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2006년 신년사
친애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여러분!
2006년 丙戌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여러분들 모두가 크고 작은 소망을 기원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 해에는 직원 여러분들의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고,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의 의미는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겠지만, 공정위로서도 병술년 새해는 시장경제 창달을 위해 공정위가 설립된 지 25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면서, 동시에 시대의 변화에 맞게 핵심기능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여 새롭게 출발하는 첫 해이기도 합니다.
이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으면서 공정위의 올 해 나아갈 정책목표를 함께 생각해보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직원 여러분의 지혜를 모으고 각오를 새롭게 하고자 합니다.
2006년 여건과 공정위의 과제
공정위 직원 여러분!
한국경제는 개발연대를 지나 선진경제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심리가 뚜렷이 회복되고 민간투자사업도 확대되고 있으며, 수출도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 전문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경제가 5%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지속된 경기하강 국면이 끝나고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더 큰 관심은 이러한 경기순환보다, 선진경제 도약을 위해서 한국경제가 어떻게 하면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해 나갈 것인가에 있습니다.
개발연대를 거치는 동안 전통산업 부문의 설비투자는 포화상태에 이르고 저렴한 노동력의 공급도 한계에 이르러 요소투입에 의존하는 高成長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경제의 성장패턴도 이제 총요소생산성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지는 선진국형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총요소생산성은 기술혁신과 인적자본의 확충, 시장경제의 활성화, 대외개방을 통한 글로벌 스탠더드의 수용 등에 의해 증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면 자원의 낭비가 줄어들고 개인과 기업의 노력과 창의력이 최대한 발휘되어 기술혁신이 이루어져서 결과적으로 성장잠재력이 확충됩니다. 따라서, 시장경제의 창달은 2010년대 1인당 소득 2만5천불~3만불의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기반이라 하겠습니다.
지난해 우리 공정위가 “시장경제 선진화를 통한 부의 증대와 소비자만족의 극대화”를 비젼(Vision)으로 설정한 것도 이러한 역사인식에 기인한 것입니다.
2006년 공정거래정책 기본방향
제가 위원장으로 공정위에 몸담은 첫해인 2003년에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만드는데 역점을 두었고, 2004년에는 로드맵을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지난해에는 개편된 시장규칙에 따라 법을 엄정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함으로써 시장기능을 파괴하는 카르텔 관행을 크게 개선하고, MS 등 거대기업의 독점력 남용행위를 시정조치하는 등 우리나라 시장경제 발전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 위원회가 추진해 온 시장개혁의 큰 방향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자유경쟁을 촉진하고 정부직접규율를 시장자율규율로 전환하되 법집행은 엄정하게 해나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장개혁의 일관된 추진은 예측가능한 시장질서를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시장질서란 시장거래와 관련된 “관계들의 총화(ensemble of relations)”라 할 수 있으며,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정에서 혼란스러웠던 시장질서가 3개년 계획의 추진으로 안정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시장 환경이 점차 개선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시장가치도 제고되고 국가 신용등급도 상향되어 Korea Discount가 점차 해소되는 등 한국경제의 신뢰도 크게 회복되었습니다.
친애하는 공정위 직원 여러분!
이제 새해에는 우리 공정위가 그 동안 정성스레 마련하고 추진해 온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고, 지금까지의 로드맵 추진성과를 기초로 “시장경제 선진화”를 위한 비젼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난해 말 우리 위원회는 정부부처 최초로 전문가 진단을 토대로 본부장·팀제의 탄력적인 조직형태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번의 조직개편은 기존의 것들을 시대에 맞게 바꾸고, 불필요한 것은 버리며, 업무처리 속도를 보다 빠르게 하고, 고객의 필요에 더 잘 맞도록 조직을 정비한 것으로 변화와 혁신의 대표적인 산물입니다.
이제 새롭게 단장된 조직으로 올해부터 우리 공정위는 우리 사회에 경쟁문화를 확산하고 공정거래제도와 정책의 선진화를 앞당겨 2010년대 선진경제 도약을 뒷받침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시장거래와 관련된 모든 당사자, 이해관계인들과의 관계를 ‘관용과 공존’의 선진적 덕목에 기초하여 재구축하여야 할 것입니다.
시장경제는 경쟁과정에서 他者에게 害가 되지 않는 한 自由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발전합니다. 따라서, 경쟁자나 소비자에게 해가 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모든 거래행위에서는 당사자들간에 ‘관용과 공존’의 아름다운 관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관계의 발전이 우리 시장경제의 질서를 한 단계 선진화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 공정거래정책 운용방향
우선 새해에는 투명하고 공정한 자유경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시장경제 선진화 로드맵” 마련에 착수해야 하겠습니다.
시장거래에서 반칙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공정거래제도를 선진화하는 작업은 향후 선진경제 도약을 위한 이정표가 될 작업이므로 그 준비와 추진과정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 재계, 학계 등 민관합동의 전문가들로 T/F를 구성하여 선진적 공정거래제도로의 패러다임 전환, 동의명령제·심판관제도와 같은 심결제도의 개선, 대기업집단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심층 검토하여 “Post 3개년 로드맵”의 정책을 제시해 나가야 합니다.
