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 ‘청연’ 캐스팅 이후 한국영화 100여편 섭렵
그녀는 드라마 <올인>으로 데뷔 후 <청연>의 촬영 전까지, <좋은 사람> <대장금> 등 줄곧 TV드라마에만 출연해 왔다. 하지만 첫 영화 <청연>의 촬영을 앞두고는 영화 연기에 대해 걱정이 들었다고 한다. 이전부터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 환경이나 사소한 연기의 차이에 관해서는 익히 들은 바가 있었지만 막상 자신이 그 위치에 서자 상황이 급변했던 것.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라고 했던가, 고민 끝에 그녀가 택한 학습법은 지극히도 단순한 ‘영화 보기’였다. 특히 한국 영화의 흐름과 선배 배우들의 연기에서 해답을 찾기로 했던 것. 덕분에 <청연>에 캐스팅된 2003년 하반기 이후 대부분의 한국 영화를 보게 됐다고 한다. 이전에 그냥 제목만 듣고 스쳐지났던 한국 영화도 빠트릴 수 없었다. <조폭 마누라>에서 <죽어도 좋아>까지 장르나 흥행에 구애없이 다양한 작품을 보면서 영화 연기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지어 <청연>의 중국 로케이션 때는 촬영 기간이 연장되자 DVD 플레이어까지 구입해 틈 나는 대로 국내외 영화를 챙겨보기도 했다.
“그해 봤던 작품 가운데는 <인어공주>의 전도연씨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1인2역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실감나더라고요. 더구나 주인공 나영이와 엄마의 어린 시절 신 같은 경우 상대 배역이 없는 연기잖아요. 특히 나이는 많아도 아이처럼 순진한 엄마의 어린시절의 섬세한 감정 표현은 정말 탐나더라고요. 또 그 모습이 현실의 나영과 분명하게 대비되면서 극의 몰입도를 한껏 높여준 것 같았어요.”
영화에서 배우가 가장 예뻐 보일 때가 분장이나 조명이 좋을 때가 아니라 연기를 가장 잘 할 때라는 것도 배우게 됐다고. 이밖에도 지나간 영화 가운데는 <인디안 썸머>의 이미연의 연기나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의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배우의 배역이 도드라지는 할리우드 영화도 재밌게 본 작품이 많다. <금발이 너무해>의 리즈 위더스푼은 자그마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로맨틱 장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가장 맛있게’ 드러내는 법을 알고 있는 듯했다. 근래에는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가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영상미가 뛰어난 <형사 Duelist>를 보면서 영화 미술 등 연기 외적인 요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한 해 동안 참 많은 한국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걸 알았어요. 소재나 장르의 흐름, 시나리오를 보는 눈도 키울 수 있었고요. 무엇보다 한국영화가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구나 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어요. <청연>도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겠지만, 작품으로서 그리고 연기자의 연기로서도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해요.”
한지민은 <청연>에서 또 한 사람의 실존 여류 비행사 이정희 역을 맡았다. 주인공 박경원과는 자매 이상의 정을 나누지만, 한지혁이라는 남자를 같이 사랑하면서 갈등하게 되는 인물이다. 내년 1월초에는 에릭, 엄태웅과‘늑대’에 출연해 연기 변신을 시도할 예정. ‘늑대’가 끝나면 영화에 재도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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