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시카고> 롭 마샬이 감독한 헐리웃 감성대작 <게이샤의 추억>이 다음주 개봉을 앞두고 상상을 초월하는 치밀한 프로덕션 과정을 공개했다, <게이샤의 추억>은 지난 1월 18일 발표된 영국 아카데미상 노미네이션에서 여우주연상(장쯔이) 이외에도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의상상, 분장상 등 제작 전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오랫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감성대작’의 면모를 증명하고 있다.

LOCATION

교토의 모든 것을 담아내야 했던 방대한 로케이션

낯선 시간대와 신비로운 게이샤의 세계를 영상화하는 것은 엄청난 모험을 동반한 작업이었다. 롭 마샬 감독은 <게이샤의 추억>을 시대극이나 다큐멘터리처럼 만들고 싶진 않았지만, ‘전통의 재현이 아니라 모던한 스토리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다고 해도 리얼리티 만큼은 결코 간과할 수 없었다’(제작발표 인터뷰). 각본가, 촬영감독, 미술감독을 포함한 10명의 정예 제작진을 구성한 롭 마샬은 일본 교토로 로케이션 헌팅을 떠났고, 해변가와 전통 사찰, 박물관, 기모노 공장, 스모 경기장 등 방대한 로케이션을 기본으로 건축물 장식과 전통 문양 등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았다. 심지어 영화에 등장하는 사유리의 댄스 장면에 참고하기 위해 일본의 전설적인 가부키 전승자 반도 타마사부로까지 만나볼 정도로 치밀한 준비작업을 거친 제작진이 미국에 돌아왔을 땐 찍어온 사진만 4만장에 달했다고. 이처럼 헐리웃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방대한 로케이션을 구사한 제작진은 일본에서도 촬영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전통 사찰 기요미즈 데라(778년 건축), 요시미네 데라(1029년 건축)와 회장을 처음 만난 어린 치요가 희망을 품고 달려가는 인상적인 장면의 배경이 된 후시미 이나리 사찰은 물론 ‘교토의 심장’으로 불리는 사찰 신토 헤이안 징구에서의 촬영을 감행, 어디서도 보기 힘들었던 신비한 아름다움을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SET DESIGN

4계절 컨셉의 4가지 초대형 세트 제작

미술팀은 세부적인 실내 촬영을 위해 360도 전망이 가능한 캘리포니아 벤츄리 카운티에 14주에 걸쳐 무려 13km에 달하는 ‘하나마치’ 거리를 재현했다. 벚꽃이 흩날리는 봄부터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겨울까지 사계절 컨셉에 맞춰 제작된 거대한 세트에는 계절에 걸맞는 벚나무, 삼나무, 대나무, 전나무는 물론 갈대까지 일일이 일본에서 공수할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다. 세트를 가로지르는 7.6km 길이의 강에는 3m 깊이에 설치된 터널 속에 자체 순환 시스템까지 갖춰 자연스레 흐르는 물의 이미지까지 고스란히 화면에 담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소품 하나하나에도 리얼리티를 부여, 150년 정도 사용했다는 설정 아래 모든 가구와 장식들을 일일이 석유램프로 그을리고 오래된 신문 같은 경우 역사학자의 고증을 거쳐 아예 직접 만들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PHOTOGRAPHY

화려한 영상미의 비밀은 ‘립스틱’ 카메라와 ‘실크’ 조명

<시카고>로 아카데미상 미술상을 수상했던 존 마이어 미술감독은 촬영감독과 고민한 아주 특별한 장치를 생각해냈다. ‘립스틱’ 카메라(Lipstick Camera)라 불리는 촬영 전에 모든 카메라의 앵글과 움직임을 미리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우선 방대한 세트를 짓기 전에 모든 건축물을 40cm 크기의 미니어처로 제작한 다음, 전동유압 장치로 움직이는 립스틱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를 미니어처 세트 사이로 움직여가며 립스틱 카메라용 콘티를 따로 만들었다. 무려 3만평의 부지에 40개에 달하는 건축물로 이루어진 거대한 세트가 들어섰을 때도 따로 고민할 필요없이 미리 확인해본 콘티에 따라 아름답고 정교한 앵글을 잡아내는데 성공한 제작진은 후반부 대규모 전쟁씬에 필요한 복잡한 구도의 크레인 샷 촬영에도 립스틱 카메라의 테스트 결과를 활용할 정도였다. 화려한 영상미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조명 역시 독특한 과정을 거쳤다. 교토 지역 특유의 평온한 햇살의 느낌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오고 싶었던 조명감독 스캇 로빈슨은 실크로 무려 2천5백평에 달하는 하늘을 가리는 모험을 감행, 부드러운 천을 통해 비춰진 빛이 영상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실크 라이팅’ 조명기법을 만들어냈다. 또한 게이샤 거리의 화려함을 재현하기 위해 세트장에 동원된 전신주만 250개에 달했다고.

WARDROBE

캐릭터의 성격이 고스란히 반영된 의상

‘게이샤’ 하면 떠오르는 것이 화려한 문양의 기모노와 목덜미까지 하얗게 분을 바른 화장과 목탄으로 그려넣은 눈썹, 그리고 붉은 입술이다. <시카고>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한 콜린 앳우드는 집 한채보다 비싸고 1벌 만드는데 1년이 걸리기도 하는 기모노를 각 캐릭터의 개성, 지위에 맞춰 계절별로 다른 250벌의 의상이나 만들어내야 했다. 이중 청회색 신비한 눈동자와 함께 물의 운명을 타고난 주인공 사유리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물결 무늬 기모노. 마지막 장면에서 사유리가 입은 푸른 회색빛 폭포 줄기가 쏟아지는 기모노는 최고의 게이샤가 되기 위해 거친 운명을 헤쳐나가고 금지된 사랑을 간직해온 사유리라는 캐릭터 그 자체였다. 반면 질투와 복수의 화신 하츠모모에겐 실제 게이샤보다 강한 컬러와 패턴으로 장식된 기모노가 주어졌다. ‘하츠모모는 패션 그 자체죠. 패션에 따라가는게 아니라 아예 패션 그 자체를 만들어내는 캐릭터 입니다’는 게 콜린 앳우드의 설명. 약간 긴 소매 길이마저 반항적이고 강렬한 하츠모모의 성격을 반영하도록 배려했다니 모두 펼치면 8미터에 달하는 기모노 한벌 한벌은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인 셈이다.

