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에서 만나는 세가지 아이콘
바로 설화에서 가져온 모티브와 사이보그로의 개조, 이미 <대학로>에서도 사용되어 화제가 되었던 성기총의 재등장이 그 근거이다. 사실 남기웅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지배적 코드로 설화, 성기, 그리고 철의 이미지를 꼽을 수 있는데, 남기웅 감독의 첫 작품인 <강철>에도 오이디푸스 신화가 참조되었고 성기가 등장하며 주인공은 철로 된 갑옷을 입고 있으며, <우렁각시>나 <준비된 악당은 속도가 다르다> 역시 설화와 총(철)을 끌어들이고 있다.
남기웅 감독은 전작 세네프 영화제(SENEF)의 3인 3색 <쇼 미>의 옴니버스 작품 <준비된 악당은 속도가 다르다>에서 전통설화인 <혹부리 영감>을 모티브로 한 바 있다. 이번 작품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에는 <효성 깊은 호랑이>와 <견훤설화>를 모티브로 도입하여 설화에 대한 애착을 과시했다.
#1. 효성 깊은 호랑이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던 나무꾼이 산 속에서 호랑이를 만나자 잡아 먹힐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형님, 어릴 때 숲 속에서 잃어버렸다는 분이 바로 형님이시군요.”라면서 기지를 발휘하고, 그 말을 믿은 호랑이가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산돼지를 잡아 나무꾼의 집 앞에 가져다 놓는다.
이 점을 착안한 남기웅 감독은 영화에 적용하여 기태가 건태모를 위해 멧돼지, 물고기 등에 이어 옛 여자친구의 동생인 정자의 시체까지 선물로 드리는 장면을 설정, 남기웅 감독 특유의 코믹함을 엿볼 수 있다.
#2. 견훤설화
옛날 어느 귀족에게 딸이 있었는데, 그 딸이 어느 날 갑자기 입을 다물고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어 연유를 물어본다. 딸은 며칠 전부터 너무나 잘생긴 남자가 그의 방으로 몰래 들어와 몸을 맡기지 않을 수가 없었으며, 그 사내가 오늘밤에도 찾아올 것이라고 한다. 부모는 딸에게 바늘에 실을 꿰어 그 남자가 돌아갈 때에 옷자락에 살짝 매어두는 꾀를 알려준다. 이튿날 실을 따라가 뜰로 나가보니 옆구리에 금빛 띠를 두른 큰 뱀이 바늘에 찔려 누워있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딸은 임신하여 남자아이를 낳았는데 그가 바로 백제를 부활시킨 견훤이라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밤마다 딸의 방을 기웃거리고 홀연히 사라지는 아버지를 찾고자 하는 장면에서 사용되었다. 볼일을 끝내고 사라질 때 옷에 바늘을 꿰어 그 행적을 쫓는 장면은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주요장면으로 사용되어 한층 흥미를 높이고 있다.
건태는 정액이 곧 총알, 사정하면 총이 발사되는 구조인 성기총을 자신의 몸에 이식하고, 자신을 억눌렀던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성기총은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쾌락을 느끼고 싶지만 사정하는 순간 살인무기가 되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구속하는 속박물이 되고 만다.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는 복수극의 외형을 띄고 있는데 그 복수의 계기는 여주인공인 향수의 성기에서, 실행은 남자주인공인 건태의 성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두 성기 모두 각자의 몸에 철로 이식된다. 영화에서 철의 구체화 된 상징은 바로 총이다. 성기는 철의 반대 개념으로 태초에 인간이 태어난 그곳, 즉 인간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즉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에 등장하는 성기총은 생명의 잉태라는 가장 근본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상실감을 표현하는 매개체이며 성기총이라는 상징으로서 인간의 금지된 욕망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남기웅 감독은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를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지배적 코드인 설화, 성기, 총을 이용하여 특유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유쾌하게 그려내었다. 영화 속의 숨겨진 상징적 의미와 메시지를 찾아보는 것도 영화 보는 재미를 배가시킬 것이다.
디지가온의 디지털 프로젝트 “고릴라 머신” 그 첫번째 영화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는 상식을 깨는 도발적인 상상력이 가득한 “남기웅표” 영화임을 120% 보여주는 기대작으로, 현재 후반작업 중이며 찬바람 가득한 올 겨울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재미로 다가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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