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학사모 쓰는 조선대학교 만학도 정순열씨
“나이 들어 대학에 간다고 하니까 주변에서는 정규 과정이 아니라 지도자 과정 처럼 생각했습니다. 그 나이에 무슨 대학이냐, 심지어는 돈으로 졸업장 사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1년이 지나니까 그런 인식이 바뀌고, 저 또한 대학 다니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노력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그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체계화하기 위해 대학 문을 두들겼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고객들과 대화 도중 전문용어가 튀어나오면 난처한 때가 많았고,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다행이 집사람이 대학 진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격려해주었고, 혹시 딸아이가 아빠와 함께 학교 다니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친구들에게 아빠라고 소개하고 하는 것에서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늦공부가 생각만큼 만만치는 않았다. 뒤떨어지는 암기력은 두 번, 세 번 반복하는 노력으로 극복했고,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은 딸에게서 다시 강의를 들었다. 리포트 작성 요령도 배웠고 컴맹 탈출에도 성공했다. 경상대학 다니는 만학도들을 중심으로 백악회라는 모임을 결성해서 “출석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서로 격려했다.
“필수과목으로 컴퓨터 강의를 들었는데 정말 막막하더군요. 뒤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교수님이 그 나이에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럽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천천히 따라서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광주에서 회사가 있는 고흥군 도덕면까지 왕복 4시간, 수업하는 시간을 합하면 하루 10시간을 학교에 투자했다. 일주일에 나흘을 광주에서 보내다보니 사업에는 지장이 많았지만 얻은 것이 훨씬 컸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대학에 참 잘 왔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학생들과 강의실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 동안 의욕으로만 사업을 해왔는데 이론적으로 체계화되면서 이런 것이었구나 깨달으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조선대학교라는 학연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안산종합건설과 안산건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사업가인 그는 고흥군의원을 역임했으며 한국자유총연맹고흥군지부장, 대한산악전남연맹 부회장, 광주국악협회 이사 등 사회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늦공부에 재미를 붙인 그는 조선대 대학원에 진학하여 정치외교학을 전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저는 현실에 안주하면 자기발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지향적인 꿈이 있어야 발전이 있습니다.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라도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일하고, 공부하겠습니다.”
그는 ”앞으로 모교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하고 싶다”며 “봉사할 기회가 주어지면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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