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음악학부 오유진씨, 정규 4년제 대학 전국 최초로 정상 졸업
화제의 주인공은 16일 200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배재대학교 음악학부 오유진(吳流鎭 · 발달장애 3급 · 24세)이다. 특히 오씨는 학위 수여식장에서 자신의 작품인 ‘밀레니엄 소나티네’를 직접 연주해 참석자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정순훈 총장은 이 자리에서 오씨에게 총장 특별공로상과 함께 대학원 진학시 석사과정 동안 전액 장학증서를 수여한다.
오씨가 쌍둥이 형(오윤진)과 함께 자폐아 판정을 받은 때는 두 돌 무렵이었으나 5살 때 음악에 탁월한 소질이 있는 것이 우연히 발견되었다. 한 번도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는데, 아버지 차에 나오는 음악을 듣고 곧장 집에 와서 그 곡을 쳤다는 것. 특수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배운 오씨는 각종 장애인예술제에서 상을 휩쓸었다. 중학교까지 특수학교를 다녔으나, 일반계 고교 졸업한 후 수능을 치러 2002년 배재대 음악학부에 입학했다. 청주가 집인 오씨는 학교까지 모두 7번의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한 번도 결강이나 지각을 하지 않았으며, 모두 141학점 취득에 평점평균 3.0의 성적을 거뒀다.
오씨는 대학입학 후 본격적인 작곡 공부를 해 현재까지 20여곡을 작곡했다. 통상적으로 발달장애의 경우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사례(서번트 · Savant)는 종종 있으나, 창작력은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오씨는 특이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도교수인 채경화 교수는 “유진이의 작품은 일반인들이 감히 생각할 수 없는 감성을 이끌어내 작곡함으로써 매우 서정적이고 애수가 깃들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또 “입학 당시에는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성실한 학창생활로 오히려 유진이를 통해 배운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어머니 유계희씨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더 이상 공부할 수 없는 줄 알았으나 대학 합격증을 받고 너무 기뻐 유진이를 얼싸안고 한참을 울었었다”며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무사히 대학을 졸업한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또 “가정형편상 대학원을 진학하지 못했는데, 장학증서까지 주셨으니, 오는 2학기 때 꼭 진학시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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