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오전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에서 연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외국기업인들에게 한국 경제의 전망을 소개하고 자유무역체제에 대한 지지 입장과 양극화문제 극복을 위한 공동 노력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연설 후 이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공동 서명한 반부패 서약서를 전달받았다. 이 행사에는 외국기업인 550여명 등 8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 노무현 대통령 연설문

현재현 APEC 최고경영자회의 의장님,

그리고 아·태지역 경제계 지도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조금 전, 제가 기억하는 것보다 저를 잘 소개해주신 ?윌리엄 로즈? 시티그룹 수석 부회장님, 감사드립니다.

처음엔 저를 소개하지 않고 한국경제만 계속 소개하길래 걱정을 참 많이 했는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더니 아주 저를 잘 소개해 주셔서 안심이 됐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의 경영인포럼이란 명성에 걸맞게 세계적인 기업인 여러분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여러분의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APEC 정상회의를 불과 세 시간 앞두고 있지만, 저는 이 자리가 좀더 실속 있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APEC 최고경영자회의 1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이 회의는 역내 기업인들이 정상들에게 자문하고 대화하는 채널로서 아·태지역의 공동번영에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여러분의 공헌에 감사드리며, 이번 회의도 정부와 기업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참석자 여러분,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번영의 중심무대입니다. 역내 국가간 교류와 협력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만 해도 무역의 70%, 외국인투자의 64%가 이 지역 안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나 APEC의 궁극적인 목표인 아·태 경제공동체 달성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무역과 투자 장벽을 지속적으로 낮춰서 개방된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경제·기술협력을 통해 역내 국가간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이 올해 APEC 의장국으로서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를 주제로 삼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오늘 오후 APEC 지도자들은 보고르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을 협의하고, 부산로드맵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부산로드맵은 WTO DDA 협상 진전과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한 무역자유화 등 구체적인 방안을 포함하게 될 것입니다.

‘안전하고 투명한 기업환경’을 만들자는 것도 이번 회의의 주요의제입니다. 대테러 공조, 보건과 재난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반부패 협력방안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될 예정입니다.

또한 올해에는 역내 국가간의 상호이해를 증진하고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문화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첫 사업으로 지난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이곳 부산에서 APEC 특별영화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역내 국가간의 다양성을 교류와 협력의 동력으로 승화시키고, APEC을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로 만들어나가는 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참석자 여러분,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한국 속담이 있습니다. 아·태지역의 무한한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이 주역입니다. 기업인 여러분의 창조적인 협력이야말로 역내 국가간 협력을 가장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태지역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주제로 모인 이 자리는 그 의미가 매우 큽니다. 여러분의 협력이 깊어질수록 아·태 공동체의 미래는 더욱 앞당겨질 것입니다.

최고경영자 여러분,

여러분은 한국경제의 장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국경제의 전망은 밝습니다.

우선, 경제의 미래를 반영하는 주식시장이 지금 사상 최고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수출은 유가의 급격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50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에도 지난 9월까지 12.4%가 증가했습니다. OECD와 IMF는 내년도 한국 경제가 5%내외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도 연이어서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경제가 가고 있는 길은 분명합니다.

첫째는 과학기술 혁신입니다.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 모두 투자하고 싶고, 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탄탄한 제조업 기반 위에 IT, BT 등 미래 성장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우리의 노력을 이번 기회에 여러분들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개혁도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이제 관치경제, 관치금융, 정경유착, 이런 말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민간이 주도하고 실력으로 경쟁하는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경제 각 부문의 제도와 관행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가고 있고, 사회문화도 합리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의 생활환경과 규제를 개선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미 1만 6천여 개의 외국인 투자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있고, 이 중 263개는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입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목표로 2012년까지 외국인투자를 GDP의 14%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한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경제, 동북아 물류와 금융, R&D 허브로 발돋움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이 한국에 투자해야 할 좋은 기회입니다. 가능성을 보고 도전했을 때 이익도 그만큼 커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여러분이 꼭 성공하기를 바라고, 한국을 선택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석자 여러분,

우리의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는 확고합니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자유무역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개방을 통해 선진통상국가를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20여개 주요 교역국과 추진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WTO DDA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에도 적극 기여해나갈 것입니다.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겠지만, 그리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최고 경영자 여러분,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자유화와 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흐름입니다. 그러나 세계화의 진전과 함께 양극화라는 부작용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산업과 산업, 기업과 기업간 양극화와 고용·소득간 양극화가 더욱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교육과 인적자원 투자의 양극화로 고착되어 계층간 격차가 확대될 것이 우려됩니다.

이러한 양극화는 사회통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소비를 위축시켜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축소와 투자의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으로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진 사회는 안정될 수 없습니다.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계화가 주는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여 회원국들의 지혜를 모아나가고자 합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과 함께 기업인 여러분이 상생과 호혜의 정신을 함께 나누어 갈 때 양극화 완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참석자 여러분,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은 나와 있습니다. 그것은 개방과 협력을 통하여 함께 번영하는 미래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나가는 실천과 역량입니다. 멀리 내다보고 더 큰 이익을 위해 힘을 모읍시다. 아·태 공동체의 희망찬 미래를 향해 함께 손잡고 나아갑시다.

이곳 부산은 아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동북아의 중심 항만입니다. 여러분이 교류와 우정을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이곳 부산은 지난 1950년 한국전쟁시기에 전국의 국민들이 와서 함께 어울려 살았던 곳입니다. 전 국민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냈습니다. 그 당시 부산은 전국의 어려운 사람들을 다 품안에 안았던 넉넉한 관용의 도시였습니다. 그리고 이웃과 함께 하는 사랑의 도시였습니다. 항상 부산은 그 역사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매우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저는 이 도시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변호사를 했고, 처음 국회의원을 했습니다. 시장선거에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이 고향에서 여러분을 맞이하게 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바쁜 일정이지만 이 부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고 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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