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무역체제는 WTO에 의한 범세계적인 자유무역주의와 개별국가 간의 지역적 자유무역주의라는 두 개의 축이 공존. GATT의 성공적인 협상 타결 이후에도 공식 국제기구인 WTO가 출범하여 DDA(Doha Development Agenda:도하 개발 아젠다)협상을 진행 중. WTO의 다자간 무역자유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배타적인 지역적 자유무역협정(FTA)이 확산. 아울러 APEC과 같은 개방적 지역무역협정이 등장하여 구속력은 없지만 지역적 및 세계적 무역자유화를 촉구하는 역할.
2002년부터 WTO의 다자간 무역협상인 DDA가 진행 중이나 협상과정이 난항을 거듭. 1948년 이후 GATT 회원국들이 8차례에 걸친 다자간 무역협상을 개시하여 1993년 협상(UR 라운드)이 타결. UR협상 타결이후 농산물과 서비스분야의 시장개방이 미흡하고 공산품분야에도 아직 상당한 무역장벽이 존재한다는 인식으로 DDA협상이 시작. 12월 13일부터 시작되는 제 6차 홍콩 각료회의에서도 가시적 성과 도출은 어려울 전망.
1990년대 들어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s)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2000년 이후 급속히 증가. DDA협상의 연속적 실패로 각국은 외형적으로 협상에 참가하고 있지만 이해관계의 조정이 쉬운 지역통합에 우선순위. FTA가 더욱 확산되면 협정국들 사이에 무역이 증가하지만 비협정국들을 소외시키는 현상이 발생. FTA를 체결하지 않으면 막대한 기회비용 손실을 감수해야 하므로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FTA를 추진 중. 경제적 이유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 군사 등 복합적인 전략목적에서 추진. 2005년 11월 22일 현재 전 세계에서 186건의 FTA가 실행 중이고,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발효 예정인 FTA를 합산할 경우 약 300건.현재 발효 중인 186건 중 48건은 1990년대, 114건은 2000년 이후
DDA나 FTA 이외에도 중간적 성격을 가지는 APEC과 같은 지역협력체도 등장. 부산회의에서 APEC 내 선진국은 2010년, 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달성하기로 한 "보고르 목표"의 달성 의지를 재확인하여 FTA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둠. 동시에 범세계적인 무역자유화를 위해 DDA협상의 성공적 타결도 촉구.
한국의 FTA체결도 속도를 내기 시작
한국은 "동시다발적 FTA추진전략"으로 그동안 지체된 FTA체결 진도를 만회하려는 노력. 최근 한국은 아세안(ASEAN)과 네 번째 FTA체결 합의로 총 15개국과 체결. 현재 멕시코, 캐나다, 일본과 FTA를 추진 중이고 인도, MERCOSUR(남미공동시장)와는 공동연구 중. 미국, 중국, EU 등 거대경제와의 FTA, 한·중·일 FTA, EAFTA(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 등을 중장기적 추진 대상으로 지정.
한국의 FTA 체결 현황
한국은 2004년 4월 최초로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주력수출품의 수출이 크게 증가. 특히 한국 농업에 미치는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 한국은 아세안지역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고 서비스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4년 11월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농업부분의 시장개방이 필요없어 FTA체결이 용이했고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한국 원산지로 인정. 지난 7월 EFTA(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와 FTA를 체결하기로 합의. 직접적인 수출확대보다는 EU와 FTA를 체결한 EFTA와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EU에 대한 시장접근성을 높이기 위함. 12월 아세안(ASEAN)과의 FTA를 체결하게 되어 한국이 맺은 FTA 중 가장 큰 경제적 효과가 기대. 지난 7월 중국·아세안(ASEAN) FTA체결에 대응할 수 있고 일본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
DDA협상의 효과와 전망
DDA협상의 후생효과는 FTA보다 크고, 선진국보다 개도국에 더 큰 혜택. 다자주의에 기초한 세계적인 무역자유화가 지역적 자유무역협정보다 더 큰 후생효과를 발생. 무역자유화의 사전적 효과분석 모형(CGE)에 의하면 세계적 무역장벽 철폐에 따른 후생의 증가는 FTA보다 크게 나타남. 세계적 무역장벽 철폐의 GNP증가(20,798 억 달러)는 APEC FTA(8,241억 달러)의 2배 이상. 한국의 경우 다자주의에 입각한 무역자유화 시 GNP가 544억 달러 증가 하나, APEC FTA은 423억 달러, ASEAN+3(한국, 중국, 일본) FTA는 239억 달러에 그침.
