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주가와 경기’

서울--(뉴스와이어)--2005년 국내 증시는 활황세 지속. 하반기 이후 거래소 주가인 KOSPI는 1,000p 이상의 수준을 유지. 시중유동성이 주식형 펀드 등으로 몰리면서, 기관이 주가상승을 주도. 거래소 주가는 9월 7일 1,142.99p(종가 기준)로, 1994년 11월 8일(1,138.75p) 이후 10년 10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 12월 23일 현재 거래소 주가는 1,359.5p를 기록해, 작년 말에 비해 51.7% 상승. 코스닥 주가도 8월 말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12월 23일 현재 380.3p를 기록. 작년 말에 비해 81.7% 상승

최근 장세는 상승 지속기간이 장기이며 상승폭도 높은 편. 과거와 달리 2005년 6월말 이후 KOSPI는 124 거래일 연속 1,000p 이상을 수준에 머물면서 네 자릿수 주가가 정착되는 양상. 1994년(85 거래일 연속 1,000p 이상 유지)을 제외하고, 1989년, 1999년과 2000년 모두 단기에 그쳤음. 거래소 지수의 연 평균도 1980년 이래로 처음으로 1,000p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 2005년 들어 12월 23일까지 거래소 지수 평균은 1,067.6p를 나타내 지난 1994년(965.3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과거 주가상승기와 현 주가상승기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공히 존재

과거나 현재 모두 경상수지 규모가 주가상승세에 큰 영향. 경기순환기별로 보면, 경상수지 규모가 주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남. 경상수지 규모가 적자이거나 소폭의 흑자를 나타낸 경우에는 주가 상승폭이 작거나 하락.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으로 볼 때, 경상수지 흑자(적자)가 시중 유동성을 늘려(줄여) 주가에 긍정적(부정적)으로 작용.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갈 경우, 해외로부터 유동성이 유입되고 이는 주식수요 확대로 연결되므로 주가가 상승. 예를 들어 제4순환기의 경기확장 국면에서 경상수지는 16.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주가는 63.5% 상승. 특히 제4순환기 수축국면에서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확장기에 비해 확대되었는데 주가는 경기둔화에도 54.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보여도 경상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보일 경우에는 주가상승 여력은 약화. 1995년 수출은 전년대비 30.3%, 경제성장률은 9.5%로 국내 경기가 호황을 보였음에도 주가는 5.1% 하락. 1987년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가장 높은 증가율(전년 대비 136%)을 보인 2004년에는 주가는 전년 대비 23.1% 상승

외환위기 이후의 1000p 이상의 장세에서 주가상승이 기업 투자로 연결되는 것은 공통적 현상. 90년대 이후 주가가 1,000p를 넘었던 1999년(10.4%), 2000년(12.8%)의 설비투자율은 1994년(14.1%), 1995년(15.2%) 수준을 하회. 2005년에도 3/4분기까지 실질 설비투자율(=설비투자/GDP)은 11.2%로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낮은 수준. 최근에는 상당수 기업이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을 신규사업투자보다는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여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현상도 나타남.

국내 경기상황을 비추어 보면, 최근 주가상승세 지속은 매우 이례적 현상. 과거 거래소 주가지수가 1,000p를 상회한 기간(1989년, 1994~95년, 1999년, 2000년)은 국내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 1990년대 이후 1,000p를 넘은 기간 동안 국내 경제성장률은 평균10.3%. 그러나 2005년 3/4분기까지 국내 경제성장률은 90년대와 2000년 평균성장률의 약 1/3 수준인 3.5%에 불과. 최근에는 고유가, 미 금리 인상 등 해외 악재도 많았던 상황임에도 주가상승세가 지속. 반면 1980년대 말에는 3저, 1994~95년은 반도체 경기, 1999~2000년에는 IT 경기 호황, 유가하락 등 대외 여건의 호재가 주가상승을 견인

주가와 경기와의 관계

주가는 경기흐름과 관련
주가와 경기는 다양한 파급경로를 통해 양자간 상호 영향력을 지님. 주가는 자본비용, 富의 효과, 경제주체 심리, 대차대조표 효과 등의 경로를 통해 경기에 영향(한국은행, 2002).

자본비용 경로: 주가상승으로 기업의 시장가치(토빈의 q)가 자본소득의 대체효과보다 높아져 기업 투자가 증가
富의 효과 경로: 지속적인 주가상승은 경제주체들의 富를 늘려 현재와 미래 소비가 증가
대차대조표 효과 경로: 주가상승시 보유주식의 담보가치가 높아져, 주식을 보유한 가계와 기업들의 소비지출과 투자규모가 확대

주요 경기지표들도 주가변동 요인으로 작용(한국은행, 1999). 산업생산 증가율, 상품수지는 주가의 正(+)의 관계를 갖고 있는 반면 금리와 환율은 負(-)의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 일반적으로 주가변동은 실물경제를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짐.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9개 중 금융지표로는 총유동성인 M3와 함께 종합주가지수가 포함. 미국과 일본에서도 주가지수가 경기선행지수의 구성요소. 미국은 S&P 500, 일본은 TOPIX(東證株價指數)

