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그룹화 움직임이 본격화. 상업은행(Commercial Bank)에서 종합은행(Universal Bank)으로.

최근 은행들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자회사로 비은행 금융기관을 설립 또는 인수하여 금융그룹화를 추진. 2000년 10월, 부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과 금융기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도입된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겸업화를 촉진. 2001년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다만 우리금융지주의 경우는 금융권 구조조정의 성격이 강했음. 2005년 12월, 하나은행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함에 따라 4대 시중은행 가운데 3개 은행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국민은행도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짐. 자산운용사와 방카슈랑스 전용 보험사의 설립이나 증권사 등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

비은행권의 종합금융그룹화 움직임은 아직 미약. 종합금융화(universal banking)의 완성을 위해서는 은행이 필요하지만 은행산업 의 높은 진입장벽이 비은행권의 종합금융화 전략 추진을 제약. 은행 대형화로 인해 기존 은행의 인수 뿐만 아니라 신규 설립도 어려움. 유일한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인 한국금융지주(舊동원금융지주)는 증권업 중심의 금융그룹을 표방. 증권업 비관련 자회사로 상호저축은행과 창업투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은행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은행업무를 보완.

종합금융화 전략 추진 역량은 아직 미흡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 내에서 은행업의 비중이 압도적이고 조직정비도 불충분하여 종합금융화 정도는 아직 미흡한 수준. 증권, 자산운용,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은 10%에도 미달.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과도한 불균형은 종합금융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을 제약. 금융그룹의 외형을 갖추었지만 업무제휴 등의 경험이 일천하고 조직통합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본격적 종합금융화 추진에 장애로 작용.

금융그룹화 진전 이후 특정 분야에서의 경쟁 과열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 은행들이 금융그룹화 과정에서 주요 금융권으로의 전방위적 다각화를 추진한 결과 사업 포트폴리오가 비슷한 소수의 대형 금융그룹들이 탄생. 사업 포트폴리오가 유사할 뿐만 아니라 이미 편입되었거나 인수할 대상인 증권사, 보험사 등의 사업분야도 대동소이. 그 결과 각 금융권의 금융기관들이 취급하는 금융상품의 범위와 특성도 유사하여 경쟁이 과열. 거의 모든 은행이나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취급하는 예금, 펀드, 보험 등의 상품내용의 차별성이 부족. 유사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금융그룹간 경쟁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특정 사업분야에 대한 쏠림현상(herding behavior)도 나타남. 2001년 이후 신용카드사업 등 가계신용의 급증과 부실화가 대표적 사례

<주요 은행계열 금융그룹의 금융권별 자산비중>
금융권/ 계열회사/ 비중
우리금융지주
은행 우리은행,경남은행, 광주은행 94.7%
증권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선물 5.3%
보험 - -

신한금융지주
은행 신한은행, 조흥은행, 제주은행 94.3%
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2.3%
보험 신한생명, S&H생명 3.4%

하나금융지주
은행 하나은행 95.7%
증권 하나증권, 대한투자증권, 대한투신운용 3.8%
보험 하나생명 0.5%

국민은행
은행 국민은행 99.8%
증권 KB자산운용, KB선물 0.1%
보험 KB생명보험 0.2%
주: 1) 2005년 9월말 현재 은행업, 증권업 및 보험업 계열회사 총자산 기준
2) 증권업은 증권회사, 자산운용회사 및 선물회사를 포함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그룹화 추진 배경과 목적

종합금융화 성공 여부가 금융기관의 성장을 좌우
금융자산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보험, 투자상품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은 아직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황. 전체 자산 대비 금융자산의 비중은 미국 70%(2002년 기준), 일본26%(1999년 기준)이지만 한국은 17%에 불과(2001년 기준). 강력한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의 기대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적으로 감소할 전망. 저금리, 고령화 등으로 인해 단기성 저축상품보다는 고위험-고수익 자산과 장기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 적립식 펀드 등 주식형 간접투자상품으로 자금이 이동. 가계 금융자산에서 보험 및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할 전망

