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 원작의 ‘도쿄타워’, ‘냉정과 열정사이’의 흥행 신화 이어갈까
에쿠니 가오리는 여성의 시각으로 섬세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담아내며 여성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하나의 러브스토리를 남자와 여자의 시점으로 써내려가는 새로운 스타일의 연애소설. 10년에 걸친 남녀간의 사랑의 궤적을 남자(Blu)와 여자(Rosso)가 교대로 써내려가는 획기적인 기획과 특이한 구조로 진행된 이 소설은 그 해 출판된 단행본과 문고판을 포함, 1달도 못돼 3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에서도 2000년에 발매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잃지 않고,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소설 [도쿄타워]는 에쿠니 작품에서 드물게 21세의 남성의 시선으로 그려졌다는 점과 나이와 관습을 뛰어넘는 금지된 사랑이라는 대담한 소재 면에서 화제가 되었다. 스물 한 살의 청년과 마흔 한 살의 유부녀의 위험한 사랑을 그린 본 작품도 남녀간의 사랑의 본질을 훌륭하게 그려내, 때로는 일상적인 삶과 함께할 수 없는 사랑의 순결과 야만을 그려낸다. 어리석음과 격정, 섬세함과 대담함이라는 이면성이 공존해 감미롭지만 날카로운 칼을 감추고 있는 연애의 본질이 감수성 풍부한 유려한 문체로 현실감 있게 살아난다. 이 작품 역시 지난달 17일 국내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면서 에쿠니의 인기를 실감케하고 있다.
<도쿄타워>와 <냉정과 열정사이>는 모두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다. 특히 <냉정과 열정사이>는 일본 개봉 당시 전국 212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보름만에 100만명을 넘으며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영화로 1년간 롱런하며 동원한 관객이 천만명이 넘는 메가히트작이다. <도쿄타워> 역시 올 1월 개봉 당시 12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도쿄타워’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수요일마다 여성 관객을 할인해주는 ‘레이디스 데이’마케팅을 통해 중년 여성들까지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도쿄타워> OST는 <냉정과 열정 사이> 이후 또 하나의 감미로운 멜로영화 OST로 발매되자마자 높은 순위로 차트에 진입했다. 연주곡으로 수록되어 있는 노라 존스의 “Sleepless Nights”는 도쿄의 황홀한 야경과 함께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이 곡은 노라 존스 2집에 보너스 트랙으로 담겨 있는 곡으로 영화 오프닝에서는 노라 존스의 목소리로 감상할 수 있다. OST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이 작품을 위해 오리지널 신곡을 작곡해준 야마시타 타츠로우의 “Forever Mine”은 파리에서의 클라이막스 엔딩곡으로 쓰여져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OST 역시 영화 개봉과 함께 발매되어 아직까지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OST이다. <도쿄타워>에 노라 존스의 목소리가 있다면 <냉정과 열정사이>에는 엔야가 있었다. 그녀의 앨범 [FOR LOVERS]는 일본에서 발매된 지 1개월 여 만에 1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영화와 앨범의 동반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바 있다.
세기의 연인이라 불렸던 타케노우치 유타카와 진혜림은 소설을 아름다운 영화로 탄생시키는데 완벽한 캐스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준세이의 섬세한 캐릭터를 소화한 타케노우치는 첫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로 화려한 데뷔식을 치뤘다. 그는 최근 일본 TBS 드라마 '윤무곡-론도' 에서 최지우와 함께 주연을 맡았다. 방송은 내년 1월 예정. <친니친니>의 상큼한 이미지로 각인된 배우 진혜림은 이탈리아어, 일본어, 영어 등 외국어로만 대사를 소화해야 하는 어려운 연기를 완벽히 해냈다.
<도쿄타워>의 캐스팅은 한층 더 화려하다. 투명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연기하는 시후미 역의 배우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깊이를 더해가는 구로키 히토미. <실락원>(’97)에서 청순하면서 열정적인 매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그녀는, 여전히 청초하고 가련한 외모에 삶의 무게와 슬픔이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도쿄타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충족되지 않은 고혹적이면서도 창백한 41세의 여성을 연기했다. 그리고 시후미에게 이끌린 21세의 청년 토오루는 동양적인 깊고 아름다운 얼굴에 최근 어른스러움이 더해져 섹시함이 느껴지는 오카다 준이치가 맡았다. 여자보다 아름다운 소년이 운명적 사랑 앞에서 청년의 열정으로 불타는 모습은 많은 여성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는 일본 최고의 인기그룹 V6의 멤버로 오는 12월 6일 ‘한ㆍ일 우정의 해 기념 콘서트’ 공연을 위해 내한할 예정.
두 사람의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사랑과는 대조적으로 어딘가 친숙함 마저 드는 귀여운 커플을 연기한 배우는 드라마 <너는 펫>에서 연상 여성들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은 마츠모토 준과 작년 일본 내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던 연기파 배우 테라지마 시노부다. 장난기 가득하지만, 그 안에 진심을 담은 그들의 과감하고 솔직한 사랑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대와 함께 변화를 거듭하면서 미래로 달려가는 거리, 도쿄. 역사와 함께 살아가면서 과거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거리, 피렌체. 시대의 최첨단과 역사가 만들어 낸 예술이 혼재하는 거리, 밀라노.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는 대조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 3개의 도시를 무대로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보여준다.
영화 <도쿄타워>에서는 원작에는 없는 영화만의 비밀스러운 클라이막스를 위해 연인들의 성지와도 같은 파리가 선택됐다. 파리시가지에서의 촬영에는 뤽 베송이 이끄는 제작 프로덕션, 유럽 코프가 제작에 참여하여 현장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인상적인 씨퀀스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 도쿄에서는 마치 수호신처럼 연인들을 지켜보는 도쿄타워의 흔들리지 않는 존재감과 계절과 날씨 시간에 따른 표정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특히 비가 내리거나, 눈발이 날리는 아름다운 도쿄타워의 전망은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미나모토 타카시 감독은 리들리 스콧이 뉴욕을, 왕가위가 홍콩을 스타일리쉬하게 보이게 한 것처럼 시크하고 심플한 도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 개봉 2년후, 새로운 매력으로 찾아온 에쿠니 가오리 원작의 <도쿄타워>는 현재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 <광식이 동생 광태>, <나의 결혼원정기>에 이어 예매순위 3위에 오르며 여성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성을 잃을 정도로 빠져드는 운명적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시공을 초월하여 여성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테마일 것이다. 도쿄타워가 다정하게 빛나는 황홀한 도시의 거리를 대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도쿄타워>가 다시 한번 많은 여성관객들을 설레게 하며, <냉정과 열정사이>의 흥행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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