둘째, 지난해까지 거둔 법집행 성과를 토대로 하여 반칙규제를 더욱 엄정히 하고 경쟁제한적인 규제를 계속 발굴·개혁함으로써 시장경쟁을 더욱 촉진해 나가야 합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점감시분야로 선정하여 시장경쟁 제1의 敵(Supreme Evil)인 카르텔을 근절하고 독과점기업들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구조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형기업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경제력집중과 경쟁제한 우려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경쟁제한적인 규제의 개혁은 기업현장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달되어야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대상산업과 과제선정 단계부터 수요자의 눈높이에서 호흡을 같이 함으로써 규제개혁의 체감도가 제고될 수 있도록 추진방식을 개선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셋째, 시장의 자율규제시스템 강화를 지원하고 독려하는 데에도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경제력집중과 경쟁왜곡의 부작용을 초래하는 대기업집단의 왜곡된 소유지배구조 문제는 대기업집단 스스로 순환출자의 폐해를 시정할 수 있도록 출총제로부터의 졸업과 선진국형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해 나가는데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이러한 방향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로드맵의 기본정신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용이하게 하는 제도보완도 강구함으로써 기업과 시장의 투명성·공정성을 확보하고 자연스럽게 시장자율규제로 전환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CP)의 내실화와 사전심사청구제의 확산을 통해 기업들은 스스로 법준수 노력을 강화하고, 공정위는 기업의 법위반 사전예방활동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자율적으로 경쟁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사업자간 자율적인 분쟁해결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조정제도나 私人의 법원에 대한 금지청구 제도의 도입문제와 같은 경쟁법 집행체계를 개편하는 방안도 이제 진지하게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소비자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통해 소비자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소비자 만족 극대화는 공정위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의 하나이며, 경쟁당국의 임무도 소비자 당국의 임무도 모두 소비자를 主人으로 섬기는 데 있습니다.
소비자정책 주무부서로 거듭나게 될 공정위의 새해 위상에 걸맞게 소비자보호원 이관에 꼼꼼히 대비하고 소비자시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여 추진해 나감으로써 “공정위가 하면 뭔가 다르구나”라고 하는 신뢰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지난해 도입된 사업자의 소비자불만 자율관리시스템(CCMS)을 활성화하고 전자상거래 사기 피해 방지를 위한 결제대금예치제도(Escrow)의 시행에도 만전을 기하여 소비자 피해의 신속한 구제를 도모하는 한편, 지난해말 국회를 통과한 개정 표시광고법의 차질없는 시행 등을 통해 소비자정보 제공을 보다 더 확충해 나가야 합니다.
다섯째,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구축의 토대가 되는 투명하고 공정한 대·중소기업간 거래질서 확립 노력을 보다 강화해야 합니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은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며,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은 경제의 균형발전과 고용증대를 위해 필수과제인 만큼 지속적인 정부의 관심과 역할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간 하도급거래분야, 유통분야, 가맹사업 분야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은 물론,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문화의 확산과 중소기업의 취약한 교섭력 보완과 같은 근원적인 해결책도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혁신역량과 홍보 강화에도 중점
새해에 우리가 추진해야 할 여러 시책들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조직과 인력의 혁신역량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감으로써 우리에게 모자라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채워나가야 합니다.
공정위가 내걸고 있는 “시장경제의 선진화를 통한 富의 증대와 소비자만족 극대화”라는 비젼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저를 포함한 간부들의 올바른 리더쉽, 치밀한 추진전략, 성과관리체계의 효율화 등 모든 요소들이 잘 결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노력도 궁극적으로는 직원 여러분 모두의 사명감과 주어진 일에 대한 열정이 뒷받침될 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이 “시장경제의 수호자이자 파수꾼”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보다 “일 잘하는 공정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발굴하고 개선해 나가는데 앞장설 때 공정위의 비젼은 자연스럽게 달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위원장으로서 공정위와 시장경제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분들이 최대한 배려될 수 있도록 조직운영에 중점을 둠으로써 직원 여러분의 창의와 혁신역량이 극대화되는 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홍보의 중요성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고객과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홍보가 빠진 정책은 완결성을 갖춘 정책이라고 볼 수 없으며, 홍보는 정책 성공의 필수과정이라는 명제는 이미 상식이 되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가 추진하는 공정거래시책의 형성 및 추진과정에서부터 고객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제대로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공정위는 업무 특성상 규제대상이 되는 기업이나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와는 일정 부분 긴장관계가 불가피하므로 효과적인 홍보를 통해 정책고객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 나가는 노력이 다른 부처에 비해 더욱 긴요합니다.
특히, 시장경제와 경쟁문화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확산시켜 나가야 하는 경쟁주창(Competition Advocacy)의 소임이 있는 경쟁당국으로서는 정책홍보의 추진체계를 더욱 가다듬어 나가는 한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맺음말
선진경제의 문턱에 와있는 한국경제의 현위치를 감안할 때 “시장경제의 선진화”라는 임무를 맡고 있는 공정위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습니다.
IMF 외환위기의 수렁에서 한국경제를 일으켜 세웠던 구조조정과 시장개혁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것이 공정위였던 것처럼, 우리경제가 선진시장경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당당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견인하는 주역도 우리 공정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직원 모두가 이런 큰 방향에 대한 비젼을 공유하고 마음을 다져 나간다면, 오늘 새롭게 맞이한 병술년 한 해가 공정위에게는 새로운 사반세기를 맞아 큰 전환점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희망찬 새해, 다시 한번 여러분의 각오와 다짐을 당부 드리며, 가정과 직장에서 뜻한 바를 모두 이루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개요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의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이자 합의제 준사법기관으로서 경쟁정책을 수립.운영하며 공정거래관련 사건을 심결.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웹사이트: http://www.ft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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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박상용 홍보관리관 02-504-9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