종합금융화를 통해 이러한 금융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향후 선도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는 데 긴요. 가계와 기업의 금융수요가 간접금융에서 직접금융으로 변화하고 있어 전통적 예대업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음. 저성장ㆍ저금리로 인한 금리부 예금상품의 투자유인 약화와 우량 대기업의 자금수요 감소 및 비중개화(탈은행화) 등으로 인해 예대업무 비중감소가 불가피. 금융그룹은 개별 금융기관에 비해 정보력이 우수하고 여러 금융권을 포괄하는 상품개발에도 유리. 금융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고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

겸업화의 기대효과: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금융그룹화에 따른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 효과와 시장지배력 강화가 가능. 변화하는 금융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자산규모를 증가시킴으로써 규모의 경제 효과를 제고. 대형화에 따라 상품개발, 판매, 전산 등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감소함으로써 비용효율성을 제고. 국내 은행들의 경우 대형화에 따른 비용절감효과가 발생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시장점유율 제고를 통해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면 가격결정능력이 향상됨으로써 수익성 제고가 가능. 일부 고객계층이나 위탁판매 계약 금융기관 등과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가 가능.

금융그룹화를 통해 비용절감 및 수익증대 효과와 함께 고객의 편익도 증가. 전산장비 등 고정자산의 공동사용이나 고객기반의 공유 등에 의한 범위의 경제로 비용절감효과도 기대 가능. 하지만 국내 은행들에서는 아직 종합금융화에 의한 비용절감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 금융상품 교차판매 허용 등 업무규제 완화는 금융그룹화를 촉진. 규제완화로 펀드상품 및 보험상품의 판매가 가능해진 은행들은 해당 상품의 생산단계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함으로써 판매경로 확대에 따른 추가적 매출증가의 이익을 내부화하려는 동기가 강화. 예금, 투자상품, 보험, 대출 등을 동시에 판매함으로써 고객 입장에서도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 in consumption) 효과를 달성. 많은 금융상품들은 보완재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고객은 종합금융기관과의 거래를 통한 원스톱 뱅킹으로 탐색비용과 거래비용 등을 절감.

이자수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수수료 수입 비중을 높임으로써 수익의 안정성을 제고. 수수료 수익은 금융기관의 자산/고객기반의 규모나 설비 등에 의해 결정. 자기자본의 추가적 투입이나 대손 등에 의한 손실위험 없이 안정적 수입이 가능. 펀드, 보험 등 비은행 금융상품의 판매 급증에 따라 일반은행의 구조적 수익에서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대폭 증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수수료 수익은 3.8배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에 구조적 수익 대비 수수료 수익 비중도 3.1%에서 10.3%로 급증

방대한 점포망에 기반한 영업력이 핵심경쟁력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가 미진한 상황에서는 지점망 등에 의해 결정되는 영업력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 금융기관간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는 어려운 과제. 본격적 종합금융화 추진기간이 짧은 금융그룹들의 차별화는 아직 미흡. 금융상품과 서비스는 모방이 쉽다는 점이 차별화의 근본적 제약요인. 유사한 상품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판매망 등 영업력이 성패를 좌우. 판매망이 넓을 경우 소비자의 접근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유리. 따라서 금융업종 중 점포망이 가장 방대한 은행이 가장 큰 우위

은행 중심 금융그룹들은 핵심 경쟁력인 점포망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판매하는 금융상품의 범위와 점포 수를 적극적으로 확대. 은행은 판매상품의 범위를 추가할 경우 확실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 낮은 한계비용으로 위험부담 없이 수수료 수입을 획득. 은행의 국내 지점 수는 평균 296.9개로서 증권사의 평균 47.5개의 6.3배수준(2005년 9월 현재)이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 국민, 우리, 통합신한, 하나, 기업 등 5개 주요은행은 2006년에 220여개 점포를 신설할 예정. 은행의 점포 수와 펀드상품 판매잔액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 금융상품 교차판매에 따른 이익은 상품개발능력이나 시너지 효과 등 질적 역량보다는 주로 점포망 등 물리적 기반의 우위에서 발생함을 의미

