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출신의 원로 시인 김윤성씨, 6년 만에 11번째 시집 출간
올해 우리 나이로 여든을 살짝 넘긴 노 시인은 그동안 시에 대한 애정을 식히지 않고 틈틈이 노트에 적어둔 육필 원고들을 모아 또 한 권의 기념비적 시집을 상재하게 된 것이다.
김윤성 시인은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1945년 정한모(鄭漢模)와 함께 “백맥”을 창간하고 시 ‘들국화’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서울신문 월간부 차장, 연합신문 문화부장, 경향신문 출판국장 등을 거쳤으며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부회장, 현대문학 주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 회장 등을 지냈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그의 시집 “아무 일 없는 하루”에 실린 작품들은 시집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삶을 달관한 경지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사유하며 건네는 메시지가 그윽하기 이를 데 없다. 아주 쉬운 일상적인 언어로 시를 쓰면서도 작품 안에서 비범하게 형상화된 여운은 조급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유를 던져주기에 차고 넘친다.
김윤성 시인의 시집을 읽어 본 김형출 시인은 ‘이 세상 어디에도 있고 없는 것이 시라면 시상의 뿌리는 우주와 자연이 되어야 한다. 사람도 결국은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선생님의 부드럽고 포근한 정감에서 나오는 울림과 떨림의 시심을 우리 후배시인들은 본받아야겠다.’고 했고, 전영관 시인은 ‘자연과 사람에 대한 정감이 어우러지고 그 어우러짐을 언어적 예술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김윤성 대 시인의 말이 새삼 아프게 와 닿는 것은 우리들이 언어의 힘만을 믿고 언어의 기술에 의존하는 시를 썼던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은자(隱者)의 길을 걸어온 김윤성 시인이 월간 문학저널을 통해 11번 째 시집을 발간하게 된 것은 지난 해 8월 문학저널 임영숙 차장의 원로문인 취재가 인연이 되었다.
이 자리에서 ‘이제는 자식들 다 키워놓았으니 일하지 않아도 배고픈 거야 없지. 아들이 주는 용돈과 예술원에서 나오는 연금으로 편하게 살아. 요즘은 시를 많이 못써. 예전에는 한 달에 5편 정도 썼는데 점점 빈도가 떨어지고 있어. 늙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야. 사람을 잘 만나지 않는 것이 내 본 모습이듯 이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더 이상 욕심부리지 않고 살려고 해.’라고도 했던 노 시인은, 대담을 마쳐갈 즈음 조심스레 그 동안 써 온 작품들을 이야기했고 김창동 문학저널 발행인의 흔쾌한 동의로 6년 동안 모아진 주옥같은 작품들이 “아무 일 없는 하루”에 담겨 독자들에게 다가서게 되었다.
한편, 이번 시인의 시집 발간에는 자그마한 미담도 섞여있다. 한국문단의 어른이라 할 수 있는 시인이 귀한 시집을 문학저널에서 출간한다고 하자 그 의미를 더욱 깊게 새기고자 김형출 시인과 전영관 시인 그리고 임영숙 수필가가 편집비를 부담, 후배 문인으로써 보기 드문 예의와 선행을 보여주었다.
김윤성 시인의 시집 “아무 일 없는 하루”는 총 116쪽으로 제1부 창 밖, 제2부 시드는 꽃, 제3부 그 동안 지구는, 제4부 끝없는 되풀이, 제5부 하지(夏至)로 구성되었으며 시집을 엮고 나서 쓴 후기로 “꿈과 현실”이라는 시인의 담론이 실려있다.
시인은 1946년 첫시집 밤의 노래를 발표한 이래, 주요 시집으로는 바다가 보이는 산길(1959), 예감(1970), 애가(哀歌)(1973), 자화상(1978), 돌의 계절(1981), 돌아가는 길(1991), 저녁노을(1999) 등이 있고, 한국문학가협회상(1955), 월탄문학상(1970), 대한민국예술원상(1980),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81), 민족문학상 본상(1995), 청마문학상(2001)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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