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성명-청와대는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편성권, 시청권을 침해말라

서울--(뉴스와이어)--오늘(18일) 밤 KBS, MBC,SBS 등 지상파 3사를 통해 동시 생중계될 예정인 노무현대통령의 신년특별연설에 대해 적지 않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이 신년회견의 형식으로 한해의 국정운영방향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리이자 의무다. 또한 언론이 이를 전달하면서 국민들이 궁금해 할 내용이나 의문점들을 캐묻고 따지는 일은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수행해야 할 언론의 마땅한 본분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 이하 언론노조)는 이런 맥락에서 올해 새로운 형식으로 진행되는 대통령의 신년특별연설과 신년회견이 대통령의 바람과 국민들의 기대, 언론의 역할이 모두 만족스럽게 담보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희망과는 별개로 올해 처음 시도되는 대통령의 TV신년특별연설은 그 기획에서부터, 제안, 편성 결정까지의 전 과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도 지난 1월 9일 청와대의 국정브리핑에서 ‘18일 밤 10시 TV신년특별연설을 지상파 3사에 동시생방송 하겠다’고 밝히고 이에 대해 불과 일주일 만에 각 방송사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이를 받아들인 과정에서 몇 가지 중요한 점이 간과되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첫 번째는 청와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방송사의 편성자율권 침해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다. 청와대 관계자는 “방송여부는 방송사들이 알아서 판단”하도록 했다고 하나, 연설시간을 일방적으로 정해 방송사들이 어쩔 수 없이 황금시간대 3사 동시생방송하게 된 것은 일종의 횡포에 가깝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특집편성으로 인해 정규프로그램의 편성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방영시기가 매우 중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의 연설보다 더 중요한 방송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국민들의 시청권 보장이 충분히 고려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매년 대통령의 신년회견은 방송뿐만 아니라 신문들에게도 중요한 뉴스거리로 심층 분석기사의 대상이 된다. 즉 방송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를 통해 대통령의 회견 내용은 확대 재생산되는 이슈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신년특별연설을 꼭 지상파 방송 3사가 동시 생중계를 해서 동 시간대의 시청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권리를 막을 이유가 있는가 하는 점도 마땅히 검토되었어야 할 사안이다.

또한, 방송사에 대해서도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편성 자율권과 시청자들의 시청권 보장을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고민해야할 지상파방송사들이 대통령 신년회견의 황금시간대 동시생중계라는 청와대의 일방통보나 다름없는 결정에 대해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는 것은 아닌지, 갖고 있었다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또한 시청자들에게 납득할만한 설명이나 충분한 사전 예고를 했는지 심각한 성찰과 해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과거 방송노동자들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편성자율권을 확보하기 위해 싸워온 지난한 역사는 편성 자율권이야말로 오늘의 지상파 방송을 키워온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하는 지상명제이다. 대통령의 권리와 의무만큼 언론의 책무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며, 시청자들의 시청주권은 이 두 소중한 가치의 긴장관계를 유지시켜주는 방송의 본질적 가치라는 것을 청와대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2006년 1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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