경기선행지표로서 주가의 유용성은 논란의 대상
이론적으로 주가지수를 경기선행지수의 구성요소로 채택하고 있는 배경은 배당할인모형에 근거. 이론적으로 현재의 주가는 주식 투자시 얻게 되는 배당 등 미래 현금흐름을 적정 할인율로 할인한 현재가치. 배당할인모형으로 보면, 경기하강(상승)으로 인해 특정 기업의 주당 이익이 감소(증가)할 것으로 배당이 감소(증가)할 것으로 전망될 경우에 주가는 실제 경기에 선행하여 하락(상승)함을 의미. 하지만 주가지수의 경기선행지표로서의 유용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태. OECD 국가들의 경기선행지수에 11개국에서는 주가가 포함되어 있는 반면, 다른 11개국에서는 포함되지 않음. 일본에서는 1987년 7월 경기선행지수 개편시 주가를 구성요소에 제외했으며, 2001년 12월에 주가의 전년동월비로 하여 다시 채택. 미국의 3개 주(펜실바니아, 뉴저지, 델라웨어)에서 사용되고 있는 Stock and Watson(1989, 1993)의 선행지수에는 주가가 미포함. Moore(1983) 등도 1975년, 1980년, 1982년 경기침체기 도래 전에 주가가 상승하여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보였다고 주장

한국의 주가와 경기간 관계는 불명확
한국은 주가와 경기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나타나는 등 양자간 관계가 불명확. 최근에도 2004년 3월부터 2005년 10월까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하락세를 지속한 반면,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 동 기간 중 주가는 31.5% 올랐지만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6%하락. 이는 최근 주가상승에는 경기 외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 주가가 경기간 시차상관계수도 뚜렷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며 2000년대에는 양자가 역행하는 모습도 나타남. 각 기간별로 주가와 경기간 상관 관계는 다양한 모습. 80년대에는 주가가 경기에 2~4개월 정도 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경기선행성에 비해 큰 폭의 우위를 보이지 않음. 90년대 들어서는 주가의 경기선행성이 강화되었고, 경기에 8개월 선행. 2000년 이후에는 80년대와 90년대와 달리 주가와 경기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임. 이러한 관계는 2~8개월 이후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특징.

주가와 경기간 인과관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주가는 경기에 후행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이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한국증시의 특성에 기인. 검정결과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전 기간에 걸쳐 3~9개월 시차를 두고 경기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 이는 주가가 경기에 후행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2000년 이후에는 3~12개월에 걸쳐 주가가 경기에 후행하는 정도가 강화. 이러한 현상은 외환위기 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던 개인투자자들은 경기회복 이후에야 주식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추정. 경기상승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지면, 임금이 오르고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 주식투자를 할 여유자금이 발생. 외환위기 이후에도 비중이 가장 높아진 외국인 투자자금도 일반적 상식과는 달리 국내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 국내 증시에 유입. 외국인 증권투자 수지와 주가와의 시차상관계수 추이를 보면, 상관계수의 크기는 낮기는 하나 외국인 증권투자는 주가에 4개월 후행

시사점

현 주가상승세를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기에는 무리
주가는 경기선행지표로서 한계를 가지므로 최근의 호황장세를 향후 견고한 경기회복의 신호로 단순 해석하는 것은 무리. 시차상관계수와 인과관계 검정을 통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주가와 경기간 관계가 명확하지 않음. 90년대에는 선행지표로서의 유용성이 있었으나 2000년 이후에는 오히려 주가가 경기가 후행하는 모습.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 큰 원인으로 추정. 과거 주가상승기와는 달리 수출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기업의 투자 부진이 지속. 기업의 보수적 투자 성향과 해외자본에 의한 적대적 M&A 우려 등이 작용. 주가상승은 소비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 2004년 이후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기대지수(통계청 조사 기준)는 2005년 3월과 4월을 제외하고 기준치인 100 미만을 기록

최근의 주가상승은 거시경제 여건보다는 국내 증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 개인투자자들은 직접투자보다는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를 선호. 기업들도 유상증자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확대함에 따라 주식시장의 수급불균형이 발생하였고, 이는 주가상승의 요인으로 작용. 8.31 조치 등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안정의지로 시중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다시 돌려진 것도 큰 요인. 1999년과 2000년의「바이코리아」열풍, 코스닥의「묻지마 투자」신드롬 이후 큰 손실을 입고 증시를 떠난 자금들이 환류주가상승이 경기회복세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 구조의 구축이 필요.

주가상승세가 하반기 들어 나타나고 있는 경기회복 징후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만들 필요. 주가상승은 부의 효과 등을 통해 소비자 지갑을 열고, 기업 투자를 촉진하여 경기상승세를 가속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주가상승으로 연결. 최근에는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등의 모습이 나타나면서 이와 같은 선순환 구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5년 4분기 소비자 동향조사」에서는 소비자 심리지수가 6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을 상회. 하지만 아직도 기업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등 경기회복세를 낙관하기는 무리이므로 기업의 투자심리를 살릴 조치 등이 필요. 규제완화 가속화, 경영권 안정장치 마련, 부실기업의 회생 및 구조조정병행 등이 요구

주가가 경기선행지표로서의 유용성을 가지도록 주식시장 내의 국내 기관투자자 비중을 늘리는 노력도 병행. 주식형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을 유지,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 적립식 펀드 열기가 이어지도록 너무 많은 펀드가 경쟁적으로 팔려 부실펀드가 생기지 않도록 유도. 기관투자가의 투자운용 능력 제고도 독려. 연금, 기금의 주식투자 한도도 상향 조정..... 삼성경제연구소 최호상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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