나 노상에 앉아 있는 사람들, 또는 그림을 그리는 소녀와 노는 아이들 등 이들은 한결같이 노상에 있다. 박수근이 살았던 전후 시대, 작가와 사람들에게 노상은 바로 삶의 터전이자 휴식 공간이었고, 또한 만남과 쉼의 장소였다. 이번 출품작은 삶의 고난과 역경 가운데서 변치 않고 지속된 창작열과 그만의 토속적인 기법을 개발한 박수근의 예술혼과 작품성이 가득 담겨 있다. 추정가는 4억5000만원에서 8억원이다.
◇ 근현대 대가들의 종이 작품이 다양하게 출품
원화 작품과 비교해 접근하기 쉬운 거장들의 종이 작품은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인기가 있다. 작가의 작품혼과 정신 세계가 오롯이 담긴 종이 작품은 독립 작품으로 충분히 컬렉션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한지에 혼합재료로 그린 김환기의 뉴욕시대 1970년 작품 ‘무제’(7000만~2억원)는 후기 전면점화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작가가 행한 다양한 조형 실험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깊고 신비한 색감의 블루를 사용해 서정의 세계를 심화시켰고, 자연의 풍경이 점, 선, 면의 조형적 요소로 발전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또 다른 김환기의 종이에 과슈로 그린 작품 ‘무제’(3200~6000만원)는 1963년 작으로, 예전처럼 구체적인 자연의 형상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작가와 함께 살아 숨 쉬는 자연이 감각적으로 표현됐다.
종이에 유채로 그린 윤형근의 ‘무제’는 55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에,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이우환의 ‘무제’는 3500만원에서 8000만원에, 종이에 수채로 그린 ‘조응’은 3800만원에서 1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정상화의 ‘무제 79-7-31’은 데콜라주[1] 작품으로 4200만원에서 8000만원에 출품된다.
◇ 한국 화단의 주요 여성 작가 이성자, 천경자, 최욱경의 작품 출품
한국의 이미지들을 서양의 추상사조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했던 이성자, 전통적인 한국화를 벗어나 채색화의 독보적인 화풍을 구축한 천경자 그리고 주류 단색화와 달리 독자적인 추상세계를 완성한 최욱경은 한국 화단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한 대표 여성 작가들이다. 이성자의 ‘Le Temps Sans Obstacle’(추정가 5000만~1억원)은 ‘어머니와 대지’ 시기의 연작으로, 유년 시기의 기억과 어머니로서 이별한 자식에 대한 그리움을 반원, 네모, 원, 세모 등 추상적 기호들을 사용해 따뜻한 정감으로 빚어낸 작품이다. 천경자의 ‘이디오피아의 여인들’(5000~9000만원)은 1974년 작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시절 해외 여행을 하고, 그곳에서 얻은 이국 풍물과 현지인을 소재로 해 독특한 색감과 형태미를 작품으로 풀어낸 것이다. 또한 자연의 곡선에서 차용한 역동적인 선 그리고 푸른색, 주황색 등의 다양한 색으로 완성된 최욱경의 작품 ‘A Beautiful Seascape’에서는 작가 특유의 여성적 색채 추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1] 데콜라주: 원래 ‘붙인다’는 뜻의 콜라주와 반대의 뜻으로 떼어내고 박탈한다는 의미다. 일상적인 사물을 찢어내고 지우고 불태우는 등의 파괴행위에 의해 우연한 효과를 기대하는 방법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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