MAKE UP

최고의 게이샤를 탄생시키기 위한 메이크 업

완벽한 아름다움을 완성하기 위해선 독특한 화장법과 헤어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다. 손댈 수조차 없을 정도로 하얗고 투명한 피부, 뒤로 넘긴 머리와 보석같이 붉은 입술은 6주간 훈련받은 100여명의 신세대 메이크업 전문가들에 의해 창조되었다. 높이 틀어올린 마메하의 전통적인 헤어 스타일에서 길게 내려뜨린 하츠모모의 현대적인 헤어 스타일까지, 최고의 게이샤를 탄생시키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과 열정은 실로 대단했다.

CHOREOGRAPHY

‘살아있는 예술작품’을 완성하는 춤

까다로운 캐스팅 관문을 통과한 여배우들은 ‘살아있는 예술작품’로 불리는 게이샤를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해 가혹한 트레이닝 코스를 거쳐야 했다. 롭 마샬 감독은 효율적인 수련과정을 위해 세계 최초의 외국인 게이샤이자 원작자 아서 골든의 컨설턴트로도 활약했던 리자 달비를 섭외했다. 실제로 일본에서 게이샤로 살았던 리자 달비가 ‘기본 품행에서부터 샤미센 연주까지 예전에 내가 죽도록 고생했던 모든 과정을 여배우들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했다’며 고백했을 정도로 고되었던 수련과정은 ‘게이샤 사관학교(Geisha Boot Camp)’라 불렸던 지옥훈련으로 이루어졌다. 장쯔이, 공리, 양자경은 6주 동안 매일 아침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걸음걸이에서 샤미센 연주까지 게이샤의 모든 것을 체득해야 했는데, 실제 게이샤 훈련 과정과 똑같이 다리 사이에 종이를 넣고 머리에는 사케를 따른 잔을 올려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걷는 워킹과 최대 20kg에 달하는 기모노 의상을 입고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앉고 일어서는 동작은 물론 섬세한 샤미센 연주법까지 마스터해야 했다. 세 여배우 모두 어려서부터 발레를 배워 춤을 배우는데는 유리했지만 하일라이트 장면 중 하나인 댄스씬에서 30cm나 되는 게다를 신고 어둡고 좁은 통로 위에서 춤춰야 했던 장쯔이는 매일 5시간씩 따로 춤연습을 해야 했다고. 뮤지컬 연출가 출신 답게 작품에 대한 완벽한 준비와 통제로 유명한 롭 마샬 감독은 조연에게도 예외없이 엄격한 준비과정을 요구했다. 극중 오키야의 기모노 드레서 ‘미스터 베쿠’를 연기하는 토마스 이케다의 경우 영화에 몇초간 등장하는 장면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일본에서 건너온 기모노 전문가 도쿠나가 유코의 코치와 함께 마치 의식처럼 기모노를 입히는 전과정을 배워야 했다고.

MUSIC

존 윌리엄스, 요요마, 이작 펄만이 선사하는 천상의 선율

화려하면서도 이중적인 영화의 신비스런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선 실력있는 거장의 손길이 필요했다. 스필버그의 요청에 따라 <게이샤의 추억> 음악감독을 맡은 존 윌리엄스는 43번이나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션되고 5번이나 수상한 영화음악계의 거장. UCLA 로이스 홀에서 일주일에 걸쳐 이루어진 레코딩에는 대규모 오케스트레이션은 물론 샤미센, 고토, 샤쿠하치, 타이코 드럼 같은 동양의 전통악기가 총동원되어 동양과 서양악기의 만남을 통해 이제껏 듣지못한 신비로운 매력을 담아냈다. 여기에 세계적인 연주자 요요마(첼로)와 이작 펄만(바이올린)이 가세, 천상의 선율을 선사한다. 완성된 OST를 처음 들은 버라이어티지(紙)가 ‘이 음악을 듣고 얼마나 훌륭한지 깨닫지 못한다면 당신은 바보’라고 평가했을 정도. 마치 꿈처럼 사라져가는 아름다움을 은유한 ‘Sayuri’s Theme’와 영롱한 음악 속의 슬픈 현악이 돋보이는 ‘Chairman’s Waltz’ 등 존 윌리엄스의 작곡과 요요마, 이작 펄만의 연주가 영화의 감동을 더하는 <게이샤의 추억> 음악은 이미 올해 골든글로브 음악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아카데미상에서도 가장 강력한 수상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완벽한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비밀스런 게이샤의 세계, 신비한 푸른색 눈동자를 지닌 소녀 ‘치요’에서 최고의 게이샤 ‘사유리’가 되었지만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누릴 순 있어도 정작 자신의 사랑만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안타까운 러브 스토리 <게이샤의 추억>은 스티븐 스필버그와 <시카고>의 롭 마샬, 아카데미에 빛나는 제작진들이 합세한 헐리우드의 야심찬 감성 대작으로 오는 2월 2일, 국내 관객들에게 올겨울 가장 매혹적인 사랑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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