다자주의에 기초한 세계적인 무역자유화가 선진국보다 개도국에 더 큰 혜택. 개도국의 경우 실질 소득 증가분이 2015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DDA협상의 가장 큰 수혜자. 무역자유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고려할 때, 그 효과가 커지는데 특히 개도국과 저소득국의 경우 실질 소득이 크게 증가.
하지만 전 세계적인 무역자유화는 단기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산업이 존재하여 무역자유화에 걸림돌으로 작용. 개도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조차도 자국 피해산업, 특히 농업부분 자유화에는 소극적인 태도. 농업단체 등 반세계주의 단체는 무역자유화 논의에 극렬히 반대 DDA협상 타결에 시일이 소요될 전망.
농업, 비농산물, 무역규범 등 분야별로 국가 간 이해관계가 상충하여 세부원칙의 완벽한 합의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 WTO도 13일부터 시작되는 홍콩 각료회의에서 완전한 세부원칙에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함. 협상의 기본골격에는 어느 정도 합의가 되었지만 특히 농업부분에서 세부원칙과 시행 방안에 회원국간 견해가 상충. 과거 UR협상도 5년 기한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완료하는데 약 10년 소요
DDA협상의 성패는 농산물분야에서 수입관세 인하, 국내보조, 수출 보조금 논의에 달려 있음. 수입농산물에 부과하는 관세 인하 방식에 회원국들 사이에 이견. 기본골격에 합의 된 것은 "스위스 공식", 즉 관세를 수준별로 나누어 높은 구간에 속해 있는 관세를 낮은 구간 관세보다 더 많이 감축. 관세 구분의 구간수를 4개로 하기로 의견 접근이 최근 이루어졌지만, 관세구간별 감축률에 대한 입장차. 농산물 수출국은 관세 인하와 별도로 일정수준보다 높은 농산물의 관세를 일정수준 이하로 일률적으로 낮추는 관세상한에 대한 의견 상충. 일부국가들은 관세상한의 도입을 반대하고, 다른 국가들은 75~100%의 상한 설정을 주장. 민감품목의 수는 각국 전체 농산물 품목 중 최소 1%, 최대 15%로 의견이 대립. 개도국에만 적용되는 특별품목수의 지정에 대해 개도국은 각국 전체 품목 중 20%를 주장하나 선진국들은 반대.
농업분야에 지원하는 보조금에 대한 입장차. 자국민 농업보호를 위한 국내보조 분야에서는 구간의 수, 구간경계 및 국가배치에 대해서는 의견접근이 있지만, 보조금 감축률에서는 이견. 농산물 수출보조를 조기에 철폐하자는 주장과 품목별로 차등 철폐하자는 주장으로 의견이 상충.
농업분야 쟁점사항
ㆍ관세구간 별 감축률과 관세상한 도입 및 관세상한율
ㆍ민감품목과 특별품목의 수
ㆍ국내보조 감축과 수출보조 철폐 시기
공산품부분에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의 감축도 논의하고 있으나 회원국 간 의견이 상충. 각 회원국들은 관세인하방식에 대한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미국은 2015년까지 모든 공산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자고 제안. 일본은 자동차 등 특정분야에서 관세철폐, 서비스분야에서 개도국의 시장 개방을 요구하나 브라질, 인도의 반대로 어려울 전망. 수출자가 반덤핑 부과조치를 회피하기 위해 우회수출을 할 경우 반덤핑 관세 부과를 미국이 주장하나 한국, 홍콩, 태국 등은 자의적으로 적용될 소지가 있어 반대. 또 반덤핑 조사대상 물품의 범위를 명확히 하자는 주장과 판정 기준이 모호하고 이행의 어려움으로 반대하는 주장이 대립.
