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나인, 인공지능과 예술의 만남 ‘괴물정원’전 개최
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적 인터랙티브 전시
관람객이 직접 AI와 협업해 ‘괴물식물’ 창조하는 새로운 예술 경험 선사
‘괴물정원’은 관람객이 AI와 함께 기이한 ‘괴물식물’을 창조하고, 그 결과물이 거대한 디지털 생태계를 이루며 실시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선보이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인간과 비인간,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괴물정원’ 프로젝트를 총괄한 김선혁 레벨나인 대표는 “AI 기술과 예술적 상상력의 만남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기술이 인간의 창조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작용할 때 우리는 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 스스로 ‘괴물성’을 발견하고 타자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괴물정원’은 지난 2018년 선보인 ‘죄의 정원’에 이은 레벨나인의 자체 기획 프로젝트로, 보쉬의 트립틱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관람객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는 전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전시장에 마련된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통해 관람객은 형태, 색상, 질감, 움직임 등 다양한 요소를 선택하며 자신만의 ‘괴물식물’을 창조할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식물 데이터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돼 ‘괴물도감’이라는 디지털 아카이브에 실시간으로 축적된다. 전시 기간 내내 도감은 관람객의 참여에 따라 계속해서 진화하는 살아있는 생태계로 기능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첨단 인터랙티브 기술력이 결합된 프로젝트다. 레벨나인은 OpenAI의 ChatGPT API를 활용하고, 이를 Unity 엔진과 연동해 미디어 아트 시스템을 구현해냈다.
레벨나인 설정민 책임 엔지니어는 “ChatGPT의 자연어 처리 능력과 Unity의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접목해 관람객과 AI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괴물식물’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GPT모델에 식물 세계관 특화된 어휘와 지식을 파인튜닝한 덕분에 사용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더욱 풍성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람객이 상호작용 인터페이스를 통해 식물의 생김새, 색감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3D모델의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이라며 “AI와 인간의 창의적 협업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화하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레벨나인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ChatGPT로 대표되는 대화형 AI 기술과 Unity로 구현되는 인터랙티브 3D 그래픽스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미디어 아트 제작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괴물정원’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자연과 인간,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비정형적이고 혼종적인 ‘괴물’의 이미지를 통해 전시는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차이와 다양성의 가치를 환기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괴물정원’에서 우리는 모든 존재의 고유성을 발견하고 그것들의 관계 맺음 방식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전시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모바일 괴물식물 도감, 세계관이 담겨져 있는 대형 스크린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22일 저녁에는 ‘DJ 파티’가 열려 사운드 아티스트 김익명, 김시마의 공연과 함께 괴물정원 이벤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 기간 내내 운영되는 ‘괴물정원’ 웹사이트에서는 도감 열람 및 소장 기능을 제공해 관람객이 전시 이후에도 자신의 ‘괴물’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레벨나인 소개
레벨나인은 ‘정보의 집’을 짓는 사람들로, 아카이브연구자,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이루어져 있다. 주로 뮤지엄의 아카이브 및 정보자원으로부터 출발해 미디어, 웹, 공간 등 다양한 형식으로 미래의 문화경험을 제시한다. 기존의 형태를 거부하는 저항자(rebel) 정신을 바탕으로 창작 및 협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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