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의 ‘서울 역사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문화연대 입장
문화재청이 지난 24일 북악산 개방과 서울 성곽 복원, 광화문 일대 광장 조성을 골자로 하는 ‘서울 역사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오는 4월 숙정문 권역 약 1.1km 구간에 탐방로가 조성되는 것을 시작으로 10월 말에는 말바위 권역 약 1.6km, 내년 7월에는 청와대 뒷산의 순으로 북악산 일원 약 200만평이 전면 개방되게 된다. 또한 2009년까지 광화문을 원상 복구하기로 했는데, 광화문은 현재의 자리에서 14.5m 앞으로 옮기고 동쪽으로 5.6도 틀어져 있는 위치도 제자리를 잡게된다. 또 총 거리 18.2km에 이르는 서울 성곽 구간 중에서 유실된 2.5km 구간을 복원하고 나머지 멸실된 구간도 장기적인 복원을 검토, 서울의 도성과 고궁, 청계천, 4대문 안의 한옥마을을 ‘세계역사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연대는 지난 2002년 월드컵을 통해 분출된 ‘문화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포스트월드컵 문화사회 만들기 캠페인>(이하 <문화사회 만들기 캠페인>)을 제안했던바 있다. <문화사회 만들기 캠페인>은 문화개혁을 통해 사회개혁을 지향하자는 것이었다. <문화사회 만들기 캠페인>의 첫 단추이자 상징적 중심을 이루는 내용이 바로 ‘세종로 문화지구 조성’이었다. 세종로 일대는 역사·문화·생태적 측면 모두를 고려할 때, 서울 내에서도 가장 공공성이 높은 공간이어야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간 세종로 일대는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에 의해 장악되어왔다.
문화연대는 문화재청이 발표한 ‘서울 역사도시 조성’ 계획을 통해 ‘문화민주주의’의 열망이 구체화되고 구체적 실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문화재청의 이번 계획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장악했던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려한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바이다. 또한 단순히 세종로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역사도시 조성 계획을 통해 서울의 역사성, 생태성, 상징적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으리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만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이러한 전환적 흐름을 일방적으로 환영하기에는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역사적 공간과 시간을 회복하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치밀하고 꼼꼼한 준비와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때만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문화재청의 발표는 관의 일방적 주도 하에서 소수의 전문가들이 밀실에서 그 프로세스와 기능을 결정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관 주도의 일방적 공간 복원 방식은 반드시 실패한다. 중앙청 건물 해체와 용산 박물관 부지 선정 및 건설 공모사업의 경우 관 주도의 일방적 결정으로 많은 문제를 남겼었다. 특히, 시청 앞 광장 조성이나 청계천 복원의 경우 진행 과정의 민주적 절차와 방식이 형식화되고 관 주도로만 일이 진행되면서 사업의 성격과 본질이 완전히 전도되어 반생태적이고 반문화적인 또 하나의 개발로 귀결되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에 문화연대는 향후 추진 될 ‘서울 역사도시 조성’ 계획의 과정이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이뤄져야함을 지적하는 바이다. ‘서울 역사도시 조성’ 계획이 소수 전문가와 관료의 책상위에서만 논의되는 것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최악의 상황이다. 이럴 경우, 외형적 성과나 가시적 볼거리에 대한 집착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연대는 ‘서울 역사도시 조성’ 계획의 프로세스와 방향을 논의 할 토론과 공청회를 제안하는 바이다. 또한 문화재청, 문화관광부, 건설교통부, 서울시 등 관계 당국과 관련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되는 범국민적 추진단위의 구성을 제안하는 바이다.
문화연대는 ‘서울 역사도시 조성’ 계획이 올바른 과정과 방향에서 목표를 잃지 않고 진행될 수 있도록 비판과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일이 문화민주주의의 확대와 시민의 문화적 권리 증진의 계기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06년 1월 26일 문화연대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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