전망과 시사점

종합금융화 전략 추진을 위해 금융그룹화 경향은 강화될 전망
대형화, 수익성 제고 및 금융시장 구조변화에 대한 효과적 대응 등을 위해 은행들은 증권, 보험 등의 비은행사업분야를 보완. 선도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 확보를 위한 대형화 경쟁을 위해 비은행 금융업무의 강화가 필요. 저금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금융수요가 변하고 있어 전통적 예대업무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에 한계. 상품 및 서비스의 차별화가 미흡한 상황이므로 핵심경쟁력인 지점망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겸업화가 유리. 판매경로 확대에 따른 추가적 시장창출 이익을 내부화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사, 보험회사 등을 포함하는 금융그룹화가 유력한 전략. 은행의 지점망은 계열 금융기관들이 생산하는 금융상품의 판매창구 역할을 수행.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도 중장기적으로 금융그룹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증권, 자산운용, 선물 등 증권관련 산업의 장벽이 제거되어 투자은행업이 활성화될 경우 종합금융화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증권사가 필요.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압력과 맞물려 은행들의 증권사 설립 또는 인수시도가 지속될 전망. 증권산업 통합으로 증권회사가 대규모화되면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 은행이 자회사 형태로 증권사를 보유할 경우 출자한도로 인해 본격적금융그룹화 및 겸업화에 한계. 중소규모 은행들의 금융지주회사 설립도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

시너지 효과 제고를 위한 전략적 비전이 필요
세계적인 종합금융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종합금융화의 실익에 대한 실증적 근거는 부족. 이론적으로 종합금융화에 의한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등을 통해 금융그룹은 비용절감, 수익증가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음. 하지만 종합은행들이 종합금융화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지는 의문. 규모의 경제는 종합은행보다 전문화된 은행에서 효과가 큼. 범위의 경제도 복잡한 조직에 대한 효과적 통제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상쇄될 가능성. 씨티그룹, JP 모건체이스 등 해외 대형 금융그룹들이 오히려 보험부문을 분리하는 상황은 성공적 종합금융화의 어려움을 시사. 미국의 대형 금융그룹의 경우 은행과 보험의 시너지 효과가 미미하다는 판단에 따라 보험부문을 분리.

금융그룹화를 통해 금융기관과 고객이 모두 실질적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신중한 전략적 접근이 바람직. 단순한 규모확대나 사업범위 확장만으로는 종합금융화 성공이 불투명. 각 사업부문 활동의 전략적 조정과 조직의 통합이 원활히 수행되지 못할 경우 '범위의 비경제'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음. 금융그룹의 성공을 위해서는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에 대한 장기적 전략 수립이 시급. 금융그룹 내에서 은행부문과 비은행부문의 불균형이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시너지 효과 창출에 한계.

리스크관리를 강화
금융그룹화로 인한 분산효과에도 불구하고 금융그룹의 경영 리스크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 종합금융화로 자산과 부채의 상호연결관계가 복잡해지면서 리스크의 측정과 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새로운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 발생가능한 손실에 대한 사전적 관리가 어려워져 유사시 리스크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대될 우려. 조직이 방대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운영리스크도 증가. 외부 투자자가 금융그룹의 재무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시장규율이 원활히 작동하지 못할 수도 있음. 복합거래의 증가로 인해 투명성이 떨어져서 외부감시기능을 저해.

효율적인 내부통제시스템과 외부감독시스템의 구축이 긴요. 개별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시스템과 별도로 금융그룹 전체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금융그룹의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리스크 감독 기준의 일관성을 유지. 금융그룹에 대해서는 재무구조의 복잡성 등을 감안한 감독기준을 마련. 각 금융권에 대한 리스크 감독기준에 일관성이 없을 경우 금융그룹은 감독기준이 느슨한 금융권으로 리스크를 집중시킴으로써 리스크 규제를 회피할 우려.

금융그룹화에 따른 시스템리스크 증가에 대비. 금융그룹화에 따른 금융기관 대형화와 집중화는 금융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성을 높일 우려. 대형 금융그룹의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체의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 소수 금융그룹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되면 장기적으로 경쟁체제가 훼손되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저하. 개별 금융기관 혹은 금융그룹에 대한 건전성 감독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전체의 안정성 유지를 위한 감독당국의 노력도 강화. 개별 금융그룹의 부실이 전체 금융시스템의 불안으로 파급되지 않도록하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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