무역과 환경에 대한 국제무역규범을 수립하는 문제에도 이견. 일부 국가들이 유전자변형물질 농산물에 대한 수입규제를 실시하나 무역 자유화를 지향하는 WTO규범상 수입규제조치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 환경과 소비자 보호에 대한 여론 압력이 높은 EU 국가들은 합법적인 것으로 보는 입장이나 미국과 많은 개도국들은 보호무역조치의 구실로 남용될 가능성을 경계.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투자 제도, 경쟁정책, 정부조달의 투명성, 통관절차에 관한 새로운 규범을 수립하는 문제를 논의. 선진국들은 WTO 규범을 빨리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개도국들은 관련 국내제도 부재와 경제정책 수행의 제약으로 소극적 태도를 유지.
대응책
범세계적인 무역자유화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FTA체결에 더욱 주력
DDA협상은 타결에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지만 전 분야에서 자유무역 체제로의 이행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DDA협상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익 최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모든 분야에서 혜택을 얻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피해산업, 특히 농업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 마련이 시급. 수입 관세 차등 감축방식이 적용될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큰 관세율을 가진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크게 인하 해야 함. DDA협상에서도 선진국과 개도국 의무이행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도국 지위를 인정 받는 것이 중요. 기업차원에서는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더 이상 국내산업의 보호수단이 될 수 없음을 직시하고 향후 "무관세 시대"에 대비하여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 무관세 시대에 경쟁력를 확보한 기업은 "규모의 경제효과"로 글로벌기업으로 견고한 위상을 확립.
WTO의 DDA협상 타결은 다소 시일이 소요될 전망으로 전 세계적으로 FTA가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어, 한국은 다양한 국가와 FTA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함. DDA협상의 성공적 타결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상당한 시일 소요. 하지만 FTA는 체결이후 발효까지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탄력적인 조정이 가능. FTA체결로 수출품의 다변화와 고급화를 촉진하여 수출을 확대. FTA체결로 수출기업의 관세 등 가변비용의 감소는 수출품의 다변화를 촉진할 것이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통한 선진기술의 유입은 수출품의 고급화를 촉진. FTA를 통한 직접투자의 촉진에는 금융제도의 안정성과 고학력·숙련 노동력이 중요하므로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 장기적으로 미국, 중국, EU 등과의 FTA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 특히 세계최대시장인 미국과의 체결은 시장접근성의 용이뿐만 아니라 한반도 안보측면에서 접근할 필요성. 아울러 FTA 추진 대상국 선정 시 "무역 창출" 효과에 의한 편익과 "무역 전환" 효과에 의한 비용을 비교하여 선정. 무엇보다도 FTA 추진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 특히 농민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를 마련.
무역자유화는 단기적 비용과 장기적 편익을 동시에 수반
무역자유화는 한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경제전체에 효율성의 증가와 후생증가를 가져오지만 일부부분의 고통도 수반. 생산성이 낮은 기업 및 산업의 퇴출과 이로 인해 고용감소와 임금하락은 무역자유화에 따른 단기적 비용. 자유무역으로 인한 고용감소와 함께 고용이 창출되므로 총고용은 감소하지는 않으나, 농업과 노동집약적 제조업에서 고용은 약간 감소. 생산성이 높은 기업 및 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고 소비자의 후생증가는 무역자유화에 따른 편익. 생산성이 높은 기업 및 산업은 무역자유화로 높은 가격과 이윤을 실현하고 규모의 경제도 달성. 무역자유화로 자본재와 중간재의 다변화는 국내기업의 생산성 향상. 무역자유화로 인한 물가하락, 이로 인해 소비자의 실질 소득 증가, 다양한 상품의 소비로 소비자 후생이 증가.
사회전체의 후생감소 없는 보상체계 마련
보상은 사회전체의 후생효과 감소없이, 특히 소비 및 투자 행태나 무역구조의 왜곡 없는 보상이 필요. 혜택을 받은 부분에서 피해부분으로 보상을 전이할 때, 혜택부분의 소비 및 투자 의욕의 저하없이, 피해부분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 조정비용(보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Rigidity)이므로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 미국 "Trade Adjustment Assistance"를 참조하여 무역자유화로 피해를 입은 산업에 대한 총체적이고 효율적인 지원 실시....삼성경제연구소 강기천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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