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 알고보니 독종?

서울--(뉴스와이어)--“언니! 언니!”

딱 1년전인 지난해 12월 17일 <청연>의 부산관제탑 세트가 한 여인의 눈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또 한 사람의 조선 여류 비행사인 이정희의 울부짖음이었다. 그리고 현장을 깜짝 놀라게 한 사람은 바로 이정희 역을 맡은 한지민. 아담한 체구에 귀여운 배우인줄만 알았던 한지민의 열정이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 버렸던 것.

최근 <청연>의 클라이막스인 관제탑 신 에피소드가 공개돼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관제탑 신은 폭우 속에 마지막 비행을 떠난 박경원을 향해, 그의 연적이자 동반자인 이정희가 회항의 모르스 부호를 날리는 장면. 단발마에 가까운 대사를 제외하고는 두 사람 간의 대사가 모르스 부호로 이루어져 고도의 감정연기가 필요했다. 더구나 한지민은 상대역이 없는 상황에서 이정희의 슬픔을 연기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영화의 흐름 상 초반부 자매 이상의 정을 나누던 박경원(장진영)과 이정희(한지민)는 박경원의 연인 한지혁의 억울한 죽음으로 소원해진 상태. 같은 남자를 사랑한 두 사람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서로를 미워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이정희의 모르스 부호는 폭우 속 마지막 비행을 떠난 박경원을 향한 화해의 표시였던 셈이다. 한지민은 섬세한 감정의 변화를 작은 표정 하나하나로 살려내 이정희의 절박함을 모르스 부호에 담아냈다. 하지만 정작 이날의 절정은 모르스 부호를 치던 이정희가 활주로로 달려나가 박경원을 애타게 부르는 장면이었다. 사랑했던 남자 한지혁에 대한 그리움까지 더해지면서 이정희의 울음도 한층 깊어져야 했다. 더우기 극중 설정이 여름의 한가운데인 8월인데 비해 실제는 겨울의 한가운데인 12월의 중순. 엎친데덮친격으로 극중 폭풍우가 몰아치는 상황이라 배우에게는 연기보다, 살을 애는 듯한 추위를 견뎌내는 게 더 힘든 상황이었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비바람이 몰아치자 금세 한지민의 얇은 여름옷은 빗줄기에 젖어버렸다. 그럼에도 한지민은 주위 사람의 간담이 서늘하리만치 사실적인 눈물 연기를 펼쳐 보였다고 한다. 박경원을 부르는 ‘언니~’하는 외침에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는 것이 스태프들의 평.

촬영이 끝나면 몸에 있던 열기가 빠져나가 머리카락에 금세 살얼음이 얼 정도의 추위였다. 이빨을 부딪치며 떨고 있는 한지민의 모습은 주변 사람을 안쓰럽게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반면 감정의 여운이 남아있던 한지민은 모니터를 하면서도 눈물을 멈추지 못할 정도였다고. 날씨가 날씨인지라 꼼꼼하기로 소문난 윤종찬 감독도 몇 번의 촬영 후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고 OK사인을 내렸다. 하지만 정작 재촬영을 부탁한 것은 한지민. 촬영 초반 영화는 첫 촬영이라 아쉬움이 있어도 감히 재촬영을 요구하지 못했던 그녀가, 이날은 이례적으로 재촬영을 요청한 것. 이에 윤종찬 감독도 그녀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재촬영이 들어가자 한지민은 한층 강도 높은 오열과 눈물로서 이정희의 슬픔을 표현해냈다. 촬영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들렸지만, 정작 감정이 복받친 그녀는 그 자리에서 매니저의 품에 안겨 한참을 울고서야 자리를 뜰 수 있었다. 이날 관제탑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막스로 윤종찬 감독도 한지민의 프로정신에 찬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한지민의 열연이 돋보인 <청연>은 오는 29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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