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오로라 공주>의 엄정화가 가죽재킷 대신, 귀여운 하늘색 후드티로 바꿔입었다.

하늘색 후드티를 얼굴까지 가릴 정도로 뒤집어쓰고, 동그란 눈을 치켜든 엄정화의 긴장된 표정이 재밌다. 가만히 보면, 무슨 전단지 같은 것을 붙이고 있는 것 같은데… “비엔나 피아노?” 그 밑에 “전공자만 받습니다”라는 문구는 왠지 도도한 척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귀엽다 못해 우스꽝스럽기까지한 엄정화(극중 김지수)의 복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웃음을 유발한다.

지난 11월 1일 서울 성수동 성수공업 고등학교 근처에서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가 크랭크인했다. 이날, 엄정화는 하루종일 200여장의 “비엔나피아노학원생 모집” 전단지를 벽에 붙였다고. 이유는,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피아노 선생님 역할을 맡은 엄정화가 새로운 학원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물을 붙이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 였다. 엄정화가 맡은 변두리 피아노 선생님인 김지수는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게 꿈이지만, 욕심만큼 능력이 따라주지 않는 평범한 여자이다. 잠시 유학의 꿈을 접고, 변두리로 이사 온 그녀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낡고 허름한 피아노 학원을 인수 받지만, 전공자만 가르치겠다는 야무진 꿈과는 달리, 조그만 변두리에 피아노를 배우러 오겠다는 학생조차 드물다. 어쩔 수 없이 창피함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서게 된 김지수는 되도록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나름대로(?) 변장을 하고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엄정화는 첫촬영인 만큼, NG가 많았던 탓에 이날 붙인 전단지만 200장이 넘는다고.

이날 촬영장면은 엄정화가 하루종일 전단지를 붙이고 다니면, 아역배우 신의재(극중 윤경민)가 엄정화가 애써 붙인 전단지를 모두 뜯고 다니는 씬이었다. 애써 붙인 전단지를 보기좋게 뜯어버리는 경민이 때문에 엄정화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연신 기분좋은 웃음을 웃으며 촬영장을 리드했다. 이유는 다름아닌 아역배우의 귀여움 때문이었다고... 피아노에만 관심을 보이는 경민은 자신이 좋아하는 피아노 학원에 자기 외의 다른 학생들이 오게 되는 것을 싫어해서, 광고 전단지를 모두 뜯고 다닌다. 영화 속 윤경민 역할을 맡은 신의재 군은 실제로도 콩쿨대회에서 1위를 하는 등, 피아노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9살 꼬마. 권형진 감독은 신의재 군이 연기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칠 때의 카리스마는 신동이라 불리울 수 밖에 없음을 여실히 드러내 주었기 때문에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약간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극중 상황은 봄을 연출해야만 했다. 따라서 엄정화는 얇고, 밝은 하늘색 후드티와 청바지를 입고, 미술팀은 담벼락에 개나리를 심었다. 쌀쌀한 날씨에 얇은 옷을 입었지만, <오로라 공주>의 무거움을 벗은 그녀의 장난스러운 표정은, 봄의 색깔과 참 잘 어울렸다.

엄정화는 쉴틈 없이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느라 힘들었을텐데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 하나없이 첫 촬영에 의욕을 불태웠다.

“매번 새로운 작품을 시작할때는 무척 긴장이 됩니다. 어제도 잠 한숨 못잤어요. 너무 긴장되서요. 그래도, 이번 작품은 따뜻한 영화라서, 찍는 동안 마음이 무척 따뜻해 질 것 같아요”

감독과는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에서 조감독과, 여배우로 만난적이 있어, 이번작품이 두번째 인연이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더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이 좋다고 한다. 엄정화는 늘 그녀다운 캐릭터와 그녀와는 다른 캐릭터 모두를 잘 소화했다. <홍반장> <싱글즈> <내생애…>가 그녀의 밝고 귀여운 면과 닮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아내 > <오로라 공주>는 엄정화와는 다르지만,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엄정화가 맡은 역할은 철부지 였지만, 불우한 환경의 피아노 꼬마천재를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캐릭터로, 깊이 있는 캐릭터 변화가 필요한 역할이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여자와 천재이지만 천덕꾸러기처럼 살아가고 있는 아이가 만나, “피아노”를 매개체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 주는 따뜻한 휴먼드라마이다. <집으로…>의 할머니와 손자, <가족>의 아버지와 딸, <말아톤>의 엄마와 아들이 보여주었던 감동이 혈연관계에서 보여준 지극히 당연한 감동이었다면,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완전 다른 남이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사랑은 가족보다 더 진한 감동을 전할 것이다.

제목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호로비츠”는 영화 속 엄정화(극중 김지수)가 짝사랑하는 피아니스트로 나오는데, 어떤 인물인지는 영화 속에서 확인 할 수 있다고!

제작 ㈜싸이더스FNH/ 제공 소빅창업투자㈜㈜디씨지플러스 / 배급 쇼박스㈜미디어플렉스/ 감독 권형진 / 각본 김민숙 권형진 / 주연 엄정화, 박용우, 신의재/ 11월 1일 크랭크인/ 2006년 따뜻한 봄 개봉 예정

블라디미르 호로비츠(1904-1989)는 러시아 출신의 20세기 최고의 천재적 피아니스트.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그의 연주는 찬란하고 아름다왔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다가 죽기 3년전인 1986년, 꿈에 그리던 고향 모스크바에서 ‘61년만의 귀향 연주회’를 가졌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은 냉전 중 이었다. 지금도 그 연주회는 그의 평생에 가장 아름다운 연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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