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국제적십자사연맹 총회 노무현 대통령 축사
존경하는 「후안 마누엘 수와레즈 델 토로」 국제적십자사연맹 총재님,
각국의 적십자사와 적신월사 대표단 여러분,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제15차 국제적십자사연맹 총회를 축하드립니다. 세계 183개국에서 오신 참석자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적십자운동은 지난 140여 년간 인류의 고귀한 가치인 인도주의를 실천해 왔습니다. 국가와 민족, 이념과 종교를 넘어 고통받는 이웃이 있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지 달려가 헌신적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여러분의 숭고한 사랑과 봉사가 세상을 보다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올해로 대한적십자사가 창립된 지 꼭 100년이 되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그동안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며 우리 국민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전쟁과 가난으로 어렵던 시절 따뜻한 손길로 소외된 이웃을 감싸 안았고,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누구보다 먼저 치료와 복구에 힘써왔습니다. 또한 전국 각지에 병원을 세워 의료보건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대한적십자사는 남북간 화해와 교류의 물꼬를 트는 소중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산가족상봉에서 식량·비료지원에 이르기까지 냉전의 빙벽을 녹이는 일에 앞장서 왔습니다. 올해에도 화상상봉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착공과 같은 중요한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나아가 국제적인 구호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대한적십자사와, 그동안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국제적십자사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한번 큰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각국 대표단 여러분,
우리는 모두 같은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목과 대결의 질서를 넘어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멉니다. 세계 곳곳에는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되고 있고, 빈곤과 질병, 차별과 배제, 환경파괴와 같은 문제들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성장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인류사회의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경쟁만큼이나 연대가 필요합니다.
경쟁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다면, 연대를 통해 우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의 존엄과 평화만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적십자가 실천해 온 사랑과 봉사의 연대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 희망이 있는 지구촌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 오신 것처럼 앞으로도 인도주의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참석자 여러분,
한국은 세계에서 하나 남은 분단국으로 평화와 인류애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손잡고 인류사회의 행복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이번 총회가 평화를 통한 공존, 연대를 통한 공동번영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총회를 축하드리며, 우리나라에 머무시는 동안 즐겁고 보람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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