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디지털 옴니버스 <디지털 삼인삼색>의 전국 확대개봉으로 시작한 아트플러스 릴리스 플랜은, 지난 9월 김진성 감독의 <거칠마루>와 인권영화 두 번째 프로젝트인 옴니버스 애니메니션 <별별 이야기>를 전국 아트플러스 체인 극장들을 통해 소개하여 천편일률적인 상업영화 일색인 전국 극장가에서 관객들의 따뜻한 호응을 이어왔다.
이어 11월에 찾아오는 세 편의 영화는 안슬기 감독의 <다섯은 너무 많아>와 김태일 감독과 일본의 카토 쿠미코 감독이 공동연출한 <안녕 사요나라>, 그리고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이다.
그 어느 해보다도 연말 특수를 노리는 해외 대작들이 12월 초부터 포진해 일찌감치 다수의 상업영화들로 꽉 차 있는 11월 극장가에 25일 나란히 개봉하는 <다섯은 너무 많아>와 <안녕 사요나라>는 영화적 의미와 보는 재미를 겸비한 독립영화로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데 ‘관객의 다양한 영화를 볼 권리’를 365일 지켜주는 영화문화 지킴이 역할을 하는 상영관으로서의 아트플러스의 진심과 작은 영화들의 소신있고 의미있는 영화만들기의 진심이 만난 경우라 할 수 있다.
안슬기 감독의 <다섯은 너무 많아>는 대안적인 가족의 형태를 경쾌하고 가벼운 리듬으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친밀하고 사랑스럽게 다루고 있어 그동안 주로 어둡거나 파격적인 이미지로 연상되는 독립영화의 무거움을 벗은 작품으로 일반 관객들에게도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일제 파시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김태일, 카토 쿠미코의 공동연출작 <안녕 사요나라>는 불행한 과거사를 극복하려는 한 가족을 따라가는 인간적인 고찰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문제가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현 시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개봉이 아닐 수 없는 영화다. 두 영화보다 한 주 앞서 개봉하는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는 한국사회에 뿌리깊이 고착되어있는 비틀어진 위계질서와 권력의 문제의 근원을 스무살 초입 겪는 ‘군대 이야기’에서 찾고 있는 작품으로 올 부산영화제에서 PSB관객상을 비롯해 4개부문을 휩쓴 기대작이다.
한편 이 영화들 모두 영화진흥위원회가 작은 영화들을 육성하여 보다 건강한 영화적 토양을 일구려는 각종 지원 프로그램들의 총체적인 수혜자라는 부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섯은 너무 많아>는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 독립디지털장편영화 제작지원작이며 <안녕 사요나라>는 2004년 독립영화 제작지원작, <용서받지 못한 자>는 2004년 독립영화 사전제작지원에 2005년 예술영화 마케팅지원까지 받은 작품이다. 여기에 <다섯은 너무 많아>와 <안녕 사요나라>는 아트플러스가 독립영화협회, 인디스토리와 함께 배급을 맡아 ‘아트플러스 릴리스 플랜’ 의 영화로 개봉지원을 하게 되어 그야말로 제작에서부터 상영에 이르기까지 영진위의 작은영화 지원 프로그램의 풀 가동이 이루어진 경우로, 다양한 지원책들이 관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또 한가지 아트플러스 릴리스 플랜의 올 해 거점 사업 중 하나였던 “디지털 프로젝션” 도입이 드디어 현실화 되었다. “디지털 프로젝션” 프로그램은, 작은 영화들의 상영 포맷이 점점 디지털화 되어 가는데 비해 영화를 상영하고자 하여도 디지털 설비를 갖추지 못한 극장들이 대부분인 아트플러스 극장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으로 진행되어 왔었다.
11월부터 아트플러스 극장 공용으로 갖추게 된 디지털 시스템은, 2K급 DLP 1대, 1.3K급 DLP 2대, 그리고 디지베타 데크 1대, HD데크 1대, 디지베타/HD겸용데크 1대, DV데크 한대, 그리고 150석 이하 소규모 상영관에서 영사용으로 가능한 DLP2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구비된 디지털 프로젝션 장비들은 마침 25일 아트플러스 네트워크 극장들을 통해 소개될 <다섯은 너무 많아>와 <안녕 사요나라> 상영에 바로 투입될 수 있어 작은 영화 보급에 의미 깊은 시작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는 이 시스템을 활용하여 디지털 소스로 제작된 작은 영화들의 그동안의 영화관 진입 장벽을 뚫고 아트플러스 체인 극장에서 관객들과 보다 활발히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영화가 산업화의 길로 접어들면서 지나친 상업주의에 경도된 성향을 지니게 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상영될 수 있도록 수년 전부터 여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영진위의 노력은 여전히 대규모 오락영화 위주로 재편되는 국내 극장가가 영진위의 다양한 지원사업과 아트플러스 극장망을 통해 보다 건강한 경쟁력 있는